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총선 민의 왜곡 우려

입력 2008.03.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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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적인 불법행위도 문제지만, 당장 이번 총선에서 위장전입자들이 투표를 못하거나 관계없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사태가 예상돼 심각한 민의왜곡이 우려됩니다.

성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군 신평면, 지난해 12월 이 곳에서 대통령선거 투표 참관인으로 활동했던 정진희씨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이 마을 유권자 5명이 늘 해오던 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곳으로 주소가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진희(17대 대통령 선거 투표 참관인): "확인을 해보니 투표인 명부에 없는 거예요... 보니까 주민등록이 옮겨진 거예요. 당진읍으로... 자식들이 주소를 당진읍으로 옮겨놓은 거예요. 누군가 부탁을 해서."

이처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반면 스스로 투표를 포기한 위장전입자도 많았습니다.

당진읍까지 가서 투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입니다.

<전화 녹취> 당진읍 위장 전입자(실거주지 대전광역시): "(지난번 대선 때 투표 했나요?) 안했는데요? (주소가 당진읍으로 돼 있어서 못하셨나요?) 그렇죠."

사정이 이러다보니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당진군의 투표율은 전국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꼴지인 55.6%를 기록했습니다.

당진군의 조직적인 위장전입은 이번 국회의원 총선에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상연(당진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어디인지 몰라 투표를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 확실합니다. 투표권은 국민의 기본권인데 그것을 행정부에서 막았다는데 이 사태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실제 당진 주민이 아닌 위장전입자가 투표에 참여할 경우 지역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위장전입자로 추정되는 유권자 수는 당진읍 내만 만 명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이 곳 충남 당진에서 1,2위 간의 득표차이는 단 7표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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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장전입, 총선 민의 왜곡 우려
    • 입력 2008-03-31 21: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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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적인 불법행위도 문제지만, 당장 이번 총선에서 위장전입자들이 투표를 못하거나 관계없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사태가 예상돼 심각한 민의왜곡이 우려됩니다. 성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군 신평면, 지난해 12월 이 곳에서 대통령선거 투표 참관인으로 활동했던 정진희씨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이 마을 유권자 5명이 늘 해오던 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곳으로 주소가 옮겨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진희(17대 대통령 선거 투표 참관인): "확인을 해보니 투표인 명부에 없는 거예요... 보니까 주민등록이 옮겨진 거예요. 당진읍으로... 자식들이 주소를 당진읍으로 옮겨놓은 거예요. 누군가 부탁을 해서." 이처럼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반면 스스로 투표를 포기한 위장전입자도 많았습니다. 당진읍까지 가서 투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입니다. <전화 녹취> 당진읍 위장 전입자(실거주지 대전광역시): "(지난번 대선 때 투표 했나요?) 안했는데요? (주소가 당진읍으로 돼 있어서 못하셨나요?) 그렇죠." 사정이 이러다보니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당진군의 투표율은 전국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꼴지인 55.6%를 기록했습니다. 당진군의 조직적인 위장전입은 이번 국회의원 총선에서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상연(당진참여자치연대 사무국장):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어디인지 몰라 투표를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 확실합니다. 투표권은 국민의 기본권인데 그것을 행정부에서 막았다는데 이 사태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실제 당진 주민이 아닌 위장전입자가 투표에 참여할 경우 지역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위장전입자로 추정되는 유권자 수는 당진읍 내만 만 명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7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이 곳 충남 당진에서 1,2위 간의 득표차이는 단 7표에 불과했습니다. KBS 뉴스 성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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