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화재 대응 매뉴얼, ‘있으나 마나’

입력 2008.02.12 (22: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 2005년 낙산사에 화재가 난 이후 문화재 화재에 대비한 메뉴얼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지극히 상식 수준의 내용만 담겨있을 뿐 있으나마나였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숭례문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서가 출동한 데 걸린 시간은 5분, 하지만 숭례문이 다 탈 때까지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문화재 화재 때 어떻게 대처할지 아무런 지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재난대응 매뉴얼입니다.

소화기나 소화전 사용방법은 있지만, 정작 소방 당국과 문화재청의 협조나 조치 사항은 없습니다.

<인터뷰> 홍두식(사무관/문화재청): "법주사, 해인사, 숭례문이 다 사정이 다른데 그런 것까지 매뉴얼에 담을 순 없죠."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불이 나면 119에 신고한다, 분말소화기를 이용해 최단시간에 소화한다 등 상식 수준의 내용만 담겨있습니다.

매뉴얼이 있으면 제대로 되는지 한번 시험해보는 건 기본인데요, 이 같은 훈련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소방방재청이 보유한 매뉴얼도 문화재 화재 진압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화재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일반 화재진압 요령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성호선(소방방재청 대응전략팀): "앞으로 도심의 문화재나 유형별 화재를 좀 더 세분화해서 실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해 나가겠습니다."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이 매뉴얼을 마련한 건 낙산사 화재 이후인 지난 2006년.

하지만 부실한 매뉴얼은 결국 이번 숭례문 화재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문화재 화재 대응 매뉴얼, ‘있으나 마나’
    • 입력 2008-02-12 20:45:18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5년 낙산사에 화재가 난 이후 문화재 화재에 대비한 메뉴얼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지극히 상식 수준의 내용만 담겨있을 뿐 있으나마나였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숭례문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서가 출동한 데 걸린 시간은 5분, 하지만 숭례문이 다 탈 때까지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문화재 화재 때 어떻게 대처할지 아무런 지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재난대응 매뉴얼입니다. 소화기나 소화전 사용방법은 있지만, 정작 소방 당국과 문화재청의 협조나 조치 사항은 없습니다. <인터뷰> 홍두식(사무관/문화재청): "법주사, 해인사, 숭례문이 다 사정이 다른데 그런 것까지 매뉴얼에 담을 순 없죠."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불이 나면 119에 신고한다, 분말소화기를 이용해 최단시간에 소화한다 등 상식 수준의 내용만 담겨있습니다. 매뉴얼이 있으면 제대로 되는지 한번 시험해보는 건 기본인데요, 이 같은 훈련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소방방재청이 보유한 매뉴얼도 문화재 화재 진압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화재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일반 화재진압 요령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인터뷰> 성호선(소방방재청 대응전략팀): "앞으로 도심의 문화재나 유형별 화재를 좀 더 세분화해서 실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해 나가겠습니다." 문화재청과 소방방재청이 매뉴얼을 마련한 건 낙산사 화재 이후인 지난 2006년. 하지만 부실한 매뉴얼은 결국 이번 숭례문 화재 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