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메주 쑤는 날’

입력 2007.12.12 (22:23) 수정 2007.12.1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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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메주 쑤는 모습을 혹시 보신적 있으신가요? 지금은 드문 풍경이 됐죠.

옛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종갓집 메주 쑤는 날, 선재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대숲으로 아늑하게 둘러싸인 안마당.

오늘은 10대째 종갓집의 맏며느리인 기순도씨가 메주를 쑤는 날입니다.

잘 익은 대두를 북북 문대서 씻고, 채로 일어 콩깍지와 잔돌을 골라 냅니다.

구수한 콩 삶는 냄새가 온마을에 퍼져 나갑니다.

삶은 콩을 빻은뒤 메주 틀에 꾹 눌러 담아 빼내면 메주 모양이 완성됩니다.

<인터뷰>기순도: "옛말에 메주를 예쁘게 만들어야 딸을 예쁘게 낳는다 그랬지요."

볏짚으로 꼭꼭 당겨 묶은 메주를 잘 띄우려면 섣달 내내 온도를 유지해주고 보살펴야 합니다.

<인터뷰>기순도: "지금부터 시작이에요.지금부터 온도를 잘 유지해야 되고, 한달동안 발효가 잘 돼야 간장 된장 맛이 좋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로 이듬해 정월, 간장과 된장을 만듭니다.

기씨는 메주로 담근 간장을 멀리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요즘의 세태가 아무래도 씁쓸합니다.

<인터뷰>기순도: "간장을 써야 몸에도 좋고 옛날 맛 음식맛이 나는 거예요.젊은이들이 간장 맛을 잃어가요."

단 한 가지 과정만 소홀해도 간장과 된장 맛이 달라진다는 메주.

편리한 것에 길들여지고 있는 요즘, 음식에 정성과 지혜를 쏟았던 조상의 뜻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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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갓집 ‘메주 쑤는 날’
    • 입력 2007-12-12 21:38:30
    • 수정2007-12-12 22:52:12
    뉴스 9
<앵커 멘트> 메주 쑤는 모습을 혹시 보신적 있으신가요? 지금은 드문 풍경이 됐죠. 옛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종갓집 메주 쑤는 날, 선재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대숲으로 아늑하게 둘러싸인 안마당. 오늘은 10대째 종갓집의 맏며느리인 기순도씨가 메주를 쑤는 날입니다. 잘 익은 대두를 북북 문대서 씻고, 채로 일어 콩깍지와 잔돌을 골라 냅니다. 구수한 콩 삶는 냄새가 온마을에 퍼져 나갑니다. 삶은 콩을 빻은뒤 메주 틀에 꾹 눌러 담아 빼내면 메주 모양이 완성됩니다. <인터뷰>기순도: "옛말에 메주를 예쁘게 만들어야 딸을 예쁘게 낳는다 그랬지요." 볏짚으로 꼭꼭 당겨 묶은 메주를 잘 띄우려면 섣달 내내 온도를 유지해주고 보살펴야 합니다. <인터뷰>기순도: "지금부터 시작이에요.지금부터 온도를 잘 유지해야 되고, 한달동안 발효가 잘 돼야 간장 된장 맛이 좋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진 메주로 이듬해 정월, 간장과 된장을 만듭니다. 기씨는 메주로 담근 간장을 멀리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요즘의 세태가 아무래도 씁쓸합니다. <인터뷰>기순도: "간장을 써야 몸에도 좋고 옛날 맛 음식맛이 나는 거예요.젊은이들이 간장 맛을 잃어가요." 단 한 가지 과정만 소홀해도 간장과 된장 맛이 달라진다는 메주. 편리한 것에 길들여지고 있는 요즘, 음식에 정성과 지혜를 쏟았던 조상의 뜻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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