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귀신 쫓는다며 사람 잡아

입력 2007.03.2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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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30대 여성이 귀신을 쫓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 신도들로부터 종교의식을 받은 뒤 숨졌습니다.

귀신 쫓으려다 사람잡은 이번 사건 윤영란 기자와 알아봅니다.

숨진 여성의 온 몸이 멍투성이었다구요?

<리포트>

네, 정신질환을 앓던 한 여성이 병을 치료해주겠다고 나선 신도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은 이 여성에게 씌어있는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며 피해여성의 손발을 묶은 뒤 목을 조르고, 온몸을 때려 숨지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지난 20일 밤,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인천에 사는 38살 조모 여인이 황급히 실려왔습니다. 온 몸은 상처 투성이었고, 제대로 숨도 쉬지 않는 상태에서 의식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간호사: “눈 주위가 파랗고요, 호흡 상태가 안 좋아서 몸 전체가 시퍼렇고 들어가서 보니까 팔하고 다리 쪽에 멍 자국이 보였고, 복부 쪽에 바늘자국 같이 촘촘히 찔린 자국이 보였어요.”

결국 조씨는 심폐소생술을 해보기도 전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조씨를 응급실로 데리고 온 사람은 4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여자 세명, 그런데 이들은 병원측이 환자를 보는 사이 모두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인터뷰> 간호사: “나가서 환자를 모시고 왔었고, 인적사항이랑 보호자가 계신지 여쭤보고.. 돌아서니까 그 봉고차하고 데리고 오신분이 다 사라지시고 안 계셨고…”

조씨가 숨진 3일 뒤, 경찰은 이들의 은신처를 파악해 모두 붙잡았는데요, 알고보니 이들은 모두 한 종교단체의 신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담당 경찰: “피해자 언니가 종교단체 신도이고, 피의자들도 종교 단체 신도들이기 때문에 서로 알기 때문에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피해자 언니가 의뢰를 한 상태입니다.”

부산 감전동의 한 주택가에 있는 집회장, 신도들은 지난 달 말부터 조씨를 데리고 이 곳에서 숙식을 하며 함께 지냈다고 합니다.

조씨의 언니는 동생의 지병인 정신질환을 고쳐달라며 그녀를 인천에서 이곳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신도들은 병든 조씨에게 귀신이 씌어 아픈 것이라며, 귀신을 쫓아내는 종교의식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내가 만약 다리가 아프고 심장이 안 좋으면 네가 전생에 지은 원수지간인 귀신인 네 가슴에 심장에 붙어서 계속 아프게 만들고 계속 죽게 만든다는 거에요.”

문제는 이 종교의식이었습니다. 조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목을 조르고 또 온 몸을 때렸습니다.

<인터뷰> 담당 경찰: “이 수건은 목을 조를 때 사용한 것이고, 빗은 피해자가 기절을 했을 때 물을 먹을 때 입을 안 벌리니까 입을 벌리게 하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당연히 멍이 들죠. 그러면 너는 이제 그 쪽 부위의 귀신이 떨어져서 일이 잘될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죠. 너는 맞아서 안 좋은 귀신이 떨어졌기 때문에…”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목을 조르고, 기절하면 억지로 입을 벌려 물을 먹이고, 이를 반복하는 사이 조씨는 의식 불명 상태가 됐고,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신도들로부터 귀신을 떼어낸다는 명목으로 이 같이 폭행을 당한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제가 또 다른 사람에 비해서 체력이 많이 약한 편이에요. 옥상에 불려가서 많이 맞기도 하고 방 문 잠궈놓고 때리기도 하고 하죠.”

폭행을 피해 달아나려 해도 이렇게 한 번 발을 들인 사람들은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제가 그냥 나왔는데 일주일도 안돼서 계속 우리집 주변을 돌아다니고 배회하고... 어디서 구했는지 상수도 작업복을 입고 와서 거의 납치되다 시피 끌려가서 1년 8개월을 더 있었던 적도 있어요.”

