홀대 받는 독립 유공자 후손들

입력 2007.03.0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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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면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고단한 삶에 관심을 가져봅니다만 늘 그때뿐인게 우리 현실입니다.
겉도는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대책을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변두리의 반지하 주택...
찬 공기 속, 장롱과 텔레비전이 세간살이의 전부인 독립운동가 후손 최영규 씨의 거첩니다.

최 씨 부부는 조국을 찾아 힘겹게 태극기와 귀화 증서를 얻었지만, 대신 당뇨와 가난이 찾아왔습니다.

최씨 부부가 한국 국적을 얻은 것은 지난해 7월, 그러나 보훈처의 유족 심사가 늦어지면서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영규(독립운동가 한용발 선생 외손자):"국가에서 호적올리는 거 말고는 해준게 없어요.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요."

지난해 7월 특별 귀화한 독립 유공자 후손은 33명...

최 씨 부부처럼 보훈처의 유족 심사가 늦어지면서, 정착금조차 없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선녀(남인상 선생 증손녀):" 교포잖아요 조선족이니까 항상 그걸 물어보고 그래요. 인터뷰에 안되는 경우가 많거든요.항상 딱지처럼 따라다니거든요."

유족을 인정받더라도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은 힘겹습니다.

의열단 할아버지 때문에 감옥에 끌려갔던 곽기수 할아버지는 고시원을 전전하며 삶을 이어갑니다.

한달에 연금 만 3천 원이 수입의 전부, 훈장을 국가에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곽기수(의열단 곽재기 선생 손자):"낙심할 때는 한없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내가 왜 이 푸대접 속에서 처참한 생활을 해야 하나. 울분이 터질 때도 있고..."

전체 유족 7만여 명 가운데 그나마 연금 수혜자는 6천여 명 뿐입니다.

이들을 지원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정쟁 속에 표류하고 있습니다.

독립 유공자와 그 유족이 하나 둘 늙어가는 사이, 힘겨운 삶은 어김없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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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대 받는 독립 유공자 후손들
    • 입력 2007-03-01 20:59:20
    뉴스 9
<앵커 멘트> 해마다 이맘때면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고단한 삶에 관심을 가져봅니다만 늘 그때뿐인게 우리 현실입니다. 겉도는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대책을 임세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변두리의 반지하 주택... 찬 공기 속, 장롱과 텔레비전이 세간살이의 전부인 독립운동가 후손 최영규 씨의 거첩니다. 최 씨 부부는 조국을 찾아 힘겹게 태극기와 귀화 증서를 얻었지만, 대신 당뇨와 가난이 찾아왔습니다. 최씨 부부가 한국 국적을 얻은 것은 지난해 7월, 그러나 보훈처의 유족 심사가 늦어지면서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영규(독립운동가 한용발 선생 외손자):"국가에서 호적올리는 거 말고는 해준게 없어요.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요." 지난해 7월 특별 귀화한 독립 유공자 후손은 33명... 최 씨 부부처럼 보훈처의 유족 심사가 늦어지면서, 정착금조차 없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선녀(남인상 선생 증손녀):" 교포잖아요 조선족이니까 항상 그걸 물어보고 그래요. 인터뷰에 안되는 경우가 많거든요.항상 딱지처럼 따라다니거든요." 유족을 인정받더라도 독립운동가 후손의 삶은 힘겹습니다. 의열단 할아버지 때문에 감옥에 끌려갔던 곽기수 할아버지는 고시원을 전전하며 삶을 이어갑니다. 한달에 연금 만 3천 원이 수입의 전부, 훈장을 국가에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곽기수(의열단 곽재기 선생 손자):"낙심할 때는 한없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내가 왜 이 푸대접 속에서 처참한 생활을 해야 하나. 울분이 터질 때도 있고..." 전체 유족 7만여 명 가운데 그나마 연금 수혜자는 6천여 명 뿐입니다. 이들을 지원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정쟁 속에 표류하고 있습니다. 독립 유공자와 그 유족이 하나 둘 늙어가는 사이, 힘겨운 삶은 어김없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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