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정부종합청사 구멍뚫린 소방대책

입력 2008.02.22 (09:20) 수정 2008.02.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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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새벽에 일어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화재는 정부의 구멍뚫린 소방대책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김학재 기자! 정부중앙청사, 어제는 화재 복구로 하루종일 어수선하더군요

<리포트>

네, 공무원들이 유독가스와 먼지때문에 사실상 대피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일단 어제 불에 탄 전열기구가 발견돼 화재원인을 전기 합선과 전열기구 과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국가의 중요한 문서들이 있음에도 스프링쿨러도 없이 소화전같은 기본적인 소화시설에만 의존해 온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정부가 자기 집과 같은 종합청사 자체도 화재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밤사이 난 불로 중앙청사는 어제 하루종일 뒤숭숭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현장 검증으로 불이 난 5층 출입이 통제돼 공무원들은 다른 곳에서 업무를 봤지만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6층 사무실 직원 : "컴퓨터가 안되니까 전기가 안 들어오니까 업무 자체가 컴퓨터로 처리되는데 컴퓨터가 안되니까 일을 못하죠."

유독가스와 분진이 중앙청사 전체로 퍼지면서 상당수 직원들은 심한 두통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불이 난 곳이 중앙부처를 지휘하고 주요정책을 조정하는 국무조정실인 만큼 국가 기밀이나 정책자료 등이 탔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행자부는 불이 난 총무 혁신팀이 행정지원만을 담당하는 데다 컴퓨터 복구도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최양식(행정자치부 제1차관) : "손실된 정보가 어떤 것이 있는지 복구가 어려운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이것을 조사중에 있습니다만 커다란 손실은 없는 것으로 저희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화재 현장 감식이 아직 다 끝나지 않은데다 개인컴퓨터를 복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동안 어느 정도의 업무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종합청사에서 불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실제로 지난 99년엔 통일부 사무실에서 선풍기 모터 과열로 그리고 2003년엔 지하창고에서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간단한 소화시설 말고는 화재 방지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방호원이 불을 보고 소방서 신고에 앞서 우선 불을 끄려 했지만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소화기 몇 대와 소화전 뿐이었습니다.

<녹취>방호 관계자 : "문을 확 여니까 연기가 위로 확 나오는 거예요. 우리 방호원들이 시야가 이 정도밖에 확보가 안 됐습니다."

특히 지난 95년에는 스프링쿨러 설치를 검토하다가 물을 끌어쓰기 힘들고 배관이 청사밖에서 보인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김엽래(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 "사실은 설치를 해야 되죠. 해야 되는데 소화전하고 옥내 소화전으로는 사실 화재 났을 때 내부에서 소화가 불가능하죠."

청사 관리소 측은 건물 개,보수 때 자동소화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행정도시 이전이 본격화되는 2012년 쯤이라 그 때까진 사실상 화재 예방 대책이 없는 거나 다름없어서 그 이전에라도 화재 조기 진압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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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2-22 07: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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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새벽에 일어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화재는 정부의 구멍뚫린 소방대책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김학재 기자! 정부중앙청사, 어제는 화재 복구로 하루종일 어수선하더군요 <리포트> 네, 공무원들이 유독가스와 먼지때문에 사실상 대피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일단 어제 불에 탄 전열기구가 발견돼 화재원인을 전기 합선과 전열기구 과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국가의 중요한 문서들이 있음에도 스프링쿨러도 없이 소화전같은 기본적인 소화시설에만 의존해 온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정부가 자기 집과 같은 종합청사 자체도 화재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밤사이 난 불로 중앙청사는 어제 하루종일 뒤숭숭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현장 검증으로 불이 난 5층 출입이 통제돼 공무원들은 다른 곳에서 업무를 봤지만 일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녹취>6층 사무실 직원 : "컴퓨터가 안되니까 전기가 안 들어오니까 업무 자체가 컴퓨터로 처리되는데 컴퓨터가 안되니까 일을 못하죠." 유독가스와 분진이 중앙청사 전체로 퍼지면서 상당수 직원들은 심한 두통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불이 난 곳이 중앙부처를 지휘하고 주요정책을 조정하는 국무조정실인 만큼 국가 기밀이나 정책자료 등이 탔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행자부는 불이 난 총무 혁신팀이 행정지원만을 담당하는 데다 컴퓨터 복구도 가능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최양식(행정자치부 제1차관) : "손실된 정보가 어떤 것이 있는지 복구가 어려운 것이 무엇이 있는지 이것을 조사중에 있습니다만 커다란 손실은 없는 것으로 저희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화재 현장 감식이 아직 다 끝나지 않은데다 개인컴퓨터를 복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동안 어느 정도의 업무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종합청사에서 불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실제로 지난 99년엔 통일부 사무실에서 선풍기 모터 과열로 그리고 2003년엔 지하창고에서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간단한 소화시설 말고는 화재 방지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방호원이 불을 보고 소방서 신고에 앞서 우선 불을 끄려 했지만 사용할 수 있었던 건 소화기 몇 대와 소화전 뿐이었습니다. <녹취>방호 관계자 : "문을 확 여니까 연기가 위로 확 나오는 거예요. 우리 방호원들이 시야가 이 정도밖에 확보가 안 됐습니다." 특히 지난 95년에는 스프링쿨러 설치를 검토하다가 물을 끌어쓰기 힘들고 배관이 청사밖에서 보인다는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김엽래(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 "사실은 설치를 해야 되죠. 해야 되는데 소화전하고 옥내 소화전으로는 사실 화재 났을 때 내부에서 소화가 불가능하죠." 청사 관리소 측은 건물 개,보수 때 자동소화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행정도시 이전이 본격화되는 2012년 쯤이라 그 때까진 사실상 화재 예방 대책이 없는 거나 다름없어서 그 이전에라도 화재 조기 진압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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