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 ‘대탈출’…금융권 지각변동

입력 2007.06.09 (21:4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금융권의 돈 흐름에 최근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는 건지, 박종훈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들어 은행에서 증권사로 주거래통장이나 급여통장을 옮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은행의 일반예금과 같이 급여이체 가능하면서도 금리는 정기예금 정도로 높은 증권사의 CMA, 즉 종합자산관리계좌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민재 (주부) : "보통예금은 단기간에 일부 자동이체 빠져나갈 것만 두지 거기다 안 두고 저는 CMA 통장을 만들어서 거기다 넣고 있어요."

<인터뷰> 박승국 (회사원) : "이자가 너무 낮죠, 보통예금이. 지금 CMA나 MMF 같은 경우 보통 4% 초반대를 기록하는 걸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은행 요구불예금과 수시 입출식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이 17조 원이 넘습니다.

반면에 증권사 CMA는 8조 원이 늘었습니다.

단 넉 달 만에 두 배가 된 것입니다.

<인터뷰> 윤성희 (동양증권 마케팅 이사) : "작년 말부터 CMA로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해서 지금 현재 하루에 3천 분 이상의 고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수시로 돈을 넣다 뺄 수 있는 은행의 요구불예금 금리는 고작 한해에 0.1% 정도,

덕분에 은행들은 그동안 요구불예금으로 막대한 이익을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돈이 계속 증권사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의 이익이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형 (은행 영업기획부) : "은행의 저비용성,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조달 부분에서 보다 많은 비용이 지불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증시 활황을 타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인 금융자산에서 은행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로 떨어진 반면, 대신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결국 고객들의 저축 수단이 예금에서 투자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금융권의 판도가 바뀌는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뷰> 한재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결국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증권사 등 비은행기관으로부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하겠습니다."

더욱이 이달 안에 증권사 계좌에 직접 송금이나 자동이체를 허용하는 자본시장 통합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그동안 손쉽게 장사를 해왔던 은행들은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은행 돈 ‘대탈출’…금융권 지각변동
    • 입력 2007-06-09 21:11:58
    뉴스 9
<앵커 멘트> 금융권의 돈 흐름에 최근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돈의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는 건지, 박종훈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근 들어 은행에서 증권사로 주거래통장이나 급여통장을 옮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은행의 일반예금과 같이 급여이체 가능하면서도 금리는 정기예금 정도로 높은 증권사의 CMA, 즉 종합자산관리계좌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민재 (주부) : "보통예금은 단기간에 일부 자동이체 빠져나갈 것만 두지 거기다 안 두고 저는 CMA 통장을 만들어서 거기다 넣고 있어요." <인터뷰> 박승국 (회사원) : "이자가 너무 낮죠, 보통예금이. 지금 CMA나 MMF 같은 경우 보통 4% 초반대를 기록하는 걸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은행 요구불예금과 수시 입출식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이 17조 원이 넘습니다. 반면에 증권사 CMA는 8조 원이 늘었습니다. 단 넉 달 만에 두 배가 된 것입니다. <인터뷰> 윤성희 (동양증권 마케팅 이사) : "작년 말부터 CMA로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해서 지금 현재 하루에 3천 분 이상의 고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수시로 돈을 넣다 뺄 수 있는 은행의 요구불예금 금리는 고작 한해에 0.1% 정도, 덕분에 은행들은 그동안 요구불예금으로 막대한 이익을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돈이 계속 증권사로 빠져나가면서 은행의 이익이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형 (은행 영업기획부) : "은행의 저비용성,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조달 부분에서 보다 많은 비용이 지불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증시 활황을 타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인 금융자산에서 은행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로 떨어진 반면, 대신 주식과 펀드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결국 고객들의 저축 수단이 예금에서 투자로 급격하게 바뀌면서 금융권의 판도가 바뀌는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뷰> 한재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결국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증권사 등 비은행기관으로부터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평가하겠습니다." 더욱이 이달 안에 증권사 계좌에 직접 송금이나 자동이체를 허용하는 자본시장 통합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그동안 손쉽게 장사를 해왔던 은행들은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