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불안한 원룸, 연쇄 성범죄 막을 대책은?

입력 2008.05.05 (22:17) 수정 2008.05.0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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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 범죄는 갈수록 대담해지고 또 피해자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붙잡힌 연쇄 성폭행범들은 주로 여성 혼자사는 원룸을 노리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잇따라 터진 연쇄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한 원룸촌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거주자만 들어갈 수 있도록 잠금장치가 달린 출입문이지만, 대부분 아무나 드나들 수 있게 개방돼 있습니다.

성인 남성이 손만 뻗으면 닿을 높이의 창문들은 열려있기 일쑵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직장 여성 : "대처하고 이런 건 없어요. 설마 하는 마음에 그냥 이렇게 살고 있어요."

낮에 일어난 범죄가 절반에 가깝지만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여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대학생 : "근데 낮에는 사람도 많이 다니고... 그래서 상상도 못했죠. 어우~ 어떡해..."

이번에 붙잡힌 피의자들은 주로 혼자사는 여성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을 노렸고, 심지어 공공장소인 복도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비가 소홀합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대학생 : "(택배같은 건 어떻게 해요?) 거의 택배 아저씨를 믿죠. 음식점도 그렇고.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여기는 아니겠지..."

이렇게 혼자사는 여성 대부분이 불안해 하면서도, '설마..' 하는 생각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만 3백여 건이던 성폭행 범죄는 지난해 만 5천 3백 건을 넘어 47 % 증가했습니다.

이 중 20세 이하 피해자는 8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성폭행 피해 가족들은 사건을 다루는 경찰의 무성의한 태도에 강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 : "처음에 잡을 의지가 있었는지 그게 의심스러운게, 용의자가 자기 집에 없대요. 그래서 못잡는대요."

게다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는 데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기 때문에 신고를 꺼리게 돼 연쇄적인 범행으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이미경(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아무도 피해자의 권리는 알려주지 않아요. '청바지를 입었으면 강간을 할 수 없어 무죄다'라는 판결이 나오는데, 누가 공개하고 싶겠어요?"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의식과 이들을 보호할 제도적인 보완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여성들이 위험스런 성범죄에 계속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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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불안한 원룸, 연쇄 성범죄 막을 대책은?
    • 입력 2008-05-05 21:27:03
    • 수정2008-05-05 22:19:59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행 범죄는 갈수록 대담해지고 또 피해자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붙잡힌 연쇄 성폭행범들은 주로 여성 혼자사는 원룸을 노리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잇따라 터진 연쇄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한 원룸촌을 찾았습니다. 원래는 거주자만 들어갈 수 있도록 잠금장치가 달린 출입문이지만, 대부분 아무나 드나들 수 있게 개방돼 있습니다. 성인 남성이 손만 뻗으면 닿을 높이의 창문들은 열려있기 일쑵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직장 여성 : "대처하고 이런 건 없어요. 설마 하는 마음에 그냥 이렇게 살고 있어요." 낮에 일어난 범죄가 절반에 가깝지만 밤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여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대학생 : "근데 낮에는 사람도 많이 다니고... 그래서 상상도 못했죠. 어우~ 어떡해..." 이번에 붙잡힌 피의자들은 주로 혼자사는 여성이 현관문을 여는 순간을 노렸고, 심지어 공공장소인 복도에서도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비가 소홀합니다. <인터뷰> 혼자사는 대학생 : "(택배같은 건 어떻게 해요?) 거의 택배 아저씨를 믿죠. 음식점도 그렇고. 얘기는 많이 들었어도 여기는 아니겠지..." 이렇게 혼자사는 여성 대부분이 불안해 하면서도, '설마..' 하는 생각때문에 위험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만 3백여 건이던 성폭행 범죄는 지난해 만 5천 3백 건을 넘어 47 % 증가했습니다. 이 중 20세 이하 피해자는 8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성폭행 피해 가족들은 사건을 다루는 경찰의 무성의한 태도에 강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 : "처음에 잡을 의지가 있었는지 그게 의심스러운게, 용의자가 자기 집에 없대요. 그래서 못잡는대요." 게다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권리가 존중되지 않는 데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미약하기 때문에 신고를 꺼리게 돼 연쇄적인 범행으로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이미경(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 "아무도 피해자의 권리는 알려주지 않아요. '청바지를 입었으면 강간을 할 수 없어 무죄다'라는 판결이 나오는데, 누가 공개하고 싶겠어요?"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의식과 이들을 보호할 제도적인 보완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여성들이 위험스런 성범죄에 계속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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