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성범죄 피해 아동 재활치료 ‘무방비’

입력 2008.04.04 (22:00) 수정 2008.04.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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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성범죄 피해 아동의 경우 대부분 적절한 재활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적인 치료 기관도 , 또 전문 인력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 실태를 정아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기린이 다쳤어. (뭐하다가 다쳤어?)"
작년 10월 어린이집에서 성인 여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4살 김 모 군은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립니다.

<녹취> 김군 엄마(음성변조)" "원장이랑 비슷한 사람만 봐도 주저앉고 울고 그 사람이 잡혀갔으면 좋겠어...라고."
3주간 입원했지만 불안증세가 재발해 경기도에서 2시간 차를 타고 와 약물과 놀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솔(소아정신과 의사): "그런 외상으로부터 아직도 본인이 불안감이나 분노가 해결이 안돼서..."
중학생인 강 모 양 역시 학교 근처에서 낯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지 4년이 지났지만 대인기피증으로 학교는 그만둔 지 오랩니다.

<녹취> 피해 학생 어머니(음성변조): "연습장 들여다보면 다 나와있어요. 칼 갖고 위협하고 이런 부분 자기가 당했던 장소 이런 것도..."
성범죄 피해 어린이들은 커가는 과정에서 다시 상처가 나타날 수 있기때문에 제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전문 시설과 지원 체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신적 충격을 치료할 수 있도록 임상심리사,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를 제대로 갖춘 전담치료센터는 전국에 단 세 곳 뿐입니다.
다른 병원이나 상담소가 연계돼 있는 곳도 30 곳이 되지 않습니다.

아동 성범죄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치료기관이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겁니다 . 치료를 중단하거나 부모가 먼저 포기하는 경우마저 생깁니다.

<녹취> 피해 학생 어머니: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구 그렇게 규정을 지었다고 하는데..."

여성부가 뒤늦게 피해 아동 전담센터를 5배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 확보 등 구체적 방안은 없습니다.

<녹취> 여성부 관계자: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과연 지방에 전문의들이 얼마나 있을지 그건 저희들이 파악을 해봐야돼요."
미국의 경우 피해 후유증이 성장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아동 전문가 자격증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비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을 경우 오히려 상황이 악화돼 2차 피해가 우려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노충래(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전문 훈련과정이 많이 만들어져야할 필요가 있고, 전문자격이 될 수 있는 인력발굴해서 연계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정부 차원 노력이 필요하죠."

허술한 정부의 지원 체계 속에 상처입은 피해 어린이와 부모들은 또다른 상처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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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성범죄 피해 아동 재활치료 ‘무방비’
    • 입력 2008-04-04 21:16:25
    • 수정2008-04-04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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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성범죄 피해 아동의 경우 대부분 적절한 재활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적인 치료 기관도 , 또 전문 인력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 실태를 정아연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기린이 다쳤어. (뭐하다가 다쳤어?)" 작년 10월 어린이집에서 성인 여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4살 김 모 군은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립니다. <녹취> 김군 엄마(음성변조)" "원장이랑 비슷한 사람만 봐도 주저앉고 울고 그 사람이 잡혀갔으면 좋겠어...라고." 3주간 입원했지만 불안증세가 재발해 경기도에서 2시간 차를 타고 와 약물과 놀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솔(소아정신과 의사): "그런 외상으로부터 아직도 본인이 불안감이나 분노가 해결이 안돼서..." 중학생인 강 모 양 역시 학교 근처에서 낯선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지 4년이 지났지만 대인기피증으로 학교는 그만둔 지 오랩니다. <녹취> 피해 학생 어머니(음성변조): "연습장 들여다보면 다 나와있어요. 칼 갖고 위협하고 이런 부분 자기가 당했던 장소 이런 것도..." 성범죄 피해 어린이들은 커가는 과정에서 다시 상처가 나타날 수 있기때문에 제때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전문 시설과 지원 체계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신적 충격을 치료할 수 있도록 임상심리사,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를 제대로 갖춘 전담치료센터는 전국에 단 세 곳 뿐입니다. 다른 병원이나 상담소가 연계돼 있는 곳도 30 곳이 되지 않습니다. 아동 성범죄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치료기관이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겁니다 . 치료를 중단하거나 부모가 먼저 포기하는 경우마저 생깁니다. <녹취> 피해 학생 어머니: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구 그렇게 규정을 지었다고 하는데..." 여성부가 뒤늦게 피해 아동 전담센터를 5배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 확보 등 구체적 방안은 없습니다. <녹취> 여성부 관계자: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과연 지방에 전문의들이 얼마나 있을지 그건 저희들이 파악을 해봐야돼요." 미국의 경우 피해 후유증이 성장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아동 전문가 자격증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비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을 경우 오히려 상황이 악화돼 2차 피해가 우려되기도 합니다. <인터뷰> 노충래(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전문 훈련과정이 많이 만들어져야할 필요가 있고, 전문자격이 될 수 있는 인력발굴해서 연계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정부 차원 노력이 필요하죠." 허술한 정부의 지원 체계 속에 상처입은 피해 어린이와 부모들은 또다른 상처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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