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민원따라 학구 지정 ‘오락가락’

입력 2007.06.12 (22:07) 수정 2007.06.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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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어떤 초등학교는 학생이 넘치도록 꽉 차있고 어떤곳은 학생이 없어 텅 비어있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하송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한 학급에서 41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 눈에도 비좁아 보입니다.

여기서 1km 거리의 또 다른 초등학교.

스무명이 조금 넘는 학생들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훨씬 쾌적해 보이지만 이상하게 인근 학부모들은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이 새 아파트의 주민들은 이웃의 과밀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민원에 행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학부모: "임대아파트 애들이랑 탈북자 애들이 (그 학교로)온다니까... 그 애들이랑 어울릴까봐..."

학교에 따라 차이가 나는 부동산 값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학부모: "1억원 차이까지 난다는 엄마들도 있고... (어느 초등학교 가느냐에 따라요?) 네."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초등학교가 한 곳 생겼습니다.

단지내 일부학생이 주변의 학교로 가게되자 민원이 속출했습니다.

이에 교육청은 인근 4학교를 묶어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 이른바 공동학구를 지정했습니다.

<녹취>교육청 직원: "학부모들 민원 대단하잖아요 요새... 공동학구를 지정해서 원하는 학교로 가라 그런거에요."

문제는 그 다음, 특정학교로만 학생이 쏠렸고 한곳은 학생이 너무 많아 걱정 다른 곳은 너무 적어 고민입니다.

<인터뷰>윤영환(초등학교 교장): "6학급을 증설했음에도 불구하고 40명에 달하는 과밀학급으로 편성돼 있죠."

또 자녀가 받을 위화감 등을 우려해 부모의 소득 정도나 거주형태에 따라 학교가 양분되는 부작용도 뒤따랐습니다.

<녹취>초등학생: "00초등학교에는 임대나 주택사는 애들이 00초등학교에는 아파트 애들이 가고..."

서울 내에서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나 뉴타운 등지에선 예외없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 개발의 완료로 민원이 급증하면서 지난 3년간 초등학교 조정 요청만 340건이 넘습니다.

또 30건 넘게 공동학구가 지정돼 문제를 키웠습니다.

한치앞도 못내다본 대처에 교육 당국 스스로 조정 기능을 포기했다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윤영(서울시 의원): "민원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다보니 문제를 키웠고 이제라도 중심을 잡고 근본적 해결책을 내놔야..."

내 자녀만 선호 학교에 보내면 된다는 이기주의에 일관성 없는 교육 행정이 더해지면서 부에 따른 교육 양극화의 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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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민원따라 학구 지정 ‘오락가락’
    • 입력 2007-06-12 21:13:35
    • 수정2007-06-12 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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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어떤 초등학교는 학생이 넘치도록 꽉 차있고 어떤곳은 학생이 없어 텅 비어있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하송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한 학급에서 41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 눈에도 비좁아 보입니다. 여기서 1km 거리의 또 다른 초등학교. 스무명이 조금 넘는 학생들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훨씬 쾌적해 보이지만 이상하게 인근 학부모들은 이 학교에 자녀를 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이 새 아파트의 주민들은 이웃의 과밀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민원에 행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학부모: "임대아파트 애들이랑 탈북자 애들이 (그 학교로)온다니까... 그 애들이랑 어울릴까봐..." 학교에 따라 차이가 나는 부동산 값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학부모: "1억원 차이까지 난다는 엄마들도 있고... (어느 초등학교 가느냐에 따라요?) 네."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초등학교가 한 곳 생겼습니다. 단지내 일부학생이 주변의 학교로 가게되자 민원이 속출했습니다. 이에 교육청은 인근 4학교를 묶어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 이른바 공동학구를 지정했습니다. <녹취>교육청 직원: "학부모들 민원 대단하잖아요 요새... 공동학구를 지정해서 원하는 학교로 가라 그런거에요." 문제는 그 다음, 특정학교로만 학생이 쏠렸고 한곳은 학생이 너무 많아 걱정 다른 곳은 너무 적어 고민입니다. <인터뷰>윤영환(초등학교 교장): "6학급을 증설했음에도 불구하고 40명에 달하는 과밀학급으로 편성돼 있죠." 또 자녀가 받을 위화감 등을 우려해 부모의 소득 정도나 거주형태에 따라 학교가 양분되는 부작용도 뒤따랐습니다. <녹취>초등학생: "00초등학교에는 임대나 주택사는 애들이 00초등학교에는 아파트 애들이 가고..." 서울 내에서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나 뉴타운 등지에선 예외없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 개발의 완료로 민원이 급증하면서 지난 3년간 초등학교 조정 요청만 340건이 넘습니다. 또 30건 넘게 공동학구가 지정돼 문제를 키웠습니다. 한치앞도 못내다본 대처에 교육 당국 스스로 조정 기능을 포기했다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윤영(서울시 의원): "민원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다보니 문제를 키웠고 이제라도 중심을 잡고 근본적 해결책을 내놔야..." 내 자녀만 선호 학교에 보내면 된다는 이기주의에 일관성 없는 교육 행정이 더해지면서 부에 따른 교육 양극화의 골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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