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

입력 2007.08.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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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립운동가 중에는 남성 못지않게 여성도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제라도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선재희 기자가 생각해봤습니다.

<리포트>

의병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1907년, 강원도에서 부녀자 30여 명을 모아 '안사람 의병대'를 조직한 윤희순 선생.

식사와 빨래는 물론, 화약을 제조하고 군자금을 변통하는 일까지 남녀를 구별않고 싸웠습니다.

하지만 윤희순 선생이 공훈을 인정받은 것은 해방된지 반세기 가까이 지난 1990년.

그나마 손자가 백방으로 수소문해 기록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유연익: "너무 엄격해 가지고 실제 자료가 안 나오면 포상을 안 해주거든요.근데 여자분들이 뭘 그렇게 많이 (기록을) 해두었겠습니까"

여성단체인 근우회를 만들어 항일 운동에 헌신한 박헌영의 부인 주세죽 여사도 해방 62년이 된 오늘 건국훈장을 받았습니다.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해 사형을 언도받은 안경신 의사, 일본 요인 암살용 무기를 운반하다 순국한 남자현 의사 등 많은 여성들이 독립 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역사 속에 묻혀 있습니다.

해방 이후 건국 훈장을 받은 독립 유공자는 만 9백 여 명, 이 가운데 여성은 백 60여 명에 불과합니다.

주로 기록이나 직책에 따라 공훈이 가려지는데다 여성들은 앞장서서 투쟁 하기 보다는 아무개의 부인이나 어머니로 숨어서 가담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용옥(교수): "뒤에서 뒷받침했던 여성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여성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이 많습니다."

여성계는 여성 독립 운동관을 따로 만들고, 무명으로 남아있는 여성 독립 운동가를 발굴, 조명하는 작업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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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
    • 입력 2007-08-15 21:16:40
    뉴스 9
<앵커 멘트> 독립운동가 중에는 남성 못지않게 여성도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제라도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선재희 기자가 생각해봤습니다. <리포트> 의병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던 1907년, 강원도에서 부녀자 30여 명을 모아 '안사람 의병대'를 조직한 윤희순 선생. 식사와 빨래는 물론, 화약을 제조하고 군자금을 변통하는 일까지 남녀를 구별않고 싸웠습니다. 하지만 윤희순 선생이 공훈을 인정받은 것은 해방된지 반세기 가까이 지난 1990년. 그나마 손자가 백방으로 수소문해 기록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유연익: "너무 엄격해 가지고 실제 자료가 안 나오면 포상을 안 해주거든요.근데 여자분들이 뭘 그렇게 많이 (기록을) 해두었겠습니까" 여성단체인 근우회를 만들어 항일 운동에 헌신한 박헌영의 부인 주세죽 여사도 해방 62년이 된 오늘 건국훈장을 받았습니다.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해 사형을 언도받은 안경신 의사, 일본 요인 암살용 무기를 운반하다 순국한 남자현 의사 등 많은 여성들이 독립 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역사 속에 묻혀 있습니다. 해방 이후 건국 훈장을 받은 독립 유공자는 만 9백 여 명, 이 가운데 여성은 백 60여 명에 불과합니다. 주로 기록이나 직책에 따라 공훈이 가려지는데다 여성들은 앞장서서 투쟁 하기 보다는 아무개의 부인이나 어머니로 숨어서 가담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용옥(교수): "뒤에서 뒷받침했던 여성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여성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이 많습니다." 여성계는 여성 독립 운동관을 따로 만들고, 무명으로 남아있는 여성 독립 운동가를 발굴, 조명하는 작업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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