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초월한 ‘사랑의 김장’

<앵커 멘트>

입동이었던 어제 겨울 추위를 잊게 하는 훈훈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치를 담갔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소 불경이 울려 퍼지던 사찰 뜰이 커다란 김치공장으로 변했습니다.

종교인과 자원봉사자 등 8백여 명이 모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김치를 담그는 행사입니다.

절인 배춧잎 사이사이에 맛깔스러운 양념이 채워지고, 사랑까지 듬뿍 보태집니다.

갓 담근 맛있는 김치를 서로 먹여주면서 훈훈한 웃음을 주고받는 사이 사랑의 김치 상자도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인터뷰> 유현희(자원봉사자): "이웃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저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먹을거리 나누기 운동 협의회 등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불교와 개신교, 성공회 등 서로 다른 종교의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해 힘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지관(조계종 총무원장): "아름다운 마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종교인들이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경조(대한성공회 관구장): "교리가 다르고 신앙의 내용이 달라도 그걸 넘어서서 힘을 모은다는 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로 담가진 김치는 100톤.

4만명이 겨우내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종교의 차이를 넘어 사랑으로 만들어진 김치가 어려운 이웃에겐 더욱 뜻깊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