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술품 경매시장’ 들여다 봤더니

입력 2007.09.23 (22:20) 수정 2007.09.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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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 우리 문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가 미술품 경매시장의 호황이죠.

그런데, 그림에 대한 관심보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운 건 아닌지 걱정스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해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수원 그림으로 인기 높은 이대원의 대표작을 서로 사려고 경쟁이 치열합니다.

낙찰가는 3억 9천 만원, 시작가보다 1억 4천만원이나 뛰었습니다.

<인터뷰>차효준(미술품 경매사): "비중 있는 작품은 응찰자가 많죠. 그럴 경우 중간에 호가가 올라갈 수 있죠."

올 들어 이달까지 국내 양대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1,300여 억 원, 벌써 지난해 전체기간의 3배를 넘었습니다.

경매사 설립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10개 가까이 설립됐거나 설립될 예정입니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여윳돈이 그림시장에 몰려든 것으로 미술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연석(9월 설립 경매사 대표): "국내 시장이 확대되서 아주 큰 산업입니다. 앞으로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이상 과열 조짐도 감지됩니다.

전문가들은 비중 있는 전시 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신예작가들의 작품도 경매가가 급등하고 있는 점을 지적합니다.

생존작가 최고액을 기록한 이우환은 투기꾼들로 작품 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며 한국 사람에겐 자신의 작품이 안 팔렸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녹취>경매참가 9년째 컬렉터: "작전 그런 거 피부로 느껴져요. 저 그림이 그렇게 갈 수 없는데 뛰고 그러면 알죠. 느낌으로..."

잘 팔리는 화가에게 먼저 접촉해 작품을 내놓게하는 경매사들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외국의 경우처럼 소장자가 위탁하는 작품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뷰>이현숙(화랑협회 회장): "1,2차 시장이 혼동돼서 경매가 작가를 직접 컨택해서 작품을 구해 올리는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때문에 화가 2백여 명은 비슷비슷한 작가 위주의 경매를 꼬집으며 소액 주주를 모아 새 경매사를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2-3년 내에 한정된 작가의 작품이 동나면서 같은 작품이 되풀이돼 경매에 나올 것이라며 시장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조만간 조정국면에 들어가지 않을까 경매사들도 살아남으면 살고 닫는 회사도 생기고..."

10년 만의 호황을 누리는 경매시장, 미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운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열풍이 낳은 후유증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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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미술품 경매시장’ 들여다 봤더니
    • 입력 2007-09-23 21:08:53
    • 수정2007-09-24 08:07:44
    뉴스 9
<앵커 멘트> 올해 우리 문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가 미술품 경매시장의 호황이죠. 그런데, 그림에 대한 관심보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운 건 아닌지 걱정스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해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수원 그림으로 인기 높은 이대원의 대표작을 서로 사려고 경쟁이 치열합니다. 낙찰가는 3억 9천 만원, 시작가보다 1억 4천만원이나 뛰었습니다. <인터뷰>차효준(미술품 경매사): "비중 있는 작품은 응찰자가 많죠. 그럴 경우 중간에 호가가 올라갈 수 있죠." 올 들어 이달까지 국내 양대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1,300여 억 원, 벌써 지난해 전체기간의 3배를 넘었습니다. 경매사 설립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10개 가까이 설립됐거나 설립될 예정입니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여윳돈이 그림시장에 몰려든 것으로 미술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연석(9월 설립 경매사 대표): "국내 시장이 확대되서 아주 큰 산업입니다. 앞으로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이상 과열 조짐도 감지됩니다. 전문가들은 비중 있는 전시 등 검증을 거치지 않은 신예작가들의 작품도 경매가가 급등하고 있는 점을 지적합니다. 생존작가 최고액을 기록한 이우환은 투기꾼들로 작품 값에 거품이 끼고 있다며 한국 사람에겐 자신의 작품이 안 팔렸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녹취>경매참가 9년째 컬렉터: "작전 그런 거 피부로 느껴져요. 저 그림이 그렇게 갈 수 없는데 뛰고 그러면 알죠. 느낌으로..." 잘 팔리는 화가에게 먼저 접촉해 작품을 내놓게하는 경매사들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외국의 경우처럼 소장자가 위탁하는 작품만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뷰>이현숙(화랑협회 회장): "1,2차 시장이 혼동돼서 경매가 작가를 직접 컨택해서 작품을 구해 올리는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때문에 화가 2백여 명은 비슷비슷한 작가 위주의 경매를 꼬집으며 소액 주주를 모아 새 경매사를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2-3년 내에 한정된 작가의 작품이 동나면서 같은 작품이 되풀이돼 경매에 나올 것이라며 시장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정준모(미술평론가): "조만간 조정국면에 들어가지 않을까 경매사들도 살아남으면 살고 닫는 회사도 생기고..." 10년 만의 호황을 누리는 경매시장, 미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운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열풍이 낳은 후유증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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