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회담 ‘신 밀월시대’

입력 2008.05.11 (10:51) 수정 2008.05.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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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중국 국가 주석의 10년 만의 일본 방문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일 관계가 후진타오 주석의 이번 일본 방문을 계기로 신 밀월 시대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사사건건 각을 세우던 두 나라가 철저하게 경제 중심의 실용외교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쿄 김대회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 특파원, 후진타오 주석이 오늘 중국으로 돌아갔죠?

<답변 1>

그렇습니다. 오늘 나라현에 있는 호류지 등 문화재를 둘러본 뒤 일본에서의 4박 5일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자신의 이번 일본 방문을 '완연한 봄날의 여행'이라며 스스로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일본 방문에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일본 방문 내내 미소를 보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퇴진한 후 관계를 개선하기 시작했는데 2006년 당시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은 파빙지여, 얼음을 깨는 여행, 지난해 원자바오 총리의 일본 답방은 융빙지여, 얼음을 녹이는 여행, 지난해 말 후쿠다 총리의 중국 방문은 영춘지여, 봄을 맞는 여행, 그리고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은 난춘지여, 따뜻한 봄날의 여행으로 표현됐습니다.

얼음에서 봄날까지 이르게 된 두 나라의 밀월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2> 그렇다면 성과도 컸을 텐데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일본 방문과 정상 회담의 결과,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2>

구체적인 성과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큰 성과는 중국과 일본이 그동안의 라이벌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우호 협력 관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후진타오(주석) : "중일관계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발전하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녹취> 후쿠다(총리) : "일중 관계를 대국적으로 신념을 공유하며 문제 해결에 최대한 노력해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에게 주어진 책무입니다."

중국과 일본이 공동 성명에서 발표한 '전략적 호혜 관계'는 양국이 공동의 이익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상호 이익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교류할 것은 하고 협력할 것은 하자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은 양국의 오랜 현안인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 개발 문제를 이번에 대체로 타결 지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공동 개발을 하는가 하는 문제는 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당히 민감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관계를 여는 상징으로서 다음 달에는 공동 개발에 합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3> 10년 전 당시 장쩌민 주석이 일본을 처음 방문했을 때하고, 이번 방문하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대조적인 모습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3>

네. 당시에는 장쩌민 주석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해 직접 비판을 할 정도로 두 나라 사이가 서먹서먹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사에 대해 공동 성명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표현 한마디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과나 반성 등의 표현은 사라졌습니다. 일본도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타이완 문제나 티베트 문제에 대해 가볍게 거론하고 넘어가는데 그쳤습니다.

<질문 4> 그러면 중 일 두 나라가 왜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겁니까?

<답변 4>

네. 중국이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수준 높은 에너지 절약 기술과 환경 처리 기술입니다.

중국은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지 못하면 경제 대국으로 가는데 발목이 잡히게 됩니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 효율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일본 기업들의 중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일본도 좋은 조건에서 중국 시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중국은 농촌지역의 간이 상수도와 오염 배출 시설을 하는데 있어 일본의 기술과 자본 진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일본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떨어진 내각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은 경제적인 공동 이익에 상당한 초점이 있습니다.

<질문 5> 바야흐로 중-일 신밀월시대가 왔다고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이런 상황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5>

네. 우리에게 있어 중일 밀월 시대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반도의 안보나 북핵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 중국과 일본이 대립하는 것보다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를 맺어 한국을 배제한 채 동북아 안보나 지역적 구도 등을 논의할 경우가 있을지를 우리가 주시해야 할 점입니다.

