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발해 유적 기초 복원 끝…‘중국화’ 가속

입력 2007.11.18 (21:56) 수정 2007.11.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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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땅에 있는 발해의 수도가 옛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 발해 유적을 단독으로 세계 문화유산에 신청할 계획입니다.

윤양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발해의 옛 수도 상경용천부입니다.

3년 간의 발굴과 기초 복원 작업을 끝내고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폐허로 남아 있던 궁전터가 축대를 쌓아 올려 복원됐습니다.

흙 속에 묻혀 있던 성벽도 윤곽을 드러냈고, 건물 자리의 주춧돌도 가지런히 정리됐습니다.

<녹취> 관리원 : "주춧돌들이 모두 흙에 묻혀 있었는데 지금은 전부 찾아냈습니다."

발해의 손끝 무늬 기와 더미가 어지럽게 쌓여 있는 등 발굴 작업이 끝난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발굴된 유적들은 하얼빈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지역에 살던 주민 700여 가구는 대부분 이주시켜 지금은 30여 가구만 남았습니다.

<녹취> 주민 : "내년 봄에 아파트가 완공돼 나머지 주민들이 입주하면 이 곳에는 한 가구도 없고 완전히 평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기초 복원 작업이 끝난 발해 유적을 고구려 유적처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계획입니다.

또 주변의 호수 등과 묶어 관광단지로 개발시킨다는 복안입니다.

<녹취>상경용천부 관리원 : "세계문화유산 관계자들이 직접 보고난 후에 (궁궐) 복원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 문화 유산 등록을 단독으로 추진한다는데 있습니다.

고구려 유적의 경우 그나마 북한과 공동으로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했지만, 발해의 경우 중국 유적으로만 등록될 경우 발해가 중국 역사라는 주장이 전세계적으로 공인될 우려가 큽니다.

<인터뷰>송기호(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유네스코에 등재해서 발해 유적을 중국 역사의 한 부분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발해는 최근 드라마를 통해 우리 역사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중국은 중고교 국사 교과서에도 당나라 지방 정권으로 정의해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는 등 중국화를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구려와 발해가 동북공정의 핵심 목표라며 발해를 잃게 되면, 고구려 역시 위협을 받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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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발해 유적 기초 복원 끝…‘중국화’ 가속
    • 입력 2007-11-18 21:12:41
    • 수정2007-11-18 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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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땅에 있는 발해의 수도가 옛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 발해 유적을 단독으로 세계 문화유산에 신청할 계획입니다. 윤양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발해의 옛 수도 상경용천부입니다. 3년 간의 발굴과 기초 복원 작업을 끝내고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폐허로 남아 있던 궁전터가 축대를 쌓아 올려 복원됐습니다. 흙 속에 묻혀 있던 성벽도 윤곽을 드러냈고, 건물 자리의 주춧돌도 가지런히 정리됐습니다. <녹취> 관리원 : "주춧돌들이 모두 흙에 묻혀 있었는데 지금은 전부 찾아냈습니다." 발해의 손끝 무늬 기와 더미가 어지럽게 쌓여 있는 등 발굴 작업이 끝난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발굴된 유적들은 하얼빈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지역에 살던 주민 700여 가구는 대부분 이주시켜 지금은 30여 가구만 남았습니다. <녹취> 주민 : "내년 봄에 아파트가 완공돼 나머지 주민들이 입주하면 이 곳에는 한 가구도 없고 완전히 평지가 될 것이다." 중국은 기초 복원 작업이 끝난 발해 유적을 고구려 유적처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계획입니다. 또 주변의 호수 등과 묶어 관광단지로 개발시킨다는 복안입니다. <녹취>상경용천부 관리원 : "세계문화유산 관계자들이 직접 보고난 후에 (궁궐) 복원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세계 문화 유산 등록을 단독으로 추진한다는데 있습니다. 고구려 유적의 경우 그나마 북한과 공동으로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했지만, 발해의 경우 중국 유적으로만 등록될 경우 발해가 중국 역사라는 주장이 전세계적으로 공인될 우려가 큽니다. <인터뷰>송기호(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유네스코에 등재해서 발해 유적을 중국 역사의 한 부분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발해는 최근 드라마를 통해 우리 역사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중국은 중고교 국사 교과서에도 당나라 지방 정권으로 정의해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는 등 중국화를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구려와 발해가 동북공정의 핵심 목표라며 발해를 잃게 되면, 고구려 역시 위협을 받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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