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없는 ‘위험천만 구급차’

입력 2007.11.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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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차 안에는 당연히 의료진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119 구급차를 제외한 일부 구급차에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이렌 소리 사이렌을 울리며 사설 구급차가 도착합니다.

환자가 급히 들것에 실려 나오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간호사나 응급구조사는 보이질 않습니다.

<인터뷰> 최대운(환자 보호자) : "깜짝 놀랐죠. 간호사가 내리시는 줄 알았어요. 아무도 없는 거 같아서 어머니한테 말씀드렸더니 아무도 안탔다고..."

응급환자를 혼자 태우고 온 운전자,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했다는 대답입니다.

<녹취> 사설 구급차 운전자 : "의사 선생님이 안타도 된다니까 그냥 가도 된다고 하니까..."

그러나 응급환자를 이송하거나 이송하기 위해 출동할 때 반드시 의사나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가 타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종합병원. 역시 보호자 홀로 뒷 좌석에 오릅니다.

<녹취> 사설 구급차 직원 : "(아까는 그냥 오시는 것 같던데?) 아닐텐데... 잘못보신 거 같은데..."

그러나 현실은 운전자 혼자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일이 이상 낯선 게 아닙니다.

<인터뷰> 현직 구급대원 : "현장에 나가서 보면 119 구급차 외에는 거의 혼자타고 오고요. 혼자 환자 싣고 운전해 가고 그냥 누워서 타고 가는 택시죠."

실제로 서울대병원이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2천360건의 응급차량 이송 가운데 운전자 혼자 탄 경우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신상도(교수/서울대학교 응급의학과) : "심정지가 들어간 환자들은 4~6분이 지나면 뇌에 손상이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응급 운전자 단독으로 운전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구급차에 대한 관리감독은 구급차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만 있을 뿐 입니다.

운전자 혼자 환자를 이송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 : "달리는 응급차를 세울 수도 없고 일일이 다 감독할 수 없습니다."

응급환자를 위한 구급차.

그러나 정작 응급 상황에서 구급차를 타는 환자들은 구급차 안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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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진 없는 ‘위험천만 구급차’
    • 입력 2007-11-18 21:08:19
    뉴스 9
<앵커 멘트>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차 안에는 당연히 의료진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119 구급차를 제외한 일부 구급차에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이렌 소리 사이렌을 울리며 사설 구급차가 도착합니다. 환자가 급히 들것에 실려 나오지만 당연히 있어야 할 간호사나 응급구조사는 보이질 않습니다. <인터뷰> 최대운(환자 보호자) : "깜짝 놀랐죠. 간호사가 내리시는 줄 알았어요. 아무도 없는 거 같아서 어머니한테 말씀드렸더니 아무도 안탔다고..." 응급환자를 혼자 태우고 온 운전자,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했다는 대답입니다. <녹취> 사설 구급차 운전자 : "의사 선생님이 안타도 된다니까 그냥 가도 된다고 하니까..." 그러나 응급환자를 이송하거나 이송하기 위해 출동할 때 반드시 의사나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가 타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종합병원. 역시 보호자 홀로 뒷 좌석에 오릅니다. <녹취> 사설 구급차 직원 : "(아까는 그냥 오시는 것 같던데?) 아닐텐데... 잘못보신 거 같은데..." 그러나 현실은 운전자 혼자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일이 이상 낯선 게 아닙니다. <인터뷰> 현직 구급대원 : "현장에 나가서 보면 119 구급차 외에는 거의 혼자타고 오고요. 혼자 환자 싣고 운전해 가고 그냥 누워서 타고 가는 택시죠." 실제로 서울대병원이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2천360건의 응급차량 이송 가운데 운전자 혼자 탄 경우가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신상도(교수/서울대학교 응급의학과) : "심정지가 들어간 환자들은 4~6분이 지나면 뇌에 손상이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응급 운전자 단독으로 운전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구급차에 대한 관리감독은 구급차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만 있을 뿐 입니다. 운전자 혼자 환자를 이송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 : "달리는 응급차를 세울 수도 없고 일일이 다 감독할 수 없습니다." 응급환자를 위한 구급차. 그러나 정작 응급 상황에서 구급차를 타는 환자들은 구급차 안에서 생명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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