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앞다퉈 ‘몸집 불리기’ 경쟁

입력 2007.03.06 (22:23) 수정 2007.03.0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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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병원들이 앞다퉈 몸집 불리기 경쟁에 한창입니다.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하지만 각종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년 초 문을 열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650 병상으로 3천억 원이 투입돼 암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박윤수(삼성서울병원 홍보실장) : "국내 환자는 물론 아시아 주변 국가, 또 세계 전 지역에서 환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

이에 맞서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대 명성을 고수하기 위해 600 병상의 신관을 또 짓고 있습니다.

가톨릭성모병원도 아예 새 병원을 건축하는 등 2천 병상이 넘는 초대형 병원들이 속속 생겨나게 됩니다.

몸집 불리기는 서울에 있는 병원만이 아닙니다.

안동에 있는 이 병원도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들에 맞서 최근 2천 병상 규모로 병원을 확장했습니다.

중소 도시의 병원이지만 최신 암 진단기기 PET-CT를 설치하는 등 시설과 장비 면에서 서울의 대형병원과 맞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보영(안동병원 이사장) :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도전을 해야죠. 공격이 최고 방어라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병원도 새로운 장비 새로운..."

이 같은 병원들의 덩치 키우기는 의료시장 개방과 날로 높아지는 환자들의 욕구에 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형병원 응급실, 발 디딜 곳조차 없을 정도로 환자가 몰리다 보니 입원까지는 보통 3일 이상이 걸립니다.

병원 간의 사활을 건 경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선택 폭은 넓어지겠지만 환자들의 이런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너도나도 초대형병원만 찾기 때문입니다.

결국 입원이나 외래 대기시간이 늘어 환자의 불편이 심해지고, 불필요한 검사 등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까지 우려됩니다.

<인터뷰> 이선희(이화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불필요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료비 지출은 사회의 불필요한 지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반면 집에서 가까운 중소병원들은 환자들의 외면 속에 더욱더 발붙이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병원 부도율은 12%, 10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습니다.

<인터뷰> 김철수(대한병원협회장) : "중소병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또, 시골에 가면 중소병원이 대학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의 절실한 지원책이 필요하고."

여기에 부대사업 확대와 병원 간 인수합병 허용 등에 초점 맞춘 의료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있어 말 그대로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갈수록 몸집을 키워가며 환자를 싹쓸이하고 있는 대형병원, 경쟁에 밀려 무너지고 있는 중소병원, 의료계의 양극화 속에 의료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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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병원 앞다퉈 ‘몸집 불리기’ 경쟁
    • 입력 2007-03-06 21:21:08
    • 수정2007-03-06 22: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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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병원들이 앞다퉈 몸집 불리기 경쟁에 한창입니다.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하지만 각종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년 초 문을 열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650 병상으로 3천억 원이 투입돼 암센터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박윤수(삼성서울병원 홍보실장) : "국내 환자는 물론 아시아 주변 국가, 또 세계 전 지역에서 환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 이에 맞서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대 명성을 고수하기 위해 600 병상의 신관을 또 짓고 있습니다. 가톨릭성모병원도 아예 새 병원을 건축하는 등 2천 병상이 넘는 초대형 병원들이 속속 생겨나게 됩니다. 몸집 불리기는 서울에 있는 병원만이 아닙니다. 안동에 있는 이 병원도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들에 맞서 최근 2천 병상 규모로 병원을 확장했습니다. 중소 도시의 병원이지만 최신 암 진단기기 PET-CT를 설치하는 등 시설과 장비 면에서 서울의 대형병원과 맞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보영(안동병원 이사장) :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도전을 해야죠. 공격이 최고 방어라고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병원도 새로운 장비 새로운..." 이 같은 병원들의 덩치 키우기는 의료시장 개방과 날로 높아지는 환자들의 욕구에 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형병원 응급실, 발 디딜 곳조차 없을 정도로 환자가 몰리다 보니 입원까지는 보통 3일 이상이 걸립니다. 병원 간의 사활을 건 경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선택 폭은 넓어지겠지만 환자들의 이런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병의 경중에 관계없이 너도나도 초대형병원만 찾기 때문입니다. 결국 입원이나 외래 대기시간이 늘어 환자의 불편이 심해지고, 불필요한 검사 등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까지 우려됩니다. <인터뷰> 이선희(이화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불필요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의료비 지출은 사회의 불필요한 지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반면 집에서 가까운 중소병원들은 환자들의 외면 속에 더욱더 발붙이기가 힘들어 졌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소병원 부도율은 12%, 10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았습니다. <인터뷰> 김철수(대한병원협회장) : "중소병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또, 시골에 가면 중소병원이 대학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의 절실한 지원책이 필요하고." 여기에 부대사업 확대와 병원 간 인수합병 허용 등에 초점 맞춘 의료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있어 말 그대로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갈수록 몸집을 키워가며 환자를 싹쓸이하고 있는 대형병원, 경쟁에 밀려 무너지고 있는 중소병원, 의료계의 양극화 속에 의료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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