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② 대학 등록금, 왜 오르나?

입력 2008.02.29 (22:05) 수정 2008.02.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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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등록금을 해마다 꼭 올려야 할 이유, 더구나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할만한 타당한 이유는 있는 걸까요?

이하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반복되는 등록금 인상, 가장 큰 원인은 대학의 운영을 전적으로 등록금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사립대학교의 재정 비율입니다.

등록금 수입이 재정의 80%에 가깝습니다.

대학을 운영하는 법인이 내는 돈인 재단 전입금은 9%에 불과합니다.

재정의 90%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대학도 37곳에 이릅니다.

학교 법인은 의무적으로 수익용 자산을 통해 거둔 수익의 80%를 재단 전입금으로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위험이 따르는 수익성 자산 운용을 기피하고 손쉬운 등록금 인상만을 택합니다.

실제로 학교 운영에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은 학교 재단도 지난 2006년 현재 36개에 이를 정돕니다.

<인터뷰> 임희성(대학교육연구소): "저소득의 토지를 고소득의 수익용 재산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했지만, 사학들이 이런 부분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막 공사가 끝난 이화여자대학교의 지하 캠퍼스.

이 건물을 짓는데 들어간 돈은 지난 2006년에만 6백여 억 원.

고려대도 지난 2006년에만 건물을 새로 짓는 데 6백 6억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안진걸(참여연대 간사): "예결산 자료를 보면 건물 비중으로 적립된 돈이 수십억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예산들이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등록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등록금을 받아 건물까지 짓는 대학들, 이렇게 돈을 쓰고 남게돼도 절대 등록금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다시 재단의 재산으로 편입해 버립니다

이화여대 5천 3백억 원, 홍익대학교 2천 9백억 원 등 사립대학들이 지난 2006년 현재 쌓아둔 적립금은 모두 6조 3천억 원에 이릅니다.

현재 적립금 사용은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져 있습니다.

적립금 규모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 "어떤 상한선이 있어야 되고, 누가 봤을 때도 타당성이 있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안 발의를 해 놓은 것이죠."

중요한 것은 대학의 이같은 몸집 불리기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질은 여전히 제자리인 것입니다.

실제로, 대학들은 매 년 1조원어치 넘게 건물을 지으며 외형을 확장해지만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거의 줄지않는 등 교육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한 경영을 계속하는 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 다.

수익이 나는 자산을 제대로 운용하고, 기부금을 확충 하는 등의 대안 모색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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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② 대학 등록금, 왜 오르나?
    • 입력 2008-02-29 21:15:08
    • 수정2008-02-29 22:16:47
    뉴스 9
<앵커 멘트> 대학 등록금을 해마다 꼭 올려야 할 이유, 더구나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할만한 타당한 이유는 있는 걸까요? 이하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반복되는 등록금 인상, 가장 큰 원인은 대학의 운영을 전적으로 등록금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사립대학교의 재정 비율입니다. 등록금 수입이 재정의 80%에 가깝습니다. 대학을 운영하는 법인이 내는 돈인 재단 전입금은 9%에 불과합니다. 재정의 90%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대학도 37곳에 이릅니다. 학교 법인은 의무적으로 수익용 자산을 통해 거둔 수익의 80%를 재단 전입금으로 내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위험이 따르는 수익성 자산 운용을 기피하고 손쉬운 등록금 인상만을 택합니다. 실제로 학교 운영에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은 학교 재단도 지난 2006년 현재 36개에 이를 정돕니다. <인터뷰> 임희성(대학교육연구소): "저소득의 토지를 고소득의 수익용 재산으로 전환할 것을 권장했지만, 사학들이 이런 부분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막 공사가 끝난 이화여자대학교의 지하 캠퍼스. 이 건물을 짓는데 들어간 돈은 지난 2006년에만 6백여 억 원. 고려대도 지난 2006년에만 건물을 새로 짓는 데 6백 6억 원을 썼습니다. <인터뷰> 안진걸(참여연대 간사): "예결산 자료를 보면 건물 비중으로 적립된 돈이 수십억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예산들이 잡혀있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등록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등록금을 받아 건물까지 짓는 대학들, 이렇게 돈을 쓰고 남게돼도 절대 등록금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다시 재단의 재산으로 편입해 버립니다 이화여대 5천 3백억 원, 홍익대학교 2천 9백억 원 등 사립대학들이 지난 2006년 현재 쌓아둔 적립금은 모두 6조 3천억 원에 이릅니다. 현재 적립금 사용은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져 있습니다. 적립금 규모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순영(민주노동당 의원): "어떤 상한선이 있어야 되고, 누가 봤을 때도 타당성이 있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법안 발의를 해 놓은 것이죠." 중요한 것은 대학의 이같은 몸집 불리기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질은 여전히 제자리인 것입니다. 실제로, 대학들은 매 년 1조원어치 넘게 건물을 지으며 외형을 확장해지만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거의 줄지않는 등 교육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한 경영을 계속하는 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 다. 수익이 나는 자산을 제대로 운용하고, 기부금을 확충 하는 등의 대안 모색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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