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딸 납치했다’ 사기 전화 기승

입력 2008.04.03 (09:13) 수정 2008.04.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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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앞서 보셨듯 어린이를 노린 강력범죄들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 기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리포트>

네, 일산 납치미수 사건 이후 어린이를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오히려 납치사건이 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돈데요...학부모의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아이를 납치했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사기 전화까지 기승을 부려서 학부모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사건의 피의자 이씨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이 화면은 이씨가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어린이를 따라가 납치하려고 폭행했다는 진술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다는 얘긴데요...흉기까지 준비해간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이씨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어린이를 납치하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00 (이웃 주민): "마음이 불안해요. 불안해. (이번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고, 또 다른 사람일 같은데 가까이서 일어나니까 언제든지 그런 일이 어디서든 일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아이들 내보낼 때도 불안하고..."

<인터뷰> 정윤경(이웃 주민): "저희 같은 경우는 CCTV를 보지도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저는 방송 나가고 그 정도인걸 알았죠."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를 노린 납치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요...

어제는 40대 남자가 12살 여자 어린이를 납치하려다 도주하는 등 3~4건의 납치 미수 사건이 잇따랐고 지난 2월에도 서울 강서구에서 어린이를 노린 성폭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두 학교를 오가는 길이나 집근처에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 요즘 등하교길은 그야말로 초비상입니다.

최근 초등학교 마다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이 부쩍 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 학부모: "집에 올라가는 승강기에서도 그런 일이 생기는데, 학교 앞에선 어떤 일이 있을지 누가 알아요. 그러니까 스쿨존이 더 위험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더..."

최근에는 바로 아이를 납치했다고 전화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사기전화가 기승입니다.

김모 씨도 이런 피해를 입었습니다. 딸을 납치했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는데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협박하던 범인은 딸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OO (학부모): "남자였어요. 전화를 받으니까 ‘박00네 집이죠?’ 그래서 ‘네 그런데요’ 그러니까 ‘잠깐만요’ 하더니 엄마, 엄마하는 소리가 4번 들었거든요. 남자가 다시 전화를 바꿔가지고 ‘당신 딸을 지금 내가 납치해서 있으니까 지금 돈이 필요하다’"

김씨의 딸은 다행히 학교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를 막았는데요...당시 놀란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인터뷰> 최OO (학부모): "저희 아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가 막 울었거든요. 막 울면서... 아무튼 이런 일이 다시는 없으면 좋겠어요."

김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최근 이틀 사이 이런 납치 사기전화 사건이 4건이나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제선 (대전 ‘ㅎ'여자중학교 교감): "학생어머니가 아주 놀란 목소리로 학교로 전화를 했더라고요. 우리 학생이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저희도 깜짝 놀랐죠."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일주일 사이 대전·청주지역에서만 70여건의 납치협박 사기전화사건이 112에 접수됐습니다.

나흘 전 중학생을 둔 이 학부모도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유현 (학부모): "‘혜란 아빠 아니세요?’ 그래서 ‘맞는데요’ 그러니까 ‘잠깐 바꿔 줄 사람 있어요’ 그래요. 그렇게 해서 바꾸는 그 사이에 아이 울음소리가 막 나더라고... ‘아빠 살려줘’ 막 울면서... 작은애 목소리랑 비슷한 거 같아서... 그때부터 당황한 거죠. 그때는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당황하면 넘어가게 되겠더라고요."

<인터뷰> 이00 (딸): "아빠가 원래 전화를 잘 안하시는데요. 갑자기 전화하셔서 어디냐고 다급하게 말하시는 거예요. 아빠가 그리고 저 납치될까봐 걱정하셔서 또 오시고 그랬어요."

침착한 대처로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씨는 놀란 마음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일주일 새 벌써 비슷한 협박전화가 8건이나 있었는데요.

<인터뷰> 조태형 (청주 ‘ㄷ' 여자중학교 교감): "3월 27일 목요일 1건 있고요. 금요일이 2건, 그 다음에 토요일 1건, 그리고 월요일이 3건, 어제가 1건, 이렇게 해서 8건 확인,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화사기 수법과 대처 방식, 경찰 신고를 권유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있는데요...

<인터뷰> 조태형 (청주 ‘ㄷ' 여자중학교 교감): "학교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취하고 있고요. 빨리 이런 일들이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이런 피해가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 안심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런 사기전화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지만 피해를 입을 경우 경찰 어느 부서에 전화를 해야할지 난감할 뿐입니다.

<녹취> 00경찰서 수사계: "납치다 그러면 일단 강력팀을 출동 시켜요. 강력팀에 납치인지 모르니까 해보라고 줘요."

<녹취> 00경찰서 강력계: "우리 업무상 소관은 보이스피싱(전화사기)이라든지 이런 사건은 수사2계, 지능범죄로 봐서 수사2계에서 담당을 합니다."

