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효도 방학’

입력 2008.05.02 (18:28) 수정 2008.05.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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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효도 방학' 알고보니 ,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요, 그러나 긴 연휴 때문에 맞벌이 학부모에게는 짐만 되고 있고, 여유있는 아이들은 해외로 향하면서 외화 유출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김해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두 초등학생의 엄마인 문동숙 선생님은 요즘 다이어리를 보며 한숨짓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자녀들의 방학은 6일부터 9일까지지만, 앞뒤 연이은 휴일까지 합치면, 아이들이 쉬는 날이 아흐레나 되기 때문입니다.

여유있는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해외여행도 간다지만, 맞벌이 주부인 자신은 당장 아이들 끼니부터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문동숙(주부): "애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특히 해외여행이다 뭐다 여행이야기 나오면 저는 같이 있지도 못하고"

그렇다면 학부모에게 짐만 되는 이 효도방학은 왜 생겨났을까?

지난해 교육부는 문화관광부 등과 협의해 지역 축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축제 기간에 학교 재량 휴업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각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문재옥(장학관/ 광주시 초등교육과): "작년 협의때 지역 축제가 이 시기가 많으니까 그 때 되도록 쓰라는 이야기로 공문을 보내"

그러나 긴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외화만 유출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유명 여행사에 예약된 5월 해외여행자수를 보면, 지난해보다 56%나 증가했습니다.

이번 효도 방학 기간 동안 인천 공항을 통해 빠져나갈 출국자 수는 한 해 동안 해외연수나 조기유학을 위해 나가는 학생 수보다 수 십배나 많은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역 축제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효도방학, 하지만, 긴 연휴로 해외여행만 부추기면서 정작 학부모에겐 커다란 짐만 안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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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물단지 ‘효도 방학’
    • 입력 2008-05-02 18:11:39
    • 수정2008-05-02 18:31:26
    6시 뉴스타임
<앵커 멘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효도 방학' 알고보니 ,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는데요, 그러나 긴 연휴 때문에 맞벌이 학부모에게는 짐만 되고 있고, 여유있는 아이들은 해외로 향하면서 외화 유출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김해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두 초등학생의 엄마인 문동숙 선생님은 요즘 다이어리를 보며 한숨짓는 날이 잦아졌습니다. 자녀들의 방학은 6일부터 9일까지지만, 앞뒤 연이은 휴일까지 합치면, 아이들이 쉬는 날이 아흐레나 되기 때문입니다. 여유있는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해외여행도 간다지만, 맞벌이 주부인 자신은 당장 아이들 끼니부터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문동숙(주부): "애들한테 너무 미안해요. 특히 해외여행이다 뭐다 여행이야기 나오면 저는 같이 있지도 못하고" 그렇다면 학부모에게 짐만 되는 이 효도방학은 왜 생겨났을까? 지난해 교육부는 문화관광부 등과 협의해 지역 축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축제 기간에 학교 재량 휴업을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각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인터뷰> 문재옥(장학관/ 광주시 초등교육과): "작년 협의때 지역 축제가 이 시기가 많으니까 그 때 되도록 쓰라는 이야기로 공문을 보내" 그러나 긴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외화만 유출되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유명 여행사에 예약된 5월 해외여행자수를 보면, 지난해보다 56%나 증가했습니다. 이번 효도 방학 기간 동안 인천 공항을 통해 빠져나갈 출국자 수는 한 해 동안 해외연수나 조기유학을 위해 나가는 학생 수보다 수 십배나 많은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역 축제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생겨난 효도방학, 하지만, 긴 연휴로 해외여행만 부추기면서 정작 학부모에겐 커다란 짐만 안겨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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