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남아도나?

입력 2000.1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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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 멀쩡한 도로가 파헤쳐지는 등 각종 공사가 한창 벌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사들이 남은 예산을 몰아서 쓰기 위한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창천동 한 골목입니다.
차들이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수도 공사를 하느라 공사차량이 드나들면서 길 하나를 막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길은 석달 전에도 공사를 해 파헤쳐 졌던 땅.
이번에는 멀쩡한 하수관을 교체한다고 땅을 파고 시멘트 작업을 합니다.
⊙박재희(주민): 멀쩡하다고요, 이끼도 안 껴 있고 너무 멀쩡한 것 깨부순다고 하니까 니네 도둑놈들 예산 타내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기자: 멀쩡한 다리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공사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생돈을 들여가면서 공사를 할 정도의 거리는 전혀 아닙니다.
배정 받은 예산을 쓰기 위해 이 같은 공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신면호(서울시 예산담당관): 낭비성 예산집행이 없는 그런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저희들이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서둘러 이런 공사를 하는 것은 한 번 배정 받은 예산을 안 쓰면 내년에 쓸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자 서울시는 이 같은 규정을 고쳐 올해 예산을 내년에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멀쩡한 도로가 파헤져지고 있는 것입니다.
⊙담당공무원: 예산을 쓰기 위해 공사하는 경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
⊙기자: 규정이 바뀌면서 예산을 쓰기 위한 연말공사가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서둘러 한겨울 땅을 파면서 공사를 할 필요가 없게 된 이상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기대해 봅니다.
KBS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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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이 남아도나?
    • 입력 2000-11-22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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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 멀쩡한 도로가 파헤쳐지는 등 각종 공사가 한창 벌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사들이 남은 예산을 몰아서 쓰기 위한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창천동 한 골목입니다. 차들이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수도 공사를 하느라 공사차량이 드나들면서 길 하나를 막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길은 석달 전에도 공사를 해 파헤쳐 졌던 땅. 이번에는 멀쩡한 하수관을 교체한다고 땅을 파고 시멘트 작업을 합니다. ⊙박재희(주민): 멀쩡하다고요, 이끼도 안 껴 있고 너무 멀쩡한 것 깨부순다고 하니까 니네 도둑놈들 예산 타내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기자: 멀쩡한 다리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공사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생돈을 들여가면서 공사를 할 정도의 거리는 전혀 아닙니다. 배정 받은 예산을 쓰기 위해 이 같은 공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신면호(서울시 예산담당관): 낭비성 예산집행이 없는 그런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저희들이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자: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서둘러 이런 공사를 하는 것은 한 번 배정 받은 예산을 안 쓰면 내년에 쓸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자 서울시는 이 같은 규정을 고쳐 올해 예산을 내년에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서 멀쩡한 도로가 파헤져지고 있는 것입니다. ⊙담당공무원: 예산을 쓰기 위해 공사하는 경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요. ⊙기자: 규정이 바뀌면서 예산을 쓰기 위한 연말공사가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서둘러 한겨울 땅을 파면서 공사를 할 필요가 없게 된 이상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기대해 봅니다. KBS뉴스 김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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