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폭탄’, 경제 대란 우려

입력 2008.02.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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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의 첫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중국이 눈폭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중남부에 집중된 기록적인 폭설로 귀성대란, 나아가서 경제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설의 여파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 전반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하이 김진수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특파원, 먼저 50년 만의 폭설이라는데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1>

네, 중국은 2주일째 계속된 폭설로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후난, 후베이 등 중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사상 유례가 없다시피한 눈폭탄을 맞았는데요.

이로 인한 이재민은 1억 명을 돌파했고 직접적인 재산 피해만도 우리 돈으로 8조 원이 넘습니다.

곳곳의 전력과 석탄 공급이 끊기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늘어나고 있고 춘절을 앞둔 채소값 등 식료품 가격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고스란히 중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 폭설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질문 2> 네 당장, 우리의 설과 같은 춘절이 며칠남지 않았는데요, 귀성대란이 불가피하겠군요?

<답변 2>

네, 춘절은 다음 주이지만 춘절 이동은 벌써 이번 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번 춘절 때 예상 이동 인구는 23억 명으로 사상 최고치입니다.

그런데 이번 폭설로 곳곳의 도로와 철로가 끊기면서 큰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화요일 7만 명이 기차를 타지 못해 역 안에서 밤을 지샜고 광저우에서는 80만 명의 귀성객이 발이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이저우에서는 귀성버스가 얼어붙은 도로 위를 미끄러지면서 벼랑을 떨어져 25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3> 전력과 석탄 공급이 중단돼 산업 피해도 엄청나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답변 3>

폭설로 인해 전력 케이블이 끊기고 도로와 철로 두절로 석탄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멈춰서는 공장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 31개 성 가운데 무려 17개 성이 현재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의 경제 중심 상하이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상하이의 전력수요량은 1800만 킬로와트로 1200만 킬로와트는 자체 생산되지만 나머지 600만 킬로와트는 외부 송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폭설로 전력 케이블이 끊기면서 현재는 제한송전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중남부 지역과 동부 연안 지역이 모두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석탄 수송도 현재 해상을 통한 운송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곳곳의 석탄 비축량도 경계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상당수의 공장들이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4>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폭설이 중국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변 4>

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4%를 기록했습니다마는, 올해는 8, 9%대로 내려올 전망입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8% 이상을 목표로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올해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폭설로 인해 그 기대는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물가입니다. 폭설 피해로 인해 채소 운송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후난, 후베이, 장쑤 등 11개 지역의 채소값이 벌써 두 배 이상 치솟아 이번 달 물가 인상률이 이미 7% 이상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물가 인상률을 4.6%대로 묶을 계획이었지만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인플레이션 확대에 경제 성장률 하락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경제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5> 당연히 중국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겠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5>

네, 중국의 이번 폭설을 지난 98년의 홍수나 2003년의 사스와 같은 재앙에 비유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국제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데다가 중국 경제도 많은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해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원 총리는 특히 이번 폭설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최대 피해지역인 후난 성 창사시 열차역 대합실을 찾아 직접 확성기를 들고 폭설로 발이 묶인 탑승객들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원자바오(중국 총리): “우리는 전력망을 신속히 복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열차가 달릴 수 있고, 우리는 고향에서 춘절을 보낼 수 있게 될 겁니다.”

올 들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 정책을 수차례 강조해 온 중국 정부로서는 미국발 신용 경색에 이은 이번 폭설 사태로 인해 연초부터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아가 중국의 물류대란은 세계 원자재 시장에도 큰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석탄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석탄값이 치솟고 있고, 알루미늄 가격도 들썩이는 등 중국 경제의 단기적 충격이 금융위기를 겪는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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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눈폭탄’, 경제 대란 우려
    • 입력 2008-02-03 08:56:0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월의 첫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중국이 눈폭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중남부에 집중된 기록적인 폭설로 귀성대란, 나아가서 경제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설의 여파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 전반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하이 김진수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특파원, 먼저 50년 만의 폭설이라는데 피해가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1> 네, 중국은 2주일째 계속된 폭설로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후난, 후베이 등 중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그야말로 사상 유례가 없다시피한 눈폭탄을 맞았는데요. 이로 인한 이재민은 1억 명을 돌파했고 직접적인 재산 피해만도 우리 돈으로 8조 원이 넘습니다. 곳곳의 전력과 석탄 공급이 끊기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공장이 늘어나고 있고 춘절을 앞둔 채소값 등 식료품 가격은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고스란히 중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번 폭설이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질문 2> 네 당장, 우리의 설과 같은 춘절이 며칠남지 않았는데요, 귀성대란이 불가피하겠군요? <답변 2> 네, 춘절은 다음 주이지만 춘절 이동은 벌써 이번 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번 춘절 때 예상 이동 인구는 23억 명으로 사상 최고치입니다. 그런데 이번 폭설로 곳곳의 도로와 철로가 끊기면서 큰 혼잡을 빚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화요일 7만 명이 기차를 타지 못해 역 안에서 밤을 지샜고 광저우에서는 80만 명의 귀성객이 발이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이저우에서는 귀성버스가 얼어붙은 도로 위를 미끄러지면서 벼랑을 떨어져 25명이 사망하는 등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3> 전력과 석탄 공급이 중단돼 산업 피해도 엄청나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답변 3> 폭설로 인해 전력 케이블이 끊기고 도로와 철로 두절로 석탄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멈춰서는 공장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국 31개 성 가운데 무려 17개 성이 현재 전력난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의 경제 중심 상하이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상하이의 전력수요량은 1800만 킬로와트로 1200만 킬로와트는 자체 생산되지만 나머지 600만 킬로와트는 외부 송전에 의존하고 있는데 폭설로 전력 케이블이 끊기면서 현재는 제한송전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 중남부 지역과 동부 연안 지역이 모두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석탄 수송도 현재 해상을 통한 운송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곳곳의 석탄 비축량도 경계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상당수의 공장들이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4>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이번 폭설이 중국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데요,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변 4> 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1.4%를 기록했습니다마는, 올해는 8, 9%대로 내려올 전망입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8% 이상을 목표로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올해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번 폭설로 인해 그 기대는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물가입니다. 폭설 피해로 인해 채소 운송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후난, 후베이, 장쑤 등 11개 지역의 채소값이 벌써 두 배 이상 치솟아 이번 달 물가 인상률이 이미 7% 이상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물가 인상률을 4.6%대로 묶을 계획이었지만 쉽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인플레이션 확대에 경제 성장률 하락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경제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5> 당연히 중국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겠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5> 네, 중국의 이번 폭설을 지난 98년의 홍수나 2003년의 사스와 같은 재앙에 비유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국제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데다가 중국 경제도 많은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해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습니다. 원 총리는 특히 이번 폭설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최대 피해지역인 후난 성 창사시 열차역 대합실을 찾아 직접 확성기를 들고 폭설로 발이 묶인 탑승객들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원자바오(중국 총리): “우리는 전력망을 신속히 복구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열차가 달릴 수 있고, 우리는 고향에서 춘절을 보낼 수 있게 될 겁니다.” 올 들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 정책을 수차례 강조해 온 중국 정부로서는 미국발 신용 경색에 이은 이번 폭설 사태로 인해 연초부터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아가 중국의 물류대란은 세계 원자재 시장에도 큰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석탄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석탄값이 치솟고 있고, 알루미늄 가격도 들썩이는 등 중국 경제의 단기적 충격이 금융위기를 겪는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하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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