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사랑을 담아주세요!

입력 2007.12.25 (09:47) 수정 2007.12.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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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빨간색과 종소리 하면 떠 오르는 것 바로 구세군 자선 냄비죠?

올해도 거리 곳곳에서 우리 이웃의 따뜻한 마음을 정성껏 담았습니다.

이 자선냄비는 올해도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삶을 간직했는데요.

소현정 기자! 그런데, 올해는 안타깝게도 모금액이 목표에 못 미쳤다구요?

<리포트>

그런데 올해는 대선을 비롯해 워낙 큰 일들이 많아 예년에 비해 모금 액수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한지 79년만에 처음으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오늘 하루 더 모금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명동 거리입니다. 연말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나온 인파가 가득한 이곳에, 무심히 지나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의 종소리를 울리는 구세군 자선냄비입니다.

자선냄비에는 하루 종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변재우: “오늘 처음 봤어요.” “처음 본거에요?” “네.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였으면 좋겠어요.”

오며가며 길에서 자선냄비를 만나면 돈을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선냄비에 돈을 넣기 위해 일부러 돈을 모아 온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이준희: “동호회가 가끔 모이는데 그 돈으로 모아서 낸 거에요. 자주는 못하고 작은 돈은 가끔 하죠. 어려운 이웃들한테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특히 어린애들한테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번화한 명동 거리만큼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자선냄비에 모이는 사랑의 성금도 각양각색입니다.

<인터뷰> 신용해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올해 같은 경우엔 특별히 상품권 같은 게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요. 명동의 특징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 다른 외화, 중국돈이라던가 달러라던가 이렇게 많이 들어오고요.”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내거나 유치원생이 고사리 손으로 한 푼 두 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통째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규남 간사 (구세군교회): “아까 어떤 여자 꼬마 어린이가 저희 구세군에 와서 돼지저금통을 예쁘게 가지고 왔어요.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달라고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주고 가더라고요.”

헌혈증이나 상품권을 내놓는가하면 송년회를 하기 위해 마련한 회식비용을 선뜻 내놓은 직장인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홍봉식 사관 (구세군 대한본영): “송년회로 참여를 하면서 같은 직원들이 자선냄비 앞에 멈춰서가지고 본인들의 송년회 모든 경비를 넣고 기념촬영을 하고 갔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자선냄비는 지난 1일 시종식을 시작으로 기차역이나 톨게이트 등 전국 곳곳에 설치됐는데요, 10원짜리 동전부터 수표까지 성금의 액수도 다양했습니다.

<인터뷰> 김숙원 병사 (아현구세군교회): “올해 제가 처음 톨게이트 자원봉사를 나갔는데요. 톨게이트 자원봉사를 나가서 거스름돈도 많이 해주시는데 어떤 중년여자 분이 선뜻 10만 원짜리 수표를 내주시고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이광열 사관 (아현구세군교회): “며칠 전에는 신체에 큰 장애를 겪으신 분이 지나가시다가 종소리를 듣고 ‘차마 저는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시면서 주머니를 열어서 돈을 넣는데 제가 가만히 개수를 세어봤어요. 십 원짜리 세 개더라고요. ’미안합니다.’ 라며 넣고 가시는데 너무너무 가슴이 뭉클해서...”

나보다 남을 더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이웃들, 이런 분들을 모금 현장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길을 가다 구세군 종소리를 듣고 자선냄비를 찾아온 이 할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인터뷰> 강광태: “어렵게 살이 온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을 잘 안다고...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늘 소외된 곳을 찾아다니고 싶습니다. 소리 나는 곳으로 항상 가면 그곳에는 항상 자선냄비가 있더라고요. 돈 1만원이든 2만원이든 항상 참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른바 쪽방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노인들이 어렵게 모은 돈을 보내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구세군에서는 그동안 서울 영등포 지역 골방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급식 봉사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급식지원을 받아온 분들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형편의 이웃들을 돕고 싶다며 어렵게 모아온 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인터뷰> 오미경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한 노인 분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저희 모금함에 봉투를 넣으셨어요. 그분들은 영등포 골방의 회원이라고 적혀 있었고요. 10만원권 수표 5장이 들어있는데 저희들이 그걸 보면서 감동이 되어서...”

추운 날씨에 길을 지나다가 자신의 지갑을 열어 자선냄비에 돈을 넣고 가는 것...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무심코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구세군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인터뷰> 윤혜영 (자원봉사자): “내가 가진 것에서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그런 넉넉함과 여유로움, 이런 것들을 정말 배우고 싶고요. 봉사라고는 하지만 더 배우는 게 많아요. 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 거 그 자체도 너무 감사하고...”

최근에는 기부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현금이 아닌 교통카드로도 모금에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단말기를 통해 천 원씩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자선냄비입니다.

<인터뷰> 오세광: “좋은 것 같아요. 돈 없이도 카드로 할 수 있으니까.”
<인터뷰> 김혜림: “그냥 천원 내는 것보다 이렇게 찍는 게 더 편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모금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성금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합니다. 모금 목표액이 31억 원이었는데요, 자선냄비운동이 시작된 지 79년 만에 처음으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용해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올해는 대선도 있고 경기가 많이 안 좋기 때문에 넣는 횟수는 많은데 큰 금액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더 많은 이웃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신다면...”

