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 ‘게임 세상’

입력 2007.08.24 (22:39) 수정 2007.08.2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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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은 혹시 자녀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또 무슨돈으로 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부모의 눈을 피해서 문화상품권으로 게임의 늪에 빠져든 우리 아이들의 실상을 김용덕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피씨방입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초등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서든어택이라는,총쏘는 게임이 있는데 좀 잔인하고 그래서 좀 피나오고 하면서..."

화면에 청소년은 이용 못한다는 경고가 떠도 아이들의 게임은 계속됩니다.

게임에 몰두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화면에 복잡한 숫자를 입력합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문화상품권으로 충전을 해요. 그 충전을 한 후에요. 아이템 매니아라고 있어요. 거기에 돈을 충전하고 아이디를 사고 팔고 그래요."

사이버머니에 있는 고유 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한 금액 만큼 충전되고, 게임 주인공의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인 T머니, 문화상품권 등도 아이들 손에 들어가면 원래 목적이 아닌 게임 머니로 변해 버립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애들이요. 돈을 엄청 많이 받고 할머니들이 설날에 준 돈 있잖아요. 한 십만 원 정도를 갖다가 그러기도 했어요."

현금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무절제한 사용을 막으려고 도입했던 '선불결제수단'이 오히려 아이들을 컴퓨터 오락에 더 두게 한 겁니다.

<녹취> 가게 주인: "지금은 오히려 애들이 도서상품권 주세요. 그러면 제일 먼저 머리에 들어오는 게 캐시(게임머니)라고..."

오락실에 가기 위해 부모님을 졸라 몇백 원을 받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

믿고 사준 상품권으로 어른들이 잘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뛰어노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은주(서울 잠원동): "저는 문화상품권은 책을 사거나 영화를 보는 건줄은 알았지만 그걸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몰랐거든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실제로 지난 5월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학부모 천여 명을 대상으로 자녀들의 게임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45%가 게임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고 67%는 청소년이 이용 못하는 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인지 약인지도 모르는 게임 종류는 수없이 늘어나는데, 갈수록 다양해 지는 게임 결제 수단은 통제할 방법 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장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부모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결제 결과, 결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정부에서 지도감독 할 수 있는 것이고..."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사용돼야 할 문화상품권이 어린이들의 온라인 게임 결제 수단으로 쓰이는 현행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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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 ‘게임 세상’
    • 입력 2007-08-24 21:27:49
    • 수정2007-08-24 22: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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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은 혹시 자녀들이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또 무슨돈으로 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부모의 눈을 피해서 문화상품권으로 게임의 늪에 빠져든 우리 아이들의 실상을 김용덕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피씨방입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초등학생들로 북적입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서든어택이라는,총쏘는 게임이 있는데 좀 잔인하고 그래서 좀 피나오고 하면서..." 화면에 청소년은 이용 못한다는 경고가 떠도 아이들의 게임은 계속됩니다. 게임에 몰두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화면에 복잡한 숫자를 입력합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문화상품권으로 충전을 해요. 그 충전을 한 후에요. 아이템 매니아라고 있어요. 거기에 돈을 충전하고 아이디를 사고 팔고 그래요." 사이버머니에 있는 고유 번호를 입력하면 결제한 금액 만큼 충전되고, 게임 주인공의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교통카드인 T머니, 문화상품권 등도 아이들 손에 들어가면 원래 목적이 아닌 게임 머니로 변해 버립니다. <녹취> PC방 이용학생: "애들이요. 돈을 엄청 많이 받고 할머니들이 설날에 준 돈 있잖아요. 한 십만 원 정도를 갖다가 그러기도 했어요." 현금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무절제한 사용을 막으려고 도입했던 '선불결제수단'이 오히려 아이들을 컴퓨터 오락에 더 두게 한 겁니다. <녹취> 가게 주인: "지금은 오히려 애들이 도서상품권 주세요. 그러면 제일 먼저 머리에 들어오는 게 캐시(게임머니)라고..." 오락실에 가기 위해 부모님을 졸라 몇백 원을 받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 믿고 사준 상품권으로 어른들이 잘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뛰어노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은주(서울 잠원동): "저는 문화상품권은 책을 사거나 영화를 보는 건줄은 알았지만 그걸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몰랐거든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실제로 지난 5월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학부모 천여 명을 대상으로 자녀들의 게임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45%가 게임 이름을 모른다고 답했고 67%는 청소년이 이용 못하는 게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인지 약인지도 모르는 게임 종류는 수없이 늘어나는데, 갈수록 다양해 지는 게임 결제 수단은 통제할 방법 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권장희(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부모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결제 결과, 결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정부에서 지도감독 할 수 있는 것이고..."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사용돼야 할 문화상품권이 어린이들의 온라인 게임 결제 수단으로 쓰이는 현행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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