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재해, 안전규제 완화가 화근

입력 2008.01.20 (22:27) 수정 2008.01.21 (00: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일터 안전을 점검해보는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오늘은 일터 안전 규제가 완화되면서 계속 높아지고 있는 재해율을 짚어봤습니다.

박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프트.

하루에도 수십 차례 아래위를 오르내립니다.

이렇다 보니 추락사고의 위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점검할 뿐 노동부의 정기검사를 받지 않습니다.

<녹취> 인터뷰(건설현장 관계자) : "외주업체에 의뢰해서 자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정기검사는?) 노동부에서 리프트 관련 따로 정기검사는 없습니다."

제조업의 프레스도 압착사고의 위험이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지난 1997년 규제 완화 특별법 시행으로 산업안전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리프트와 프레스에 대한 노동부의 정기검사가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리프트와 프레스 재해사고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체적인 현장 안전관리가 강화된 것도 아닙니다.

아예 현장 안전관리자가 없는 작업장도 허다합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가 일어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도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전담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이 건설업의 경우 20억 원 이상 공사에서 120억 원 이상 공사로 크게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일(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국장) : "규제가 완화되지 않았다면 이천 현장같은 곳에서도 안전관리자가 선임됐을 것이고 만약 그랬다면 적어도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발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일터 안전에 대한 규제 완화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규제 완화 이전 낮아지던 재해율이 완화 직후 다시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신창섭(충북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규제라고 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완화의 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완화가 됐기 때문에 산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러한 문제점을 낳았고 그 영향이 아직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터 안전에 대한 규제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규제마저 완화된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게 우리 일터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 재해, 안전규제 완화가 화근
    • 입력 2008-01-20 21:07:19
    • 수정2008-01-21 00:04:32
    뉴스 9
<앵커 멘트> 이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일터 안전을 점검해보는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오늘은 일터 안전 규제가 완화되면서 계속 높아지고 있는 재해율을 짚어봤습니다. 박정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프트. 하루에도 수십 차례 아래위를 오르내립니다. 이렇다 보니 추락사고의 위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점검할 뿐 노동부의 정기검사를 받지 않습니다. <녹취> 인터뷰(건설현장 관계자) : "외주업체에 의뢰해서 자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정기검사는?) 노동부에서 리프트 관련 따로 정기검사는 없습니다." 제조업의 프레스도 압착사고의 위험이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지난 1997년 규제 완화 특별법 시행으로 산업안전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리프트와 프레스에 대한 노동부의 정기검사가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리프트와 프레스 재해사고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체적인 현장 안전관리가 강화된 것도 아닙니다. 아예 현장 안전관리자가 없는 작업장도 허다합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고가 일어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도 전담 안전관리자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전담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이 건설업의 경우 20억 원 이상 공사에서 120억 원 이상 공사로 크게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광일(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국장) : "규제가 완화되지 않았다면 이천 현장같은 곳에서도 안전관리자가 선임됐을 것이고 만약 그랬다면 적어도 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발생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일터 안전에 대한 규제 완화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규제 완화 이전 낮아지던 재해율이 완화 직후 다시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신창섭(충북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규제라고 하는 것은 실제적으로 완화의 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완화가 됐기 때문에 산재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러한 문제점을 낳았고 그 영향이 아직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터 안전에 대한 규제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규제마저 완화된 상태에서 노동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게 우리 일터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박정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