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범죄 근절 안 되나?

입력 2007.04.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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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끊이지 않는 미군 범죄 정말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걸까요?

사법주권이라도 확실히 세워햐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계속해서 이재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60대 노인을 성폭행한 주한미군 G 이병.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G 이병은 이례적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부터 우리 수사당국에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체포 단계부터 미군측에 신병이 넘겨지지 않고 구속된 사례는 G 이병이 유일합니다.

한미주둔군 지위협정, SOFA는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 그리고 '죄질이 나쁜 강간죄'를 저지른 현행범만 구속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미군이 성폭행하려 했거나 폭행 사건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초동 수사 단계에서 구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규정이 그렇게 돼 있는걸..."

증거를 없애거나 진술을 바꿀 우려가 큰 것은 물론, 결국 미군들의 '범죄 불감증'으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오늘처럼 사건이 일어난 지 12시간이 넘도록 통역관과 변호사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장경욱(미군문제연구위원회 변호사) : "한정적으로만 규정할 게 아니라 소파에 구속할 수 있는 부분을 확대해서..."

대한민국 사법부가 재판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 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SOFA에선 공무와 상관없이 일어난 미군 범죄는 우리나라에 1차 재판권을 주고 있는데,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실제 재판권을 행사한 경우는 전체 범죄에 비해 미미한 실정입니다.

사법부 스스로 미군 범죄를 처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권정호(민변 소속 변호사) : "미군측이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하면 바로 포기해버리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사법 주권'을 강화해야만, 미군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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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범죄 근절 안 되나?
    • 입력 2007-04-06 21:15:05
    뉴스 9
<앵커 멘트> 끊이지 않는 미군 범죄 정말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걸까요? 사법주권이라도 확실히 세워햐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계속해서 이재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60대 노인을 성폭행한 주한미군 G 이병.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G 이병은 이례적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부터 우리 수사당국에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체포 단계부터 미군측에 신병이 넘겨지지 않고 구속된 사례는 G 이병이 유일합니다. 한미주둔군 지위협정, SOFA는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 그리고 '죄질이 나쁜 강간죄'를 저지른 현행범만 구속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처럼 미군이 성폭행하려 했거나 폭행 사건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초동 수사 단계에서 구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요. 규정이 그렇게 돼 있는걸..." 증거를 없애거나 진술을 바꿀 우려가 큰 것은 물론, 결국 미군들의 '범죄 불감증'으로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오늘처럼 사건이 일어난 지 12시간이 넘도록 통역관과 변호사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장경욱(미군문제연구위원회 변호사) : "한정적으로만 규정할 게 아니라 소파에 구속할 수 있는 부분을 확대해서..." 대한민국 사법부가 재판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 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SOFA에선 공무와 상관없이 일어난 미군 범죄는 우리나라에 1차 재판권을 주고 있는데,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실제 재판권을 행사한 경우는 전체 범죄에 비해 미미한 실정입니다. 사법부 스스로 미군 범죄를 처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권정호(민변 소속 변호사) : "미군측이 재판권 포기 요청을 하면 바로 포기해버리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 '사법 주권'을 강화해야만, 미군 범죄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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