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건보료, 방만한 운영비 낮춰라

입력 2007.11.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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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심을 쓰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 건강 보험 재정, 언제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건강 보험 재정 안정 방안을 생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병원 병실의 점심시간, 환자들에게 식사가 배달됩니다.

한끼 식사비용 5천 원 가운데 환자가 내는 돈은 천 5백 원, 나머지 3천500원은 건강보험에서 지원됩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병원식대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줄었습니다.

<인터뷰> 문혜안(경기도 인천시) : "보험이 되니까 부담도 없고, 나처럼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은 밥값이 비쌀 때 보다 싸니까..."

문제는 병의 경중이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입원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식대 보험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뷰> 정우진(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여러 전문가들이 식대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에서 그것을 받아들인 것은 인기영합주의정책이다라는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올 한해 병원식대에 들어간 비용만 5천억 원, 건강보험 적자폭인 3천 7백억 원을 넘어섭니다.

식대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올해 적자는 생기지 않았을 거란 얘깁니다.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재정 설계를 하고 적자가 생기면 보험료를 올려 메꾸어가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보료 인상에 앞서 건강보험공단의 방만한 운영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양봉민(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대만의 운영비가 1.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4%로 두배 이상 높다."

실제로 1조 원에 육박하는 공단의 관리운영비를 2%로 낮추면 연간 5천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와 건강보험료 무임승차를 줄이는 등 건보재정을 건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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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 빠진 독’ 건보료, 방만한 운영비 낮춰라
    • 입력 2007-11-21 21: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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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선심을 쓰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 건강 보험 재정, 언제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건강 보험 재정 안정 방안을 생각해봤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병원 병실의 점심시간, 환자들에게 식사가 배달됩니다. 한끼 식사비용 5천 원 가운데 환자가 내는 돈은 천 5백 원, 나머지 3천500원은 건강보험에서 지원됩니다. 지난해 6월부터 병원식대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부담이 대폭 줄었습니다. <인터뷰> 문혜안(경기도 인천시) : "보험이 되니까 부담도 없고, 나처럼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은 밥값이 비쌀 때 보다 싸니까..." 문제는 병의 경중이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입원한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식대 보험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뷰> 정우진(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여러 전문가들이 식대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에서 그것을 받아들인 것은 인기영합주의정책이다라는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올 한해 병원식대에 들어간 비용만 5천억 원, 건강보험 적자폭인 3천 7백억 원을 넘어섭니다. 식대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올해 적자는 생기지 않았을 거란 얘깁니다.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재정 설계를 하고 적자가 생기면 보험료를 올려 메꾸어가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보료 인상에 앞서 건강보험공단의 방만한 운영비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양봉민(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대만의 운영비가 1.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4%로 두배 이상 높다." 실제로 1조 원에 육박하는 공단의 관리운영비를 2%로 낮추면 연간 5천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와 건강보험료 무임승차를 줄이는 등 건보재정을 건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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