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생사의 경계 넘어 미국으로

입력 2007.12.09 (10: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밀입국 행렬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국경을 넘다가 붙잡히는 밀입국자들만 해도 한 해 백만 명, 성공하는 사람들은 50만 명을 넘는다고 하는데요. 미국이 아무리 국경 경비를 강화해도 소용이 없는 이런 밀입국 행렬에 최근에는 탈북자들까지 동참하고 있습니다.

양지우 순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애리조나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소노라주. 사막의 땅, 소노라주 북쪽의 작은 마을 알타르는 미국과의 국경에서 1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초라한 행색의 나그네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띱니다. 이들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밀입국 희망자들입니다.

<인터뷰> 벨라스코 가르시아 : "어떻게 일을 찾아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자리도 없고 정부가 도움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식들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라메로 세르반테스 : "멕시코에서는 수입이 하루에 150페소나 100페소(우리 돈 만5천원이나 만원)지만 미국에서는 한 시간에 9달러입니다."

알타르는 밀입국자들의 '월마트'로 불립니다. 이곳에 오면 밀입국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실제로, 밀입국의 필수품인 물과 비상식량, 방한복 등을 파는 가게가 40개 넘게 성업 중입니다. 가장 많이 찾는 상품 가운데 하나는 탈수증을 막는 약품입니다.

<인터뷰> 리디아 가게 점원 : "여기는 사막 지역이라 온도가 높다보니 몸이 안 좋아 지거나 수분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것 하나만 있으면 괜찮아집니다."

위장색이 입혀진 배낭에서 야간에 얼굴 반사를 막기 위한 복면까지, 모두 미국 국경순찰대원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 들입니다. 가족 단위 밀입국을 위한 특수용품도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가게 주인) : "아기를 팔에 들고 다니지 않고 이 것으로 앞에 매던가 등에 업고 다닐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알타르 마을의 규모를 3배 이상 키운 이런 '밀입국 경기'의 또 다른 수혜자는 숙박업자들입니다. 수용소처럼 보이는 이 시설은 밀입국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잠깐 묵어가는 여인숙입니다. 하루 숙박비가 우리 돈으로 6,7천원 정도인데, 인구 만8천 명인 알타르에 이런 시설이 90개나 있습니다.

<인터뷰> 베르나르도 카이탄 : "그 전에도 한 번 밀입국을 시도했는데 걸려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시도를 하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인구 35만 명의 국경도시 노갈레스. 알타르에서 200km 떨어진 도시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검문소가 마주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가지 외곽에는 타고 넘을 엄두가 나지 않는 국경 장벽과 번득이는 감시카메라들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노갈레스 시가지에만 국한됩니다.

미국 측 국경 검문소로부터 불과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야산. 삼엄한 검문소 주변과 달리 철조망만 설치된 국경으로 멕시코인 3명이 다가갑니다.

야간 밀입국을 위해 미리 길을 봐두러 나선 것인데, 미국 측 순찰대원들이 보이지 않자 아예 철조망을 통과해 미국 땅으로 넘어갑니다. 이상한 낌새를 챘는지 멕시코 땅으로 되돌아오긴 했지만, 맘만 먹으면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호세(밀입국 희망자) : "미국측이 저를 잡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넘어갈 겁니다. 단속이 두렵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멕시코인들이 지나갔는지 헐거워진 국경 철조망은 쉽게 들리고 아예 문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미국-멕시코 간 국경 시설은 사실 이렇게 철조망만 있는 곳이 많아 손쉬운 밀입국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밀입국자들에게 국경까지의 여정은 순조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국경 통과 순간부터 이들의 여정은 가시밭길과도 같습니다.

알타르에서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차로 2시간 가면 나타나는 국경 마을 사사베. 멕시코 이민국 산하기관인 '그루포 베타' 사무실로 들어가면 빨간 점들이 빼곡하게 붙어있는 관할 지도가 보입니다.

<인터뷰> 산체스(그루포 베타 사사베 지구대장) : "(이 지도는)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길을 나타내고 여기 붙어있는 빨간 점은 점 하나에 사람 한 명이 죽었다는 뜻입니다."

지도에는 지난 1999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5년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 남부에서만 밀입국자 650명이 숨졌다고 나와 있습니다. 소노라주를 넘으면 황량한 애리조나 사막이 펼쳐지고, 밀입국자들은 보통 사나흘을 걸어야 미국 도시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면 섭씨 50도까지 올라가는 사막을 며칠이고 걷다 보면 탈수증에 빠지기 쉽고 또 전갈이나 독거미 등에 물리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포르티노(밀입국 경험자) : "어떤 사람의 팔다리가 부러졌거나 곤충에 물렸거나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갈 길을 계속 갑니다."

때문에 낙오되는 것을 막으려는 밀입국자들의 노력은 필사적입니다.

<인터뷰> 페드로(밀입국 경험자) : "제 동료 중에 한 명은 물이 없다보니 병에다 오줌을 눴습니다. 나중에 마시려고요..."

목숨을 잃지 않아도 사막에서 밀입국자들은 한계에 가까운 고통을 받습니다.