구세군은 어제 계획됐던 폐종식을 취소하고 오늘 하루 더 모금활동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가까운 곳에 있는 자선냄비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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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2-25 08:27:44
    • 수정2007-12-25 10: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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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빨간색과 종소리 하면 떠 오르는 것 바로 구세군 자선 냄비죠? 올해도 거리 곳곳에서 우리 이웃의 따뜻한 마음을 정성껏 담았습니다. 이 자선냄비는 올해도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삶을 간직했는데요. 소현정 기자! 그런데, 올해는 안타깝게도 모금액이 목표에 못 미쳤다구요? <리포트> 그런데 올해는 대선을 비롯해 워낙 큰 일들이 많아 예년에 비해 모금 액수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한지 79년만에 처음으로 목표액을 채우지 못해 오늘 하루 더 모금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서울 명동 거리입니다. 연말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나온 인파가 가득한 이곳에, 무심히 지나치기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랑의 종소리를 울리는 구세군 자선냄비입니다. 자선냄비에는 하루 종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변재우: “오늘 처음 봤어요.” “처음 본거에요?” “네.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쓰였으면 좋겠어요.” 오며가며 길에서 자선냄비를 만나면 돈을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자선냄비에 돈을 넣기 위해 일부러 돈을 모아 온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이준희: “동호회가 가끔 모이는데 그 돈으로 모아서 낸 거에요. 자주는 못하고 작은 돈은 가끔 하죠. 어려운 이웃들한테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특히 어린애들한테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번화한 명동 거리만큼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자선냄비에 모이는 사랑의 성금도 각양각색입니다. <인터뷰> 신용해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올해 같은 경우엔 특별히 상품권 같은 게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요. 명동의 특징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 다른 외화, 중국돈이라던가 달러라던가 이렇게 많이 들어오고요.”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내거나 유치원생이 고사리 손으로 한 푼 두 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통째 가져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최규남 간사 (구세군교회): “아까 어떤 여자 꼬마 어린이가 저희 구세군에 와서 돼지저금통을 예쁘게 가지고 왔어요.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달라고 아저씨에게 인사하고 주고 가더라고요.” 헌혈증이나 상품권을 내놓는가하면 송년회를 하기 위해 마련한 회식비용을 선뜻 내놓은 직장인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홍봉식 사관 (구세군 대한본영): “송년회로 참여를 하면서 같은 직원들이 자선냄비 앞에 멈춰서가지고 본인들의 송년회 모든 경비를 넣고 기념촬영을 하고 갔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자선냄비는 지난 1일 시종식을 시작으로 기차역이나 톨게이트 등 전국 곳곳에 설치됐는데요, 10원짜리 동전부터 수표까지 성금의 액수도 다양했습니다. <인터뷰> 김숙원 병사 (아현구세군교회): “올해 제가 처음 톨게이트 자원봉사를 나갔는데요. 톨게이트 자원봉사를 나가서 거스름돈도 많이 해주시는데 어떤 중년여자 분이 선뜻 10만 원짜리 수표를 내주시고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이광열 사관 (아현구세군교회): “며칠 전에는 신체에 큰 장애를 겪으신 분이 지나가시다가 종소리를 듣고 ‘차마 저는 지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시면서 주머니를 열어서 돈을 넣는데 제가 가만히 개수를 세어봤어요. 십 원짜리 세 개더라고요. ’미안합니다.’ 라며 넣고 가시는데 너무너무 가슴이 뭉클해서...” 나보다 남을 더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이웃들, 이런 분들을 모금 현장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는데요. 길을 가다 구세군 종소리를 듣고 자선냄비를 찾아온 이 할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인터뷰> 강광태: “어렵게 살이 온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을 잘 안다고... 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늘 소외된 곳을 찾아다니고 싶습니다. 소리 나는 곳으로 항상 가면 그곳에는 항상 자선냄비가 있더라고요. 돈 1만원이든 2만원이든 항상 참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른바 쪽방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노인들이 어렵게 모은 돈을 보내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구세군에서는 그동안 서울 영등포 지역 골방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급식 봉사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급식지원을 받아온 분들이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형편의 이웃들을 돕고 싶다며 어렵게 모아온 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인터뷰> 오미경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한 노인 분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저희 모금함에 봉투를 넣으셨어요. 그분들은 영등포 골방의 회원이라고 적혀 있었고요. 10만원권 수표 5장이 들어있는데 저희들이 그걸 보면서 감동이 되어서...” 추운 날씨에 길을 지나다가 자신의 지갑을 열어 자선냄비에 돈을 넣고 가는 것...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무심코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구세군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인터뷰> 윤혜영 (자원봉사자): “내가 가진 것에서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그런 넉넉함과 여유로움, 이런 것들을 정말 배우고 싶고요. 봉사라고는 하지만 더 배우는 게 많아요. 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는 거 그 자체도 너무 감사하고...” 최근에는 기부 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현금이 아닌 교통카드로도 모금에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된 교통카드 단말기를 통해 천 원씩 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자선냄비입니다. <인터뷰> 오세광: “좋은 것 같아요. 돈 없이도 카드로 할 수 있으니까.” <인터뷰> 김혜림: “그냥 천원 내는 것보다 이렇게 찍는 게 더 편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모금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성금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합니다. 모금 목표액이 31억 원이었는데요, 자선냄비운동이 시작된 지 79년 만에 처음으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신용해 사관후보생 (구세군사관학교): “올해는 대선도 있고 경기가 많이 안 좋기 때문에 넣는 횟수는 많은데 큰 금액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더 많은 이웃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신다면...” 구세군은 어제 계획됐던 폐종식을 취소하고 오늘 하루 더 모금활동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가까운 곳에 있는 자선냄비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하루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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