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물가부터 잡아야

입력 2008.02.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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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율 해설위원]

우리 경제가 나라 안팎으로 거센 도전 앞에 놓여 있습니다. 물가와 경제성장률 그리고 무역수지 등 이른바 경제의 세 마리 토끼 가운데 어느 것 하나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 불안과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움직임, 멈추지 않는 국제 원자재 값의 고공 행진, 그리고 최근 하강 조짐을 보이는 내수 경기와 수출 위축 등이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같은 경제 여건의 악화로 대다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4% 중,후반대로 낮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3% 후반대로 전망하는 곳도 있습니다.

무역수지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12월 이미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 달에는 37억 달러로 늘었고 이 달에도 적자가 예상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갑니다. 국제 밀값이 치솟아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라면 등 생필품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사재기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국제 원유가격도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서면서 정부의 관리 목표를 벗어난 소비자 물가의 오름세가 갈수록 가파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3.9%로 넉달 연속 3%대를 넘기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진정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이 국제 원자재 값의 급등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물가 상승률은 무려 21%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입 물가는 통상 서너달 뒤에 소비자 물가로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의 물가 오름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실질소득을 떨어뜨립니다. 또 소비를 위축시켜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 막습니다. 국제 원유가와 곡물가 그리고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새 정부는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새 정부가 내걸고 있는 성장 잠재력 확충은 물가안정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경쟁촉진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끊임없는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무턱대고 값을 올리고 보자는 인플레 심리도 차단해야 합니다.

정부와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하고 또 지혜를 모아야 하는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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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물가부터 잡아야
    • 입력 2008-02-23 08:52:53
    뉴스광장 1부
[김종율 해설위원] 우리 경제가 나라 안팎으로 거센 도전 앞에 놓여 있습니다. 물가와 경제성장률 그리고 무역수지 등 이른바 경제의 세 마리 토끼 가운데 어느 것 하나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비롯된 글로벌 금융 불안과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움직임, 멈추지 않는 국제 원자재 값의 고공 행진, 그리고 최근 하강 조짐을 보이는 내수 경기와 수출 위축 등이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같은 경제 여건의 악화로 대다수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4% 중,후반대로 낮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3% 후반대로 전망하는 곳도 있습니다. 무역수지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12월 이미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 달에는 37억 달러로 늘었고 이 달에도 적자가 예상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갑니다. 국제 밀값이 치솟아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라면 등 생필품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사재기와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국제 원유가격도 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서면서 정부의 관리 목표를 벗어난 소비자 물가의 오름세가 갈수록 가파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3.9%로 넉달 연속 3%대를 넘기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진정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이 국제 원자재 값의 급등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물가 상승률은 무려 21%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수입 물가는 통상 서너달 뒤에 소비자 물가로 이어지는 만큼 앞으로의 물가 오름세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실질소득을 떨어뜨립니다. 또 소비를 위축시켜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 막습니다. 국제 원유가와 곡물가 그리고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새 정부는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새 정부가 내걸고 있는 성장 잠재력 확충은 물가안정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경쟁촉진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끊임없는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무턱대고 값을 올리고 보자는 인플레 심리도 차단해야 합니다. 정부와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하고 또 지혜를 모아야 하는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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