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외톨이’ 억눌린 분노 폭발

입력 2007.04.1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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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말없은 외톨이로 살아온 조승희씨는 좌절감을 느낄때마다 마음한곳엔 증오심을 쌓아온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증오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면 보복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게 의학계의분석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문과에 다니던 조씨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희곡입니다.

의붓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전기톱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 장면 묘사가 섬뜩합니다.

분노와 적개심으로 일그러진 그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아 동료에겐 그저 말 없는 외톨이일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조 씨의 룸메이트 :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나에게 말을 한마디도 걸지 않았고, 잠을 잘 때도 불을 끄지 않았거든요."

전문가들은 조씨 같은 외톨이일수록 타인의 애정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욕구가 계속 좌절되면서 조 씨는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게 되고, 세상을 향한 복수를 꿈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김현수(정신과 전문의) : "일부 외톨이는 자신이 외톨이가 된 것이 세상 탓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본인의 외로운 생활을 세상을 향해 울분으로 쏟아내는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만성적인 공허감은 스토킹과 같은 병적인 집착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의 방 동료는 조씨가 스토커였다고 증언합니다.

<인터뷰>조 씨의 룸메이트 : (그가 그 여성을 스토킹 했나요?) "네, 그는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냈어요"

하지만 스토킹 상대로부터 실제 거절을 당했거나, 혼자만 좋아하다 스스로 거절당했다고 느껴 오랫동안 쌓아온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밖에,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경우 자신에게 향하던 분노가 다른 사람으로 전환돼 공격성이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분노에 휩싸인 외톨이의 세상에 대한 복수가 애궂은 희생자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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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한 외톨이’ 억눌린 분노 폭발
    • 입력 2007-04-18 21:08:12
    뉴스 9
<앵커 멘트> 이렇게 말없은 외톨이로 살아온 조승희씨는 좌절감을 느낄때마다 마음한곳엔 증오심을 쌓아온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증오나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면 보복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게 의학계의분석입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문과에 다니던 조씨가 과제물로 제출했던 희곡입니다. 의붓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전기톱을 휘두르고, 목을 조르는 등 폭력 장면 묘사가 섬뜩합니다. 분노와 적개심으로 일그러진 그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아 동료에겐 그저 말 없는 외톨이일 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조 씨의 룸메이트 :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나에게 말을 한마디도 걸지 않았고, 잠을 잘 때도 불을 끄지 않았거든요." 전문가들은 조씨 같은 외톨이일수록 타인의 애정과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강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욕구가 계속 좌절되면서 조 씨는 자신을 피해자로 여기게 되고, 세상을 향한 복수를 꿈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김현수(정신과 전문의) : "일부 외톨이는 자신이 외톨이가 된 것이 세상 탓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본인의 외로운 생활을 세상을 향해 울분으로 쏟아내는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만성적인 공허감은 스토킹과 같은 병적인 집착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의 방 동료는 조씨가 스토커였다고 증언합니다. <인터뷰>조 씨의 룸메이트 : (그가 그 여성을 스토킹 했나요?) "네, 그는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냈어요" 하지만 스토킹 상대로부터 실제 거절을 당했거나, 혼자만 좋아하다 스스로 거절당했다고 느껴 오랫동안 쌓아온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밖에,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럴경우 자신에게 향하던 분노가 다른 사람으로 전환돼 공격성이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분노에 휩싸인 외톨이의 세상에 대한 복수가 애궂은 희생자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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