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인수위는 호통치는 곳 아니다”

<앵커 멘트>

정권 인수,인계를 둘러싼 신,구정권간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어제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정책 기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던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또 한 번 인수위를 강하게 비판했고, 인수위는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잘못됐다고 정면 반박했습니다.

조재익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제계 인사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는 자리, 노무현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인수위가 정부를 욕보인다는 겁니다.

<녹취>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의 국장들이 인수위에 불려가서 호통을 당합니다. 그리고 지난 5년 정책에 대 해 평가서를 내라고 한다는데 그거 여러분 반성문 써오라 이 말 아닙니까?"

오늘 국무회의에서도 노 대통령은 "인수위는 다음 정부를 준비하는 곳이지 호통치는 곳이 아니다."라며 인수위 비판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하는 공무원들은 죄지은 것처럼 하지 말고 당당하게 하라"는 지시도 했습니다.

인수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인수위는 정부 부처 보고를 받을 때 이른바 '군기잡기'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거친 분위기를 만들거나 호통을 친 일은 없고, 오히려 정중하게 조근조근 얘기했다는 겁니다.

<녹취> 이동관(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상황인식이 잘못돼 진단과 진단과 비판도 잘 못 됐다고 본다. 매우 적절하지 못한 말이라고 본다."

당선인측이 참여정부에 소금을 뿌리면 상처를 입더라도 계속 대응하겠다는 게 오늘 노 대통령 말입니다. 정권교체 길목에 갈등의 골이 깊게 패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재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