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통주 맥을 이어라”

입력 2007.09.2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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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올해 차롓술은 무엇으로 준비하셨습니까?
최근 잊혀졌던 우리의 전통주를 되살리거나 개량하는 움직임이 있다니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조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육당 최남선이 조선의 3대 명주로 꼽았던 술, 죽력고.

대나무를 항아리에 넣고 3일 동안 쪄서 나온 죽력, 즉 대나무 진액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시대에 널리 마시던 이 약술의 맥이 끊긴 것은 일제 강점기.

하지만 5년 전 무형문화재 송명섭 씨가 그 맛과 효험을 되살렸습니다.

한약사였던 외증조 할아버지로부터 어릴 때 배웠던 방식을 재현한 것입니다.

<인터뷰> 송명섭('죽력고' 무형문화재) : "약을 만드는 그런 마음가짐과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기능성이 외국 술보다는 아주 뛰어납니다."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외환위기 때 직장을 그만 둔 박성기 씨는 지난 2000년, 지역의 한 탁주 공장을 인수해 전통주 제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더부룩함과 숙취가 적은 저온 숙성 막걸리와 독특한 향을 첨가한 약주 등을 개발했습니다.

덕분에 1억 원도 안 되던 한해 매출을 30억 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인터뷰> 박성기((주)우리술 대표) :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출이라든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망에 과감하게 도전해서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주 제조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등록된 전통주 제조업체는 280곳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익성이 없어 생산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나머지도 대부분 가내 수공업 형태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시명(전통주 품평가) : "우리 스스로 우리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재인식할 수 있는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여러 것들이 있는데,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기야 국회의원 29명이 전통주 육성 지원 법안까지 발의했지만 그마저도 1년째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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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전통주 맥을 이어라”
    • 입력 2007-09-24 21:30:16
    뉴스 9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올해 차롓술은 무엇으로 준비하셨습니까? 최근 잊혀졌던 우리의 전통주를 되살리거나 개량하는 움직임이 있다니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조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육당 최남선이 조선의 3대 명주로 꼽았던 술, 죽력고. 대나무를 항아리에 넣고 3일 동안 쪄서 나온 죽력, 즉 대나무 진액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시대에 널리 마시던 이 약술의 맥이 끊긴 것은 일제 강점기. 하지만 5년 전 무형문화재 송명섭 씨가 그 맛과 효험을 되살렸습니다. 한약사였던 외증조 할아버지로부터 어릴 때 배웠던 방식을 재현한 것입니다. <인터뷰> 송명섭('죽력고' 무형문화재) : "약을 만드는 그런 마음가짐과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기능성이 외국 술보다는 아주 뛰어납니다."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외환위기 때 직장을 그만 둔 박성기 씨는 지난 2000년, 지역의 한 탁주 공장을 인수해 전통주 제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더부룩함과 숙취가 적은 저온 숙성 막걸리와 독특한 향을 첨가한 약주 등을 개발했습니다. 덕분에 1억 원도 안 되던 한해 매출을 30억 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인터뷰> 박성기((주)우리술 대표) :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출이라든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 유통망에 과감하게 도전해서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주 제조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등록된 전통주 제조업체는 280곳입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익성이 없어 생산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나머지도 대부분 가내 수공업 형태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시명(전통주 품평가) : "우리 스스로 우리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재인식할 수 있는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여러 것들이 있는데,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기야 국회의원 29명이 전통주 육성 지원 법안까지 발의했지만 그마저도 1년째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KBS 뉴스 조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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