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혐오시설 문제’ 해결된 곳도 있다

입력 2007.03.29 (22:27) 수정 2007.03.29 (22: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을 설치하기 위해선 보통 지자체와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겪는게 지금껏 우리가 봐온 모습인데요.
그러나 주민들의 동의를받아 잘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비결은 무엇인지 최영철 기자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장이 계란 세례를 받고, 이사가는 길엔 소금이 뿌려집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최근엔 시장과 시민 사이에 폭행 논란까지.

온몸을 던져 쓰레기차를 막는 주민들.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을 놓고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끊임없는 갈등을 수반하는 이른바 혐오시설 문제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닌 '주민동의'라는 것과 만나면 그 양상은 180도 달라집니다.

현재 40% 이상 공정을 보이며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이천의 광역 쓰레기 소각장...

지난 2005년 10월, 주민동의를 얻어 첫삽을 뜨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습니다.

모든 추진과정을 공개하고 주민들 의사를 반영하면서 신뢰를 키워간 것이 주효했습니다.

여기에는 30억 원의 현금 보상과 100억 원의 공동사업, 주변 지역에 대해서도 600억 원 상당의 기반 시설을 약속한 것이 주민동의를 얻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뷰>정홍전(경기도 이천시 안평리 주민대표): "어떤 허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보면 볼수록 저희에게 불이익한 시설이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해서..."

돈으로 해결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5개 시, 군이 각각 따로 소각장을 만드는 것보다 2천억 원 이상 절감한 것으로 이천시는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경기도 수원시의 화장장.

1년 365일, 하루 평균 30회가 넘는 화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80개가 넘는 필터가 오염 물질을 걸러내 환경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습니다.

<인터뷰>강영철(장묘환경팀장): "고열로 가열해 냄새가 전혀 없고 먼지는 1,2차로 여과과정을 거쳐 환경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10년 동안의 반대를 찬성으로 돌린 묘책은 장례식장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심상찬(수원시장례식장 대표/전 주민대표):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해줬구요. 대폭적인 지원을 해줬기에 우리 주민들이 화합해서..."

이렇게 갈등을 해결한 곳의 공통된 특징은 투명한 절차속에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적제적소에 이뤄진 보상, 그리고 관계기관이 힘을 합친 노력입니다.

<인터뷰>신창현(환경분쟁연구소 소장): "우선 주민들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합리적인 설득과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화장장이나 소각장 등 이른바 혐오시설 건립과 운영을 놓고 현재 드러난 갈등만 전국에서 20여 건.

막연한 환경오염이나 집값,땅값 떨어진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반드시 필요한 공익시설이라는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혐오시설 문제’ 해결된 곳도 있다
    • 입력 2007-03-29 21:26:49
    • 수정2007-03-29 22:43:47
    뉴스 9
<앵커 멘트>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을 설치하기 위해선 보통 지자체와 주민들 사이에 갈등을 겪는게 지금껏 우리가 봐온 모습인데요. 그러나 주민들의 동의를받아 잘 운영되는 곳도 있습니다. 비결은 무엇인지 최영철 기자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장이 계란 세례를 받고, 이사가는 길엔 소금이 뿌려집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최근엔 시장과 시민 사이에 폭행 논란까지. 온몸을 던져 쓰레기차를 막는 주민들. 쓰레기 소각장과 화장장을 놓고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끊임없는 갈등을 수반하는 이른바 혐오시설 문제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닌 '주민동의'라는 것과 만나면 그 양상은 180도 달라집니다. 현재 40% 이상 공정을 보이며 공사가 한창인 경기도 이천의 광역 쓰레기 소각장... 지난 2005년 10월, 주민동의를 얻어 첫삽을 뜨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습니다. 모든 추진과정을 공개하고 주민들 의사를 반영하면서 신뢰를 키워간 것이 주효했습니다. 여기에는 30억 원의 현금 보상과 100억 원의 공동사업, 주변 지역에 대해서도 600억 원 상당의 기반 시설을 약속한 것이 주민동의를 얻는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인터뷰>정홍전(경기도 이천시 안평리 주민대표): "어떤 허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보면 볼수록 저희에게 불이익한 시설이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해서..." 돈으로 해결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5개 시, 군이 각각 따로 소각장을 만드는 것보다 2천억 원 이상 절감한 것으로 이천시는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경기도 수원시의 화장장. 1년 365일, 하루 평균 30회가 넘는 화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80개가 넘는 필터가 오염 물질을 걸러내 환경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습니다. <인터뷰>강영철(장묘환경팀장): "고열로 가열해 냄새가 전혀 없고 먼지는 1,2차로 여과과정을 거쳐 환경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10년 동안의 반대를 찬성으로 돌린 묘책은 장례식장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심상찬(수원시장례식장 대표/전 주민대표):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해줬구요. 대폭적인 지원을 해줬기에 우리 주민들이 화합해서..." 이렇게 갈등을 해결한 곳의 공통된 특징은 투명한 절차속에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적제적소에 이뤄진 보상, 그리고 관계기관이 힘을 합친 노력입니다. <인터뷰>신창현(환경분쟁연구소 소장): "우선 주민들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하고 합리적인 설득과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화장장이나 소각장 등 이른바 혐오시설 건립과 운영을 놓고 현재 드러난 갈등만 전국에서 20여 건. 막연한 환경오염이나 집값,땅값 떨어진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반드시 필요한 공익시설이라는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