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대책]② ‘전업농’ 대책, 실효성은?

입력 2007.06.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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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 농업 대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바로 구조조정 방안입니다.

고령농의 은퇴를 유도해 농지를 그만큼 전업농에게 모아주겠다는건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00평 남짓한 논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원묵 할아버지.

나이가 일흔을 넘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온몸이 저리고 아프지만 농사를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이 논에서 나는 쌀 15가마로 일 년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원묵(74살/농민): "힘이 들고말고. 어쩔 수 없이 농촌을 버릴 수도 없고 어디 갈 수도 없고, 그러니 그냥 붙잡고 하는 거요."

특히 농촌의 고령농은 대부분 땅이나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혜택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이준배(84살/농민): "돈 한 5만 원, 6만 원 그렇게 써요. 수입 없어요. 그래서 힘들다는 거지."

전국의 농가 127만 가구 가운데 농사를 짓는 경영주가 60세를 넘은 가구가 74만 가구.

전체의 58%에 이릅니다.

문제는 나이가 많을수록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같은 면적에서 40대 미만 농가는 4천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지만 70살 이상 농가의 소득은 그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65살에서 70살 농민이 은퇴를 희망하면 일흔다섯 살까지, 최대 10년 동안 한 달에 25만 원씩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농지를 팔거나 전업농 등에게 빌려준다는 조건에서입니다.

<인터뷰>박현출(농림부 농업구조정책국장): "이제는 규모를 키우는 노력을 해야만 되겠고, 그러한 상황에서는 고령농의 경영이양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

규모를 키우고 싶어도 지을 땅이 없는 전업농은 대환영입니다.

벼농사 5 헥터를 짓는 김철환씨도 규모가 곱절쯤 됐으면 싶습니다.

<인터뷰>김철환(55살/전업농): "그 정도 지으면 앞으로 나도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우선 애들이 문제 아니에요. 애들 좀 잘해주고 그러고 싶은 생각이죠."

고령농에게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농업진흥지역에 한정돼 있어 정작 농사짓기가 힘든 논밭은 대상이 아니라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연곤(70살/농민): "요즘 기계로 전부 다 작업을 하는데 다랭이 논밭 있잖아요. 기계가 못 들어가는 데도 많다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농민단체는 60살 이상 영세 농가들이 가진 농지를 다 합쳐봐야 전체의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인터뷰>문경식(전국농민회총연맹): "15% 정도를 이동한다고 해서 규모화가 크게 늘어나리라고 보지 않고 있거든요."

한미 FTA와 함께 현실화된 농업 분야 구조조정.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농촌에 활력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지원대상을 넓히는 등 후속 보완대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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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FTA 대책]② ‘전업농’ 대책, 실효성은?
    • 입력 2007-06-28 21: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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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 농업 대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바로 구조조정 방안입니다. 고령농의 은퇴를 유도해 농지를 그만큼 전업농에게 모아주겠다는건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700평 남짓한 논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원묵 할아버지. 나이가 일흔을 넘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온몸이 저리고 아프지만 농사를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이 논에서 나는 쌀 15가마로 일 년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원묵(74살/농민): "힘이 들고말고. 어쩔 수 없이 농촌을 버릴 수도 없고 어디 갈 수도 없고, 그러니 그냥 붙잡고 하는 거요." 특히 농촌의 고령농은 대부분 땅이나 집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혜택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인터뷰>이준배(84살/농민): "돈 한 5만 원, 6만 원 그렇게 써요. 수입 없어요. 그래서 힘들다는 거지." 전국의 농가 127만 가구 가운데 농사를 짓는 경영주가 60세를 넘은 가구가 74만 가구. 전체의 58%에 이릅니다. 문제는 나이가 많을수록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같은 면적에서 40대 미만 농가는 4천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지만 70살 이상 농가의 소득은 그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정부는 이에 따라 65살에서 70살 농민이 은퇴를 희망하면 일흔다섯 살까지, 최대 10년 동안 한 달에 25만 원씩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농지를 팔거나 전업농 등에게 빌려준다는 조건에서입니다. <인터뷰>박현출(농림부 농업구조정책국장): "이제는 규모를 키우는 노력을 해야만 되겠고, 그러한 상황에서는 고령농의 경영이양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되겠습니다." 규모를 키우고 싶어도 지을 땅이 없는 전업농은 대환영입니다. 벼농사 5 헥터를 짓는 김철환씨도 규모가 곱절쯤 됐으면 싶습니다. <인터뷰>김철환(55살/전업농): "그 정도 지으면 앞으로 나도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우선 애들이 문제 아니에요. 애들 좀 잘해주고 그러고 싶은 생각이죠." 고령농에게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농업진흥지역에 한정돼 있어 정작 농사짓기가 힘든 논밭은 대상이 아니라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인터뷰>김연곤(70살/농민): "요즘 기계로 전부 다 작업을 하는데 다랭이 논밭 있잖아요. 기계가 못 들어가는 데도 많다고..."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농민단체는 60살 이상 영세 농가들이 가진 농지를 다 합쳐봐야 전체의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인터뷰>문경식(전국농민회총연맹): "15% 정도를 이동한다고 해서 규모화가 크게 늘어나리라고 보지 않고 있거든요." 한미 FTA와 함께 현실화된 농업 분야 구조조정.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농촌에 활력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지원대상을 넓히는 등 후속 보완대책이 뒤따라야 합니다. KBS 뉴스 이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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