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되살아나는 마야문명

입력 2008.04.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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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천 년 전 홀연히 사라져간 마야문명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습니다.

과거 스페인의 침략으로 거의 파괴됐던 마야의 수준 높은 문명의 흔적들이 하나 둘 복원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멕시코의 국가상징으로, 또 경제를 지탱하는 자원으로 마야 문명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황상무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로.... 거대한 석조건축물의 도시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잔혹한 야만의 문화로 알려진 마야문명..., 천만이 넘던 인구는 어느날 90% 이상이 홀연히 사라져, 역사의 미스테리로만 남아 있습니다.

천년의 시간이 흐른 뒤, 찬란했던 문명은 유적의 잔해로만 전해집니다. 마야인들이 사라져 버린 마야의 광장에는 오늘날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멕시코 유가탄 반도의 치첸잇자에는 엘 카스틸로로 불리는 쿠쿨칸 신전 피라미드와 전사들의 사원, 대 경기장, 시장과 목욕탕, 왕과 제사장들의 숙소 등 도시 전체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마가렛 신코(오스트리아 관관객): “놀라워요. 이곳은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본 마야 유적인데 최고중의 하나입니다.”

체첸잇자를 찾는 사람들은 쿠쿨간 신전 앞에서 박수를 치는 가이드를 만나게 됩니다. 박수소리는 신전 꼭대기의 빈 공간에 부딪치면서 독수리 울음소리 같은 메아리를 남깁니다. 소리의 공명을 통신수단으로 삼은 마야인들의 과학은 대경기장에서 그 절정을 이룹니다.

경기장 한 가운데서 손뼉을 치면 정확히 일곱 번의 메아리가 뒤를 따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66미터 거리 경기장 양끝에 있는 사람끼리 목소리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막스 요넨(독일 관광객): “두 손 들어봐!” “돌아 봐!” “뛰어!”

마야인들의 이 같은 과학기술을 체험한 이들도 엘 카스틸로 신전의 쿠쿨칸 하강 모습에는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동서남북 정방향으로 지어진 신전의 모서리가, 해가 기울어짐에 따라 점차 긴 그림자를 만들면서, 신전의 계단난간에 마치 뱀이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으로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인터뷰> 에란데니 아분데스(멕시코 관광청 매니저): “마야 건축기술자들이 고안한 독특한 현상 때문에 마야의 춘분과 추분을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한해 천 만의 멕시코 여행객 가운데 이 일대에만 300만이 몰리고, 이 가운데 80%가 넘는 해외 관광객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30%가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미주대륙을 통틀어 최고 관광지로 떠올랐고, 멕시코 관광수입의 33%를 차지하는 요지가 됐습니다.

카리브 해의 작열하는 태양과 옥빛바다, 그리고 이것을 마야문명과 결합시킨 치밀한 개발 전략이 이 지역을 북중미 지역 최대의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까를로(멕시코 여행전문가): “멕시코 대통령은 관광객이 멕시코의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관광장관과 관광청, 그리고 지방정부와 기업들도 관광증진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 데는 문화유산의 높은 수준이 바탕이 됐지만, 멕시코인들의 홍보 전략도 주효했습니다.

고고학적 성과와는 별개로 체첸잇자를 무대로 한 할리우드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전설의 엘도라도를 소재로 한 만화영화, 팝송이 줄을 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도 수없이 나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의 사람들은 마야문명에 대해 조금씩 지식을 넓혀갔고, 마야는 꼭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됐습니다.

엘 카스틸로 신전은 지난해 세계 7대 신불가사의의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멕시코 정부와 국민들의 끈질긴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결정과정이 인터넷 투표로 정해지자 멕시코 국민들의 대다수가 참여해서 최고 득표를 기록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까를로(멕시코 여행전문가): “(멕시코 국민의 노력뿐 아니라) 이곳을 방문했던 많은 외국인들의 투표 덕분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됐습니다.”

지난 96년에는 당대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불러 대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수 억 명이 시청한 이 세기적 이벤트를 통해, 마야문명은 수준높은 과학기술을 알렸고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마야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유카탄 반도에는 100군데가 넘는 곳에서 마야 유적이 발견됐습니다. 이 돌무더기는 원래 거대한 건축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밀림 속에는 아직도 이렇게 방치된 채 버려진 유적들이 허다합니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적들도 대부분 미국이나 유네스코 등 외국의 고고학팀이 발굴한 것입니다.

멕시코 전체로 보면 유적은 유카탄반도의 서너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엔리케 테로니스(멕시코 국립자연인류학센터 고고학자): “고고학 연구를 위해 길도 정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그럴만한 충분한 재정이 없습니다.”

