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길’에 ‘통곡리’까지

입력 2007.04.1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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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은, "야동길" 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십니까 ?

새 주소 표기법에 따라 생긴 인천의 한 동네 이름인데, 야한 동영상의 약자가 아니냐는 오해에 주민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적한 주택가입니다.

동네 어귀를 야동길 푯말이 지키고 있습니다.

학교 앞에도 야동길.

아예 집 대문에 야동이라고 써붙인 곳도 있습니다.

야동(冶洞)은 대장간이 있었던 곳이라는 뜻의 옛 지명.

하지만 '야'한 '동'영상 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인터뷰>김봉선(야동길 거주): "야한 동영상이라는 거에 대해서는 좀 나쁘게 생각하죠. 야한 길이라는 거 아니예요."

인터넷에서 이곳 인천시 야동1가를 검색하기 위해서는 엉뚱하게도 성인 인증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상가가 밀집한 이곳의 새 지명은 터진개입니다.

"개펄이 터졌다"는 뜻인데, 그 뜻을 헤아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터진개 주민: "'터진개'라고 하면 개가 맞아서 터졌냐 이렇게 하고 말지. 그렇잖아요 터진 개라고 하니까..."

최근 새 주소 표기법을 도입하면서 옛 지명을 끌어 오느라 생겨난 이름입니다.

오래된 지명을 고민 끝에 버리는 곳도 있습니다.

충북 증평의 죽2리는 원평리로.

<인터뷰>죽2리 주민: "죽이리 산다면 저기는 살인자만 산다고 그럴거 아니에요.그런거 듣기도 나쁘니까..."

춘천의 통곡리는 산수리로 간판을 새로 달았습니다.

생산하는 농산품마다 질 낮은 것들이냐는 오해를 받는다는 경기 여주의 하품리와, 섬뜩한 어감의 평택 객사리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야심찬 주소 제도 정비가 특정 지역의 주민들에게 예상치 않았던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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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동길’에 ‘통곡리’까지
    • 입력 2007-04-12 20:12:02
    뉴스타임
<앵커 멘트> 여러분은, "야동길" 이라는 단어를 들으시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십니까 ? 새 주소 표기법에 따라 생긴 인천의 한 동네 이름인데, 야한 동영상의 약자가 아니냐는 오해에 주민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임세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의 한적한 주택가입니다. 동네 어귀를 야동길 푯말이 지키고 있습니다. 학교 앞에도 야동길. 아예 집 대문에 야동이라고 써붙인 곳도 있습니다. 야동(冶洞)은 대장간이 있었던 곳이라는 뜻의 옛 지명. 하지만 '야'한 '동'영상 이라는 인터넷 용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인터뷰>김봉선(야동길 거주): "야한 동영상이라는 거에 대해서는 좀 나쁘게 생각하죠. 야한 길이라는 거 아니예요." 인터넷에서 이곳 인천시 야동1가를 검색하기 위해서는 엉뚱하게도 성인 인증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상가가 밀집한 이곳의 새 지명은 터진개입니다. "개펄이 터졌다"는 뜻인데, 그 뜻을 헤아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터진개 주민: "'터진개'라고 하면 개가 맞아서 터졌냐 이렇게 하고 말지. 그렇잖아요 터진 개라고 하니까..." 최근 새 주소 표기법을 도입하면서 옛 지명을 끌어 오느라 생겨난 이름입니다. 오래된 지명을 고민 끝에 버리는 곳도 있습니다. 충북 증평의 죽2리는 원평리로. <인터뷰>죽2리 주민: "죽이리 산다면 저기는 살인자만 산다고 그럴거 아니에요.그런거 듣기도 나쁘니까..." 춘천의 통곡리는 산수리로 간판을 새로 달았습니다. 생산하는 농산품마다 질 낮은 것들이냐는 오해를 받는다는 경기 여주의 하품리와, 섬뜩한 어감의 평택 객사리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야심찬 주소 제도 정비가 특정 지역의 주민들에게 예상치 않았던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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