자칫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납치협박 사기전화! 하지만 침착하게만 대응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현호 (용인대학교 경찰행정과 교수): "아이를 볼모로 한 그런 협박이라도 그 진위, 맞는지 거짓인지를 아이에게 전화를 한번 해 보던가, 한번 떠보는 식으로 해서 우리 아이는 집에 있는데 무슨 말이냐? 최소한 확인절차를 거친 다음에 대응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최근에 일어난 납치사건들을 통해 경찰의 안이한 수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를 이용한 납치 협박전화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은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고 이런 불안심리를 노린 범죄에도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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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04-03 08:27:31
    • 수정2008-04-03 09: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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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고 있는데요... 앞서 보셨듯 어린이를 노린 강력범죄들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 기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어요? <리포트> 네, 일산 납치미수 사건 이후 어린이를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오히려 납치사건이 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돈데요...학부모의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아이를 납치했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사기 전화까지 기승을 부려서 학부모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사건의 피의자 이씨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이 화면은 이씨가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어린이를 따라가 납치하려고 폭행했다는 진술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다는 얘긴데요...흉기까지 준비해간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이씨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어린이를 납치하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00 (이웃 주민): "마음이 불안해요. 불안해. (이번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고, 또 다른 사람일 같은데 가까이서 일어나니까 언제든지 그런 일이 어디서든 일어 날 수 있다고 생각하죠. 아이들 내보낼 때도 불안하고..." <인터뷰> 정윤경(이웃 주민): "저희 같은 경우는 CCTV를 보지도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저는 방송 나가고 그 정도인걸 알았죠." 일산 어린이 납치 미수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를 노린 납치사건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요... 어제는 40대 남자가 12살 여자 어린이를 납치하려다 도주하는 등 3~4건의 납치 미수 사건이 잇따랐고 지난 2월에도 서울 강서구에서 어린이를 노린 성폭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두 학교를 오가는 길이나 집근처에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 요즘 등하교길은 그야말로 초비상입니다. 최근 초등학교 마다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이 부쩍 는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 학부모: "집에 올라가는 승강기에서도 그런 일이 생기는데, 학교 앞에선 어떤 일이 있을지 누가 알아요. 그러니까 스쿨존이 더 위험한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더..." 최근에는 바로 아이를 납치했다고 전화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사기전화가 기승입니다. 김모 씨도 이런 피해를 입었습니다. 딸을 납치했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는데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협박하던 범인은 딸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OO (학부모): "남자였어요. 전화를 받으니까 ‘박00네 집이죠?’ 그래서 ‘네 그런데요’ 그러니까 ‘잠깐만요’ 하더니 엄마, 엄마하는 소리가 4번 들었거든요. 남자가 다시 전화를 바꿔가지고 ‘당신 딸을 지금 내가 납치해서 있으니까 지금 돈이 필요하다’" 김씨의 딸은 다행히 학교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해를 막았는데요...당시 놀란 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인터뷰> 최OO (학부모): "저희 아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가 막 울었거든요. 막 울면서... 아무튼 이런 일이 다시는 없으면 좋겠어요." 김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최근 이틀 사이 이런 납치 사기전화 사건이 4건이나 있었습니다. <인터뷰> 장제선 (대전 ‘ㅎ'여자중학교 교감): "학생어머니가 아주 놀란 목소리로 학교로 전화를 했더라고요. 우리 학생이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저희도 깜짝 놀랐죠." 비단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일주일 사이 대전·청주지역에서만 70여건의 납치협박 사기전화사건이 112에 접수됐습니다. 나흘 전 중학생을 둔 이 학부모도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유현 (학부모): "‘혜란 아빠 아니세요?’ 그래서 ‘맞는데요’ 그러니까 ‘잠깐 바꿔 줄 사람 있어요’ 그래요. 그렇게 해서 바꾸는 그 사이에 아이 울음소리가 막 나더라고... ‘아빠 살려줘’ 막 울면서... 작은애 목소리랑 비슷한 거 같아서... 그때부터 당황한 거죠. 그때는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당황하면 넘어가게 되겠더라고요." <인터뷰> 이00 (딸): "아빠가 원래 전화를 잘 안하시는데요. 갑자기 전화하셔서 어디냐고 다급하게 말하시는 거예요. 아빠가 그리고 저 납치될까봐 걱정하셔서 또 오시고 그랬어요." 침착한 대처로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이씨는 놀란 마음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일주일 새 벌써 비슷한 협박전화가 8건이나 있었는데요. <인터뷰> 조태형 (청주 ‘ㄷ' 여자중학교 교감): "3월 27일 목요일 1건 있고요. 금요일이 2건, 그 다음에 토요일 1건, 그리고 월요일이 3건, 어제가 1건, 이렇게 해서 8건 확인,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학교와 교육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화사기 수법과 대처 방식, 경찰 신고를 권유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있는데요... <인터뷰> 조태형 (청주 ‘ㄷ' 여자중학교 교감): "학교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취하고 있고요. 빨리 이런 일들이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이런 피해가 앞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 안심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이런 사기전화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지만 피해를 입을 경우 경찰 어느 부서에 전화를 해야할지 난감할 뿐입니다. <녹취> 00경찰서 수사계: "납치다 그러면 일단 강력팀을 출동 시켜요. 강력팀에 납치인지 모르니까 해보라고 줘요." <녹취> 00경찰서 강력계: "우리 업무상 소관은 보이스피싱(전화사기)이라든지 이런 사건은 수사2계, 지능범죄로 봐서 수사2계에서 담당을 합니다." 자칫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납치협박 사기전화! 하지만 침착하게만 대응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현호 (용인대학교 경찰행정과 교수): "아이를 볼모로 한 그런 협박이라도 그 진위, 맞는지 거짓인지를 아이에게 전화를 한번 해 보던가, 한번 떠보는 식으로 해서 우리 아이는 집에 있는데 무슨 말이냐? 최소한 확인절차를 거친 다음에 대응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최근에 일어난 납치사건들을 통해 경찰의 안이한 수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를 이용한 납치 협박전화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은 침착한 대응이 필요하고 이런 불안심리를 노린 범죄에도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서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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