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와인 열풍 속 국산 포도주 설 곳 없다

입력 2007.10.16 (22:49) 수정 2007.10.17 (07:3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국내 포도주 시장이 열풍이라고 할만큼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포도주의 90%가 수입산이라는데 있습니다.
국산 포도주가 왜 이렇게 맥을 못추고 있는지 정영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직장 동호회의 포도주 품평회.

잔에 따른 뒤 색깔을 보고 그 향을 느낍니다.

맛을 음미하고 나면 평가가 시작됩니다.

<녹취> 박효진('와인빌' 회원): "붉은 색깔 과일류의 향이 많이 나고 뒤에는 바닐라 향이 나네요."

<녹취>서일('와인빌' 회원): "타닌 성분이나 산도가 굉장히 밸런스가 잘 맞아요."

이처럼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포도주를 다룬 만화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길례(교보문고 북마스터): "한때 CEO 추천 도서에 오를 정도로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어요."

국내 포도주시장도 해마다 30퍼센트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공재훈(신세계 경영지원실 직원): "지난 추석 기간에는 한 50%, 이번 세일 기간에도 두 배 가량 와인 매출이 신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팔리고 있는 포도주는 대부분 수입품입니다.

국산 포도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2년 36%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9.6%로 줄었고 올해는 10퍼센트도 밑으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2005년 포도주특구로 지정됐던 전북 완주군의 경우 올해 결국 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국내 포도주산업은 고사 직전입니다.

그렇다고 국산 포도주의 품질이 외국산에 뒤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 김정숙(회사원): "국산 와인을 마셔 보니까, 향도 깊고 감칠맛 나는 맛을 느낄 수 있네요."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주세와 시대에 뒤떨어진 유통구조.

현행 30퍼센트인 국산 포도주에 대한 주세는 내년부터 15퍼센트로 낮아집니다.

하지만 포도주를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보고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우체국 택배를 제외하면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인터뷰> 윤병태(와인 코리아 대표): "주세에 대한 정책이나 판매 유통에 대한 정책들이 빨리 개선돼야 (외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칠레산 포도주의 수입이 12배 이상 늘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과도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책적 배려가 없다면 국내 포도주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취재] 와인 열풍 속 국산 포도주 설 곳 없다
    • 입력 2007-10-16 21:19:50
    • 수정2007-10-17 07:32:02
    뉴스 9
<앵커 멘트> 국내 포도주 시장이 열풍이라고 할만큼 해마다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포도주의 90%가 수입산이라는데 있습니다. 국산 포도주가 왜 이렇게 맥을 못추고 있는지 정영훈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직장 동호회의 포도주 품평회. 잔에 따른 뒤 색깔을 보고 그 향을 느낍니다. 맛을 음미하고 나면 평가가 시작됩니다. <녹취> 박효진('와인빌' 회원): "붉은 색깔 과일류의 향이 많이 나고 뒤에는 바닐라 향이 나네요." <녹취>서일('와인빌' 회원): "타닌 성분이나 산도가 굉장히 밸런스가 잘 맞아요." 이처럼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포도주를 다룬 만화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신길례(교보문고 북마스터): "한때 CEO 추천 도서에 오를 정도로 직장인들이 많이 찾았어요." 국내 포도주시장도 해마다 30퍼센트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공재훈(신세계 경영지원실 직원): "지난 추석 기간에는 한 50%, 이번 세일 기간에도 두 배 가량 와인 매출이 신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팔리고 있는 포도주는 대부분 수입품입니다. 국산 포도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2년 36%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9.6%로 줄었고 올해는 10퍼센트도 밑으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2005년 포도주특구로 지정됐던 전북 완주군의 경우 올해 결국 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국내 포도주산업은 고사 직전입니다. 그렇다고 국산 포도주의 품질이 외국산에 뒤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 김정숙(회사원): "국산 와인을 마셔 보니까, 향도 깊고 감칠맛 나는 맛을 느낄 수 있네요."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주세와 시대에 뒤떨어진 유통구조. 현행 30퍼센트인 국산 포도주에 대한 주세는 내년부터 15퍼센트로 낮아집니다. 하지만 포도주를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보고 영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우체국 택배를 제외하면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인터뷰> 윤병태(와인 코리아 대표): "주세에 대한 정책이나 판매 유통에 대한 정책들이 빨리 개선돼야 (외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칠레산 포도주의 수입이 12배 이상 늘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과도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책적 배려가 없다면 국내 포도주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