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 임직원 ‘경선 후원금 쪼개기’ 확인

입력 2007.11.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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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른바 후원금 쪼개기 수법도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탐사보도팀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측 후원회에 5백만원 넘게 기부금을 낸 공개대상 기부자 76명의 명단입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고액기부자는 성명은 물론, 생년월일과 주소,직업과 연락처까지 모두 공개해야 하지만, 상당수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이른바 '묻지마 후원'을 했습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인터넷 검색과 기업의 법인 등기부 등본 대조 등을 통해 이들 고액기부자의 정체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7월 6일과 9일 박근혜 후원계좌에 천만원씩 입금한 후원자 10명이 대현실업의 임직원 등 관계자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현수 회장과 아들인 손준석,손준용 사장을 비롯해 대구 등 지역 지사장 2명도 같은날 서울의 한 은행지점에서 후원금을 낸 것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본인이 후원했는지 여부를 대현실업측에 묻자, 모두 회장님의 돈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대현실업 관계자 : "(회장님이) 경리부장한테 '야! 1억 인출해 와'해서 인출해왔더니 그돈을 주면서...사실 나머지 9명은 후원금을 보냈는지 안보냈는지도 몰랐어요."

손 회장의 개인 계좌에서 인출된 1억원은 손 회장 본인을 포함해 임직원 등 10명의 명의로, 기부한도액인 천만원씩 쪼개져 박근혜 후원회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이른바 후원금 쪼개기 수법입니다.

<녹취> 대현실업측 후원자 : "천만원이 한도니까 개인별로...우리는 뭐 선거 이런거 잘 모르기 때문에 (회장님께 안 된다고) 더 얘기를 못했죠."

70년대 도심 지하상가 개발사업으로 성장한 대현실업은 대구 중앙지하상가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 시비를 낳기도 했습니다.

대현실업 손현수 회장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중앙위 부의장, 서울시협의회 회장도 역임했습니다.

박근혜 후보측 회계책임자는 손 회장을 모를 리 없지만 고액기부자 명단에는 성명만 기재한 채 선관위에 제출해 대현실업의 쪼개기 후원 사실을 감추려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여럿 빌려 한도 이상의 기부금을 주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은 엄연한 불법으로, 형사처벌대상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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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기업 임직원 ‘경선 후원금 쪼개기’ 확인
    • 입력 2007-11-21 21:27:27
    뉴스 9
<앵커 멘트> 이른바 후원금 쪼개기 수법도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탐사보도팀 김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측 후원회에 5백만원 넘게 기부금을 낸 공개대상 기부자 76명의 명단입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고액기부자는 성명은 물론, 생년월일과 주소,직업과 연락처까지 모두 공개해야 하지만, 상당수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이른바 '묻지마 후원'을 했습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인터넷 검색과 기업의 법인 등기부 등본 대조 등을 통해 이들 고액기부자의 정체를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7월 6일과 9일 박근혜 후원계좌에 천만원씩 입금한 후원자 10명이 대현실업의 임직원 등 관계자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손현수 회장과 아들인 손준석,손준용 사장을 비롯해 대구 등 지역 지사장 2명도 같은날 서울의 한 은행지점에서 후원금을 낸 것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본인이 후원했는지 여부를 대현실업측에 묻자, 모두 회장님의 돈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대현실업 관계자 : "(회장님이) 경리부장한테 '야! 1억 인출해 와'해서 인출해왔더니 그돈을 주면서...사실 나머지 9명은 후원금을 보냈는지 안보냈는지도 몰랐어요." 손 회장의 개인 계좌에서 인출된 1억원은 손 회장 본인을 포함해 임직원 등 10명의 명의로, 기부한도액인 천만원씩 쪼개져 박근혜 후원회 계좌로 입금됐습니다. 이른바 후원금 쪼개기 수법입니다. <녹취> 대현실업측 후원자 : "천만원이 한도니까 개인별로...우리는 뭐 선거 이런거 잘 모르기 때문에 (회장님께 안 된다고) 더 얘기를 못했죠." 70년대 도심 지하상가 개발사업으로 성장한 대현실업은 대구 중앙지하상가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 시비를 낳기도 했습니다. 대현실업 손현수 회장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중앙위 부의장, 서울시협의회 회장도 역임했습니다. 박근혜 후보측 회계책임자는 손 회장을 모를 리 없지만 고액기부자 명단에는 성명만 기재한 채 선관위에 제출해 대현실업의 쪼개기 후원 사실을 감추려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여럿 빌려 한도 이상의 기부금을 주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은 엄연한 불법으로, 형사처벌대상입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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