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영어 강국’ 말레이시아의 고민

입력 2008.02.27 (22:07) 수정 2008.02.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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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레이시아는 5년전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어장벽은 극복하고 있지만 정부는 또다른 부작용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철민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말레이시아 시골의 한 공립 초등학교입니다.

모국어도 아직 서툰 초등학교 1 학년때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영어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도 백 퍼센트 영어로 진행됩니다.

<인터뷰> 아리프(초등학교 2학년)
<인터뷰> 줄리아나(영어 교사)









이렇게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일주일에 약 20 시간 정도.
정규 교과 과정의 절반이 넘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선 사회와 경제, 기술 과목까지 영어로 가르칩니다.

다만 윤리와 역사,종교 과목은 국어인 말레이어로 가르칩니다.

각급 학교에 영어 몰입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씁니다.

<인터뷰> 딕송리빈(고교 2학년)








학생들 영어실력을 끌어 올린 비결은 효율적인 교사 연수와 재교육 과정입니다.

초등학교 과학 교사들이 집체 교육을 받고 있는 국립 연수기관입니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1 년짜리 심층연수 과정을 반드시 통과해야 합니다.

<인터뷰> 리즈하리(예비 과학 교사)



특히 영어 교사들은, 학교에 돌아가면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 동료 교사들을 지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됩니다.

<인터뷰> 루지안(수학 교사)







처음엔 국가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3 년부터 도입된 영어 몰입 시스템과 교사 양성과정을 통해, 현재 약 6 만명의 교사들이 교육 일선에서 큰 무리없이 영어로 각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1 년 교육 예산은 약 8 조원, 국방비 다음으로 많습니다.

이 가운데 영어 교육에만 쏟아붓는 예산은 약 4 조 2 천억원으로 전체 교육예산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같은 지원 등으로 영어 장벽은 거의 극복해 냈지만 적지 않은 부작용도 있습니다.

수학, 과학 등을 영어로 가르치다 보니 수업 이해도가 떨어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은 다시 사설학원을 다녀야 합니다

경제력이 없어 학원을 다닐 수 없는 학생들은 학교 성적이 부진하게 되고 빈부 격차가 곧 교육격차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줄리아나(영어 교사)

컴퓨터나 TV 등이 많이 보급된 도시 지역과, 그렇지 못한 농촌 간의 영어 인프라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어 도농간 교육 격차에 따른 소득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것도 말레이시아 정부의 큰 고민거리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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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영어 강국’ 말레이시아의 고민
    • 입력 2008-02-27 21:24:47
    • 수정2008-02-27 22: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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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말레이시아는 5년전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어장벽은 극복하고 있지만 정부는 또다른 부작용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철민 특파원이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말레이시아 시골의 한 공립 초등학교입니다. 모국어도 아직 서툰 초등학교 1 학년때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영어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도 백 퍼센트 영어로 진행됩니다. <인터뷰> 아리프(초등학교 2학년) <인터뷰> 줄리아나(영어 교사) 이렇게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일주일에 약 20 시간 정도. 정규 교과 과정의 절반이 넘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선 사회와 경제, 기술 과목까지 영어로 가르칩니다. 다만 윤리와 역사,종교 과목은 국어인 말레이어로 가르칩니다. 각급 학교에 영어 몰입 환경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씁니다. <인터뷰> 딕송리빈(고교 2학년) 학생들 영어실력을 끌어 올린 비결은 효율적인 교사 연수와 재교육 과정입니다. 초등학교 과학 교사들이 집체 교육을 받고 있는 국립 연수기관입니다. 영어로만 진행되는 1 년짜리 심층연수 과정을 반드시 통과해야 합니다. <인터뷰> 리즈하리(예비 과학 교사) 특히 영어 교사들은, 학교에 돌아가면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 동료 교사들을 지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됩니다. <인터뷰> 루지안(수학 교사) 처음엔 국가 정체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3 년부터 도입된 영어 몰입 시스템과 교사 양성과정을 통해, 현재 약 6 만명의 교사들이 교육 일선에서 큰 무리없이 영어로 각 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1 년 교육 예산은 약 8 조원, 국방비 다음으로 많습니다. 이 가운데 영어 교육에만 쏟아붓는 예산은 약 4 조 2 천억원으로 전체 교육예산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같은 지원 등으로 영어 장벽은 거의 극복해 냈지만 적지 않은 부작용도 있습니다. 수학, 과학 등을 영어로 가르치다 보니 수업 이해도가 떨어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학생들은 다시 사설학원을 다녀야 합니다 경제력이 없어 학원을 다닐 수 없는 학생들은 학교 성적이 부진하게 되고 빈부 격차가 곧 교육격차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줄리아나(영어 교사) 컴퓨터나 TV 등이 많이 보급된 도시 지역과, 그렇지 못한 농촌 간의 영어 인프라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어 도농간 교육 격차에 따른 소득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것도 말레이시아 정부의 큰 고민거리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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