멕시코는 학술적 목적은 물론 관광자원 발굴을 위해서도 유적을 계속 발굴할 계획입니다. 끊임없이 변하고, 더욱 풍부해지는 관광자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에란데니 아분디스(멕시코 관광청 매니저): “고고학 유적지에서, 또 이미 발견된 유적지에서도 발굴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유카탄 반도의 성공을 계기로 멕시코는 지금 최고의 관광대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밀림 속에 엄청나게 남아 있는 마야의 유적은 이런 꿈을 가능케 해주는 이들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앞서 살펴본 짐바브웨의 정치, 경제적 위기 상황이 심각합니다. 세계 최고령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이 선거 결과는 감춰도, 짐바브웨 국민들의 분노까지 감출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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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되살아나는 마야문명
    • 입력 2008-04-20 07:59:4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천 년 전 홀연히 사라져간 마야문명이 조금씩 베일을 벗고 있습니다. 과거 스페인의 침략으로 거의 파괴됐던 마야의 수준 높은 문명의 흔적들이 하나 둘 복원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멕시코의 국가상징으로, 또 경제를 지탱하는 자원으로 마야 문명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황상무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설의 황금도시 엘도라도로.... 거대한 석조건축물의 도시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잔혹한 야만의 문화로 알려진 마야문명..., 천만이 넘던 인구는 어느날 90% 이상이 홀연히 사라져, 역사의 미스테리로만 남아 있습니다. 천년의 시간이 흐른 뒤, 찬란했던 문명은 유적의 잔해로만 전해집니다. 마야인들이 사라져 버린 마야의 광장에는 오늘날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멕시코 유가탄 반도의 치첸잇자에는 엘 카스틸로로 불리는 쿠쿨칸 신전 피라미드와 전사들의 사원, 대 경기장, 시장과 목욕탕, 왕과 제사장들의 숙소 등 도시 전체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마가렛 신코(오스트리아 관관객): “놀라워요. 이곳은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본 마야 유적인데 최고중의 하나입니다.” 체첸잇자를 찾는 사람들은 쿠쿨간 신전 앞에서 박수를 치는 가이드를 만나게 됩니다. 박수소리는 신전 꼭대기의 빈 공간에 부딪치면서 독수리 울음소리 같은 메아리를 남깁니다. 소리의 공명을 통신수단으로 삼은 마야인들의 과학은 대경기장에서 그 절정을 이룹니다. 경기장 한 가운데서 손뼉을 치면 정확히 일곱 번의 메아리가 뒤를 따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66미터 거리 경기장 양끝에 있는 사람끼리 목소리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녹취> 막스 요넨(독일 관광객): “두 손 들어봐!” “돌아 봐!” “뛰어!” 마야인들의 이 같은 과학기술을 체험한 이들도 엘 카스틸로 신전의 쿠쿨칸 하강 모습에는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동서남북 정방향으로 지어진 신전의 모서리가, 해가 기울어짐에 따라 점차 긴 그림자를 만들면서, 신전의 계단난간에 마치 뱀이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으로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인터뷰> 에란데니 아분데스(멕시코 관광청 매니저): “마야 건축기술자들이 고안한 독특한 현상 때문에 마야의 춘분과 추분을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한해 천 만의 멕시코 여행객 가운데 이 일대에만 300만이 몰리고, 이 가운데 80%가 넘는 해외 관광객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30%가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미주대륙을 통틀어 최고 관광지로 떠올랐고, 멕시코 관광수입의 33%를 차지하는 요지가 됐습니다. 카리브 해의 작열하는 태양과 옥빛바다, 그리고 이것을 마야문명과 결합시킨 치밀한 개발 전략이 이 지역을 북중미 지역 최대의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까를로(멕시코 여행전문가): “멕시코 대통령은 관광객이 멕시코의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관광장관과 관광청, 그리고 지방정부와 기업들도 관광증진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 데는 문화유산의 높은 수준이 바탕이 됐지만, 멕시코인들의 홍보 전략도 주효했습니다. 고고학적 성과와는 별개로 체첸잇자를 무대로 한 할리우드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전설의 엘도라도를 소재로 한 만화영화, 팝송이 줄을 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도 수없이 나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계의 사람들은 마야문명에 대해 조금씩 지식을 넓혀갔고, 마야는 꼭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됐습니다. 엘 카스틸로 신전은 지난해 세계 7대 신불가사의의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멕시코 정부와 국민들의 끈질긴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결정과정이 인터넷 투표로 정해지자 멕시코 국민들의 대다수가 참여해서 최고 득표를 기록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까를로(멕시코 여행전문가): “(멕시코 국민의 노력뿐 아니라) 이곳을 방문했던 많은 외국인들의 투표 덕분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됐습니다.” 지난 96년에는 당대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불러 대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수 억 명이 시청한 이 세기적 이벤트를 통해, 마야문명은 수준높은 과학기술을 알렸고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마야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유카탄 반도에는 100군데가 넘는 곳에서 마야 유적이 발견됐습니다. 이 돌무더기는 원래 거대한 건축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멕시코의 밀림 속에는 아직도 이렇게 방치된 채 버려진 유적들이 허다합니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적들도 대부분 미국이나 유네스코 등 외국의 고고학팀이 발굴한 것입니다. 멕시코 전체로 보면 유적은 유카탄반도의 서너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 방치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엔리케 테로니스(멕시코 국립자연인류학센터 고고학자): “고고학 연구를 위해 길도 정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그럴만한 충분한 재정이 없습니다.” 멕시코는 학술적 목적은 물론 관광자원 발굴을 위해서도 유적을 계속 발굴할 계획입니다. 끊임없이 변하고, 더욱 풍부해지는 관광자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에란데니 아분디스(멕시코 관광청 매니저): “고고학 유적지에서, 또 이미 발견된 유적지에서도 발굴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유카탄 반도의 성공을 계기로 멕시코는 지금 최고의 관광대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밀림 속에 엄청나게 남아 있는 마야의 유적은 이런 꿈을 가능케 해주는 이들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앞서 살펴본 짐바브웨의 정치, 경제적 위기 상황이 심각합니다. 세계 최고령 독재자 무가베 대통령이 선거 결과는 감춰도, 짐바브웨 국민들의 분노까지 감출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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