몸에 씌인 귀신을 쫓아낸다며 사람 목숨을 빼앗은 이번 사건, 잘못된 종교적 믿음과 의식이 얼마나 큰 피해를 남기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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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귀신 쫓는다며 사람 잡아
    • 입력 2007-03-28 08: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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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30대 여성이 귀신을 쫓아주겠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 신도들로부터 종교의식을 받은 뒤 숨졌습니다. 귀신 쫓으려다 사람잡은 이번 사건 윤영란 기자와 알아봅니다. 숨진 여성의 온 몸이 멍투성이었다구요? <리포트> 네, 정신질환을 앓던 한 여성이 병을 치료해주겠다고 나선 신도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은 이 여성에게 씌어있는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며 피해여성의 손발을 묶은 뒤 목을 조르고, 온몸을 때려 숨지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지난 20일 밤,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인천에 사는 38살 조모 여인이 황급히 실려왔습니다. 온 몸은 상처 투성이었고, 제대로 숨도 쉬지 않는 상태에서 의식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간호사: “눈 주위가 파랗고요, 호흡 상태가 안 좋아서 몸 전체가 시퍼렇고 들어가서 보니까 팔하고 다리 쪽에 멍 자국이 보였고, 복부 쪽에 바늘자국 같이 촘촘히 찔린 자국이 보였어요.” 결국 조씨는 심폐소생술을 해보기도 전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조씨를 응급실로 데리고 온 사람은 4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과 여자 세명, 그런데 이들은 병원측이 환자를 보는 사이 모두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인터뷰> 간호사: “나가서 환자를 모시고 왔었고, 인적사항이랑 보호자가 계신지 여쭤보고.. 돌아서니까 그 봉고차하고 데리고 오신분이 다 사라지시고 안 계셨고…” 조씨가 숨진 3일 뒤, 경찰은 이들의 은신처를 파악해 모두 붙잡았는데요, 알고보니 이들은 모두 한 종교단체의 신도들이었습니다. <인터뷰> 담당 경찰: “피해자 언니가 종교단체 신도이고, 피의자들도 종교 단체 신도들이기 때문에 서로 알기 때문에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피해자 언니가 의뢰를 한 상태입니다.” 부산 감전동의 한 주택가에 있는 집회장, 신도들은 지난 달 말부터 조씨를 데리고 이 곳에서 숙식을 하며 함께 지냈다고 합니다. 조씨의 언니는 동생의 지병인 정신질환을 고쳐달라며 그녀를 인천에서 이곳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신도들은 병든 조씨에게 귀신이 씌어 아픈 것이라며, 귀신을 쫓아내는 종교의식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내가 만약 다리가 아프고 심장이 안 좋으면 네가 전생에 지은 원수지간인 귀신인 네 가슴에 심장에 붙어서 계속 아프게 만들고 계속 죽게 만든다는 거에요.” 문제는 이 종교의식이었습니다. 조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목을 조르고 또 온 몸을 때렸습니다. <인터뷰> 담당 경찰: “이 수건은 목을 조를 때 사용한 것이고, 빗은 피해자가 기절을 했을 때 물을 먹을 때 입을 안 벌리니까 입을 벌리게 하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당연히 멍이 들죠. 그러면 너는 이제 그 쪽 부위의 귀신이 떨어져서 일이 잘될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죠. 너는 맞아서 안 좋은 귀신이 떨어졌기 때문에…”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목을 조르고, 기절하면 억지로 입을 벌려 물을 먹이고, 이를 반복하는 사이 조씨는 의식 불명 상태가 됐고,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신도들로부터 귀신을 떼어낸다는 명목으로 이 같이 폭행을 당한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제가 또 다른 사람에 비해서 체력이 많이 약한 편이에요. 옥상에 불려가서 많이 맞기도 하고 방 문 잠궈놓고 때리기도 하고 하죠.” 폭행을 피해 달아나려 해도 이렇게 한 번 발을 들인 사람들은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00(탈퇴신도): “제가 그냥 나왔는데 일주일도 안돼서 계속 우리집 주변을 돌아다니고 배회하고... 어디서 구했는지 상수도 작업복을 입고 와서 거의 납치되다 시피 끌려가서 1년 8개월을 더 있었던 적도 있어요.” 몸에 씌인 귀신을 쫓아낸다며 사람 목숨을 빼앗은 이번 사건, 잘못된 종교적 믿음과 의식이 얼마나 큰 피해를 남기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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