수도 멕시코시티 인접주인 이달고주의 한 테마공원. 모여 있는 40여 명의 사람들은 국경 넘기 체험 프로그램인 '밤의 행군' 참가자들입니다. 실제 밀입국자였던 공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새벽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미국 국경 순찰대원의 단속을 피해 밤새도록 달리고 또 기어 다닙니다.

<인터뷰> "국경순찰대다! 거기 있는 것 다 안다!"

<인터뷰> 푸리(테마공원 직원) : "이 체험은 아주 힘듭니다. (프로그램)목적은 멕시코인이나 외국인한테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하는 것입니다."

사막이 아니라도 참극은 벌어집니다. 노갈레스 주택가에 있는 이 하수 터널은 미국과의 국경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밀입국 통로로 자주 이용되는 이곳에 미국측은 철창 설치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물이 많지 않지만 비라도 오면 하수 터널에 물이 차 밀입국자들이 목숨을 잃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로베르토(그루포 베타 노갈레스 지구대원) : "익사한 사례가 몇 번 있었고 이번에 (밀입국자) 6명이 미국 쪽에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밀입국 과정에서 숨지는 사람은 한 해 4백 명 안팎, 지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는 4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멕시코 국경을 통한 밀입국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다른 나라 국민들까지 이 밀입국 행렬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탈북자들도 이 밀입국 대열에 끼어들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한 공장지대. 이 곳 식품 공장에서 일하는 이 모씨는 지난 2000년 북한을 탈출한 사람입니다. 위조한 한국 여권을 들고 2년 전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멕시코 치안 당국에 붙들려 몇 개월 동안 수용소 생활을 했던 이 씨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자를 여러 명 보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00(탈북자) : "그런 소리를 (멕시코)수용소 안에서 들었습니다. 수용소 안에서...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그러니까 한국 갔다가 한국 국적 받아가지고 (국경으로)갔던 분들이 8명 있다고... (저 문으로 금방 나갔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일부 시민.종교단체들은 멕시코 정부가 고용 사정에 대한 저소득층의 불만이 밀입국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길 바라는 한편, 밀입국에 성공한 사람들이 보내오는 막대한 달러를 노리고 이런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프리실리아노(천주교 신부) : "밀입국을 막기 위한 해결 방법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제도가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다 붙들린 밀입국자는 모두 110만 명. 또 밀입국에 성공한 사람은 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선을 넘어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목숨을 담보로 한 이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오늘도 애리조나 사막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멕시코, 생사의 경계 넘어 미국으로
    • 입력 2007-12-09 09:51:0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밀입국 행렬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국경을 넘다가 붙잡히는 밀입국자들만 해도 한 해 백만 명, 성공하는 사람들은 50만 명을 넘는다고 하는데요. 미국이 아무리 국경 경비를 강화해도 소용이 없는 이런 밀입국 행렬에 최근에는 탈북자들까지 동참하고 있습니다. 양지우 순회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애리조나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소노라주. 사막의 땅, 소노라주 북쪽의 작은 마을 알타르는 미국과의 국경에서 1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초라한 행색의 나그네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띱니다. 이들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밀입국 희망자들입니다. <인터뷰> 벨라스코 가르시아 : "어떻게 일을 찾아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자리도 없고 정부가 도움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자식들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터뷰> 라메로 세르반테스 : "멕시코에서는 수입이 하루에 150페소나 100페소(우리 돈 만5천원이나 만원)지만 미국에서는 한 시간에 9달러입니다." 알타르는 밀입국자들의 '월마트'로 불립니다. 이곳에 오면 밀입국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실제로, 밀입국의 필수품인 물과 비상식량, 방한복 등을 파는 가게가 40개 넘게 성업 중입니다. 가장 많이 찾는 상품 가운데 하나는 탈수증을 막는 약품입니다. <인터뷰> 리디아 가게 점원 : "여기는 사막 지역이라 온도가 높다보니 몸이 안 좋아 지거나 수분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것 하나만 있으면 괜찮아집니다." 위장색이 입혀진 배낭에서 야간에 얼굴 반사를 막기 위한 복면까지, 모두 미국 국경순찰대원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 들입니다. 가족 단위 밀입국을 위한 특수용품도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가게 주인) : "아기를 팔에 들고 다니지 않고 이 것으로 앞에 매던가 등에 업고 다닐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알타르 마을의 규모를 3배 이상 키운 이런 '밀입국 경기'의 또 다른 수혜자는 숙박업자들입니다. 수용소처럼 보이는 이 시설은 밀입국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잠깐 묵어가는 여인숙입니다. 하루 숙박비가 우리 돈으로 6,7천원 정도인데, 인구 만8천 명인 알타르에 이런 시설이 90개나 있습니다. <인터뷰> 베르나르도 카이탄 : "그 전에도 한 번 밀입국을 시도했는데 걸려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시도를 하려고 여기에 있습니다." 