100여 년 전에 있었던 주변 강대국들 속에 놓인 한반도와 같은 구도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 경제적으로 본다면 중국이 개혁 개방 초기 한국을 경제성장의 모델로 삼았다가 이제는 일본의 첨단 산업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에서 한국이 샌드위치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점도 우려되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우리로선 중일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한미 관계나 한일 관계를 좀 더 돈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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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일 정상회담 ‘신 밀월시대’
    • 입력 2008-05-11 09:48:53
    • 수정2008-05-11 10:56:16
    특파원 현장보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이번 주, 중국 국가 주석의 10년 만의 일본 방문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일 관계가 후진타오 주석의 이번 일본 방문을 계기로 신 밀월 시대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사사건건 각을 세우던 두 나라가 철저하게 경제 중심의 실용외교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쿄 김대회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 특파원, 후진타오 주석이 오늘 중국으로 돌아갔죠? <답변 1> 그렇습니다. 오늘 나라현에 있는 호류지 등 문화재를 둘러본 뒤 일본에서의 4박 5일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자신의 이번 일본 방문을 '완연한 봄날의 여행'이라며 스스로 깊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일본 방문에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일본 방문 내내 미소를 보냈습니다. 중국과 일본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퇴진한 후 관계를 개선하기 시작했는데 2006년 당시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은 파빙지여, 얼음을 깨는 여행, 지난해 원자바오 총리의 일본 답방은 융빙지여, 얼음을 녹이는 여행, 지난해 말 후쿠다 총리의 중국 방문은 영춘지여, 봄을 맞는 여행, 그리고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방일은 난춘지여, 따뜻한 봄날의 여행으로 표현됐습니다. 얼음에서 봄날까지 이르게 된 두 나라의 밀월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 2> 그렇다면 성과도 컸을 텐데 이번 후진타오 주석의 일본 방문과 정상 회담의 결과,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2> 구체적인 성과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큰 성과는 중국과 일본이 그동안의 라이벌 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우호 협력 관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후진타오(주석) : "중일관계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 발전하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녹취> 후쿠다(총리) : "일중 관계를 대국적으로 신념을 공유하며 문제 해결에 최대한 노력해 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에게 주어진 책무입니다." 중국과 일본이 공동 성명에서 발표한 '전략적 호혜 관계'는 양국이 공동의 이익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상호 이익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교류할 것은 하고 협력할 것은 하자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은 양국의 오랜 현안인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 개발 문제를 이번에 대체로 타결 지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공동 개발을 하는가 하는 문제는 양국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상당히 민감하지만 이번에 새로운 관계를 여는 상징으로서 다음 달에는 공동 개발에 합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3> 10년 전 당시 장쩌민 주석이 일본을 처음 방문했을 때하고, 이번 방문하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대조적인 모습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3> 네. 당시에는 장쩌민 주석이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해 직접 비판을 할 정도로 두 나라 사이가 서먹서먹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사에 대해 공동 성명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간다'는 표현 한마디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사과나 반성 등의 표현은 사라졌습니다. 일본도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타이완 문제나 티베트 문제에 대해 가볍게 거론하고 넘어가는데 그쳤습니다. <질문 4> 그러면 중 일 두 나라가 왜 이렇게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겁니까? <답변 4> 네. 중국이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수준 높은 에너지 절약 기술과 환경 처리 기술입니다. 중국은 에너지 소비 대국으로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지 못하면 경제 대국으로 가는데 발목이 잡히게 됩니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 효율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일본 기업들의 중국 유치를 원하고 있고 일본도 좋은 조건에서 중국 시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중국은 농촌지역의 간이 상수도와 오염 배출 시설을 하는데 있어 일본의 기술과 자본 진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일본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떨어진 내각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은 경제적인 공동 이익에 상당한 초점이 있습니다. <질문 5> 바야흐로 중-일 신밀월시대가 왔다고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이런 상황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답변 5> 네. 우리에게 있어 중일 밀월 시대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한반도의 안보나 북핵 문제를 풀어 가는데 있어 중국과 일본이 대립하는 것보다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이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를 맺어 한국을 배제한 채 동북아 안보나 지역적 구도 등을 논의할 경우가 있을지를 우리가 주시해야 할 점입니다. 100여 년 전에 있었던 주변 강대국들 속에 놓인 한반도와 같은 구도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또 경제적으로 본다면 중국이 개혁 개방 초기 한국을 경제성장의 모델로 삼았다가 이제는 일본의 첨단 산업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에서 한국이 샌드위치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점도 우려되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우리로선 중일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한미 관계나 한일 관계를 좀 더 돈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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