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15부 2처’ 극적 타결

입력 2008.02.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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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팽팽한 대치를 계속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오늘 타결됐습니다.

정치외교팀 김세정 기자 자리했습니다.

<질문 1> 협상 한 달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합의 내용부터 알아볼까요.

<답변 1> 네, 양당은 그동안 쟁점이었던 여성부와 통일부는 존치하고, 해양수산부는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당은 특임장관 한 자리를 신설하도록 해, 국무위원이 16명이 됩니다.

큰 틀에서 보면 현행 18부 4처의 중앙정부 조직이 15부 1특임 2처로 축소됩니다.

각 부처 명칭 변화도 있는데, 교육과학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문화부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뀝니다.

신설되는 금융위원회 권한이 너무 비대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을 당연직 금융위원에 포함시켜 금감원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립박물관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명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 추천 몫은 3명으로 합의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농촌진흥청과 제주 4.3위원회 등 과거사 위원회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 유보하는 등 한 달만에 양당이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그런데 합의한 뒤에도 여전히 서로 네 탓 공방을 하기도 했습니다.

양당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김효석(통합민주당 원내대표):"먼길을 돌아온 거다.이명박이 안나섰으면 원내에서 해결 볼일, 굉장히 멀리 돌아왔다."

<녹취> 안상수(한나라당 원내대표):"손 대표가 해수부 고집해서 며칠이 후딱 지나가버리고 지지부진 지연돼 버린 것..."

<질문 2> 그동안 알려졌던 양당 협상 내용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데... 한 달 동안 갈등을 빚어온 협상을 오늘은 몇 시간만에 타결했어요.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답변 2> 네,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오늘 오전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이었는데요.

밤새 참모회의를 거친 손 대표가 쟁점이 됐던 해수부 폐지를 사실상 수용하고, 양당 원내대표간 협상 재개를 제안했습니다.

손 대표가 강경 입장에서 선회한 것은 새 정부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는 여론의 부담 때문으로 보입니다.

손학규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손학규(통합민주당 대표):"정상적인 정부출범을 위해 결단하고자 합니다. 타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을 위해 매듭을 풀고자 합니다."

이 같은 제안에 한나라당이 곧바로 화답하고 인수위도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협상 재개 두 시간여 만에 합의문이 도출됐습니다.

<질문 3> 협상 타결로 새 정부 파행 출범 가능성은 최소화하게 됐지만, 양측 모두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지요?

<답변 3> 네, 먼저 한나라당과 당선인 입장에서 득실을 따져보면, 국정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오늘 협상 타결로 얻은 점입니다.

또 해수부 폐지를 관철시켜 그나마 '작은 정부'의 체면을 지켰다는 점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지적됐던 대로 정치력 부재로 한 달 동안이나 이 협상을 끌어오며,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통합민주당에서 보면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을 선명한 야당과 야당 지도자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득일텐데요.

그러나 역으로 보면, 한나라당이 이를 새 정부 발목 잡기라며 총선에서 공격의 빌미로 삼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질문 4> 양당이 합의했고, 앞으로 국회 처리는 어떻게 됩니까?

<답변 4> 네, 정부조직 개편안은 내일 상임위를 거친 뒤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입니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뜻을 밝힘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됩니다.

청문회 일정 자체가 이처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지다 보니 청문 절차가 아무리 빨리 진행되더라도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은 이명박 당선인과 참여정부의 장관이 함께 일하는 동거 내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장관 인사 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제는 청문회 국면이다, 바지 저고리 청문회는 하지 않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습니다.

특히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보수 성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외환 위기 책임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고 밝혀 청문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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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15부 2처’ 극적 타결
    • 입력 2008-02-20 2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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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팽팽한 대치를 계속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정부조직 개편 협상이 오늘 타결됐습니다. 정치외교팀 김세정 기자 자리했습니다. <질문 1> 협상 한 달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는데, 합의 내용부터 알아볼까요. <답변 1> 네, 양당은 그동안 쟁점이었던 여성부와 통일부는 존치하고, 해양수산부는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당은 특임장관 한 자리를 신설하도록 해, 국무위원이 16명이 됩니다. 큰 틀에서 보면 현행 18부 4처의 중앙정부 조직이 15부 1특임 2처로 축소됩니다. 각 부처 명칭 변화도 있는데, 교육과학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문화부는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뀝니다. 신설되는 금융위원회 권한이 너무 비대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을 당연직 금융위원에 포함시켜 금감원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립박물관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5명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 추천 몫은 3명으로 합의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농촌진흥청과 제주 4.3위원회 등 과거사 위원회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일단 유보하는 등 한 달만에 양당이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그런데 합의한 뒤에도 여전히 서로 네 탓 공방을 하기도 했습니다. 양당 원내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김효석(통합민주당 원내대표):"먼길을 돌아온 거다.이명박이 안나섰으면 원내에서 해결 볼일, 굉장히 멀리 돌아왔다." <녹취> 안상수(한나라당 원내대표):"손 대표가 해수부 고집해서 며칠이 후딱 지나가버리고 지지부진 지연돼 버린 것..." <질문 2> 그동안 알려졌던 양당 협상 내용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데... 한 달 동안 갈등을 빚어온 협상을 오늘은 몇 시간만에 타결했어요. 어떻게 가능했습니까? <답변 2> 네,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오늘 오전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이었는데요. 밤새 참모회의를 거친 손 대표가 쟁점이 됐던 해수부 폐지를 사실상 수용하고, 양당 원내대표간 협상 재개를 제안했습니다. 손 대표가 강경 입장에서 선회한 것은 새 정부 발목 잡기로 비칠 수 있다는 여론의 부담 때문으로 보입니다. 손학규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손학규(통합민주당 대표):"정상적인 정부출범을 위해 결단하고자 합니다. 타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을 위해 매듭을 풀고자 합니다." 이 같은 제안에 한나라당이 곧바로 화답하고 인수위도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협상 재개 두 시간여 만에 합의문이 도출됐습니다. <질문 3> 협상 타결로 새 정부 파행 출범 가능성은 최소화하게 됐지만, 양측 모두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지요? <답변 3> 네, 먼저 한나라당과 당선인 입장에서 득실을 따져보면, 국정 공백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오늘 협상 타결로 얻은 점입니다. 또 해수부 폐지를 관철시켜 그나마 '작은 정부'의 체면을 지켰다는 점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지적됐던 대로 정치력 부재로 한 달 동안이나 이 협상을 끌어오며,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통합민주당에서 보면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을 선명한 야당과 야당 지도자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 득일텐데요. 그러나 역으로 보면, 한나라당이 이를 새 정부 발목 잡기라며 총선에서 공격의 빌미로 삼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질문 4> 양당이 합의했고, 앞으로 국회 처리는 어떻게 됩니까? <답변 4> 네, 정부조직 개편안은 내일 상임위를 거친 뒤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입니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뜻을 밝힘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됩니다. 청문회 일정 자체가 이처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지다 보니 청문 절차가 아무리 빨리 진행되더라도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은 이명박 당선인과 참여정부의 장관이 함께 일하는 동거 내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장관 인사 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제는 청문회 국면이다, 바지 저고리 청문회는 하지 않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습니다. 특히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의 보수 성향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외환 위기 책임론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고 밝혀 청문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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