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질 육성 공개…협상 위한 ‘심리전’

<앵커 멘트>

그렇다면 무장 세력은 왜 이 육성을 공개했을까요?

육성 공개는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심리전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영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탈레반에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의 육성과 화면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이 남성은 초췌한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정부에 필사적으로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인터뷰> 이탈리아 인질(지난 3월) : "매일 매시간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육성과 화면이 공개된 뒤 이탈리아에선 석방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육성 공개도 탈레반측의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레반은 이번에는 여성 인질을 앞세웠습니다.

여성 인질의 애원하는 목소리를 공개함으로써 감성적인 여론을 조성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유달승(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 "애절한 호소 통해 정부 해결 여론을 높여 협상에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

또 인질들의 건강 악화를 부각시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육성 공개가 우리 정부의 대통령 특사 파견 시점과 일치해 본격적인 협상을 압박하는 의도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