인구 35만 명의 국경도시 노갈레스. 알타르에서 200km 떨어진 도시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검문소가 마주보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가지 외곽에는 타고 넘을 엄두가 나지 않는 국경 장벽과 번득이는 감시카메라들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노갈레스 시가지에만 국한됩니다. 미국 측 국경 검문소로부터 불과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야산. 삼엄한 검문소 주변과 달리 철조망만 설치된 국경으로 멕시코인 3명이 다가갑니다. 야간 밀입국을 위해 미리 길을 봐두러 나선 것인데, 미국 측 순찰대원들이 보이지 않자 아예 철조망을 통과해 미국 땅으로 넘어갑니다. 이상한 낌새를 챘는지 멕시코 땅으로 되돌아오긴 했지만, 맘만 먹으면 쉽게 국경을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호세(밀입국 희망자) : "미국측이 저를 잡는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넘어갈 겁니다. 단속이 두렵지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멕시코인들이 지나갔는지 헐거워진 국경 철조망은 쉽게 들리고 아예 문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미국-멕시코 간 국경 시설은 사실 이렇게 철조망만 있는 곳이 많아 손쉬운 밀입국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밀입국자들에게 국경까지의 여정은 순조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국경 통과 순간부터 이들의 여정은 가시밭길과도 같습니다. 알타르에서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차로 2시간 가면 나타나는 국경 마을 사사베. 멕시코 이민국 산하기관인 '그루포 베타' 사무실로 들어가면 빨간 점들이 빼곡하게 붙어있는 관할 지도가 보입니다. <인터뷰> 산체스(그루포 베타 사사베 지구대장) : "(이 지도는)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길을 나타내고 여기 붙어있는 빨간 점은 점 하나에 사람 한 명이 죽었다는 뜻입니다." 지도에는 지난 1999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5년 동안 미국 애리조나주 남부에서만 밀입국자 650명이 숨졌다고 나와 있습니다. 소노라주를 넘으면 황량한 애리조나 사막이 펼쳐지고, 밀입국자들은 보통 사나흘을 걸어야 미국 도시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여름이면 섭씨 50도까지 올라가는 사막을 며칠이고 걷다 보면 탈수증에 빠지기 쉽고 또 전갈이나 독거미 등에 물리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포르티노(밀입국 경험자) : "어떤 사람의 팔다리가 부러졌거나 곤충에 물렸거나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갈 길을 계속 갑니다." 때문에 낙오되는 것을 막으려는 밀입국자들의 노력은 필사적입니다. <인터뷰> 페드로(밀입국 경험자) : "제 동료 중에 한 명은 물이 없다보니 병에다 오줌을 눴습니다. 나중에 마시려고요..." 목숨을 잃지 않아도 사막에서 밀입국자들은 한계에 가까운 고통을 받습니다. 수도 멕시코시티 인접주인 이달고주의 한 테마공원. 모여 있는 40여 명의 사람들은 국경 넘기 체험 프로그램인 '밤의 행군' 참가자들입니다. 실제 밀입국자였던 공원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새벽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미국 국경 순찰대원의 단속을 피해 밤새도록 달리고 또 기어 다닙니다. <인터뷰> "국경순찰대다! 거기 있는 것 다 안다!" <인터뷰> 푸리(테마공원 직원) : "이 체험은 아주 힘듭니다. (프로그램)목적은 멕시코인이나 외국인한테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하는 것입니다." 사막이 아니라도 참극은 벌어집니다. 노갈레스 주택가에 있는 이 하수 터널은 미국과의 국경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밀입국 통로로 자주 이용되는 이곳에 미국측은 철창 설치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물이 많지 않지만 비라도 오면 하수 터널에 물이 차 밀입국자들이 목숨을 잃기 십상입니다. <인터뷰> 로베르토(그루포 베타 노갈레스 지구대원) : "익사한 사례가 몇 번 있었고 이번에 (밀입국자) 6명이 미국 쪽에서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밀입국 과정에서 숨지는 사람은 한 해 4백 명 안팎, 지난 1994년 이후 지금까지 사망자는 4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멕시코 국경을 통한 밀입국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다른 나라 국민들까지 이 밀입국 행렬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탈북자들도 이 밀입국 대열에 끼어들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한 공장지대. 이 곳 식품 공장에서 일하는 이 모씨는 지난 2000년 북한을 탈출한 사람입니다. 위조한 한국 여권을 들고 2년 전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멕시코 치안 당국에 붙들려 몇 개월 동안 수용소 생활을 했던 이 씨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자를 여러 명 보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00(탈북자) : "그런 소리를 (멕시코)수용소 안에서 들었습니다. 수용소 안에서...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그러니까 한국 갔다가 한국 국적 받아가지고 (국경으로)갔던 분들이 8명 있다고... (저 문으로 금방 나갔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일부 시민.종교단체들은 멕시코 정부가 고용 사정에 대한 저소득층의 불만이 밀입국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길 바라는 한편, 밀입국에 성공한 사람들이 보내오는 막대한 달러를 노리고 이런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프리실리아노(천주교 신부) : "밀입국을 막기 위한 해결 방법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는 제도가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다 붙들린 밀입국자는 모두 110만 명. 또 밀입국에 성공한 사람은 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선을 넘어 미국으로, 미국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목숨을 담보로 한 이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오늘도 애리조나 사막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