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정부, 네덜란드식 건강보험 추진 방안 검토

입력 2008.05.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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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건강 보험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네덜란드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공단을 사실상 민영화해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지만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럽의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 바다보다 낮은 땅을 둑으로 막아 세계 제일의 낙농업을 꽃피운 곳입니다.

풍차의 기적으로 유명한 이 나라가 요즘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2년 전 단행한 건강보험 개혁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건강보험체계는 저소득층 60%는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35%는 건강보험 대신 민간 보험회사의 민간 보험에, 공무원은 공직자 보험에 가입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칸막이를 없애버린게 개혁의 핵심입니다.

결국 국가 보험기관은 사실상 민영화돼 민간보험회사와 무한 경쟁중입니다.

공보험기관을 민영화하고 대신 경쟁과 효율을 불어넣는 개혁입니다.

<인터뷰>프레디 슈니츨러(국제 건강보험전문가) : "네덜란드의 건강보험 개혁은 시장에 자율권을 주고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줬고 의료계에 경쟁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시스템에 주목해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들을 현지로 파견해 실태를 파악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을 독점하면서 나오는 재정적자의 위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은 지난해 2400억 적자를 낸 데이어 올해 2500억, 내년에는 무려 1조원 적자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전체의료비의 64%를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의 부담을 줄이고 민간보험을 끌어들여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을 여러개의 지사로 쪼개 내부 경쟁을 하게 하는 방법도 논의중입니다.

민간보험회사와 건강보험공단이 역할을 나누고 서로 경쟁하게 하면 재정적 부담도 줄고 효율성도 높아져 국민에게도 이익이 될 거라는 논립니다.

<인터뷰>이규식(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 "건강보험제도를 정부 통제가 아닌 경쟁을 통해서도 관리가 될 수 있다는 선례가 네덜란드에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자칫 보험가입자에게 돈을 적게 주기위한 경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민영보험회사가 건강보험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아픈 사람보다는 건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보다는 돈이 많은 사람을 가입시키려 할 수 있고 보험료는 많이 걷고 혜택은 적게 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진석(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과연 민간보험회사가 국민들의 의료보장을 하는 공보험의 역할을 할 것인지 의문이 있습니다."

현재 건강보험료도 못내 기초적인 의료혜택조차 못받는 사람이 2백만 명이 넘습니다.

기초적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과연 민영보험회사에게 건강보험의 역할을 맡기는 게 적절한 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성이냐, 사회안전망 구축이 우선이냐, 건강보험을 둘러싼 논란이 멀리 이국땅 네덜란드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올 하반기쯤 건강보험에 대한 개혁방안을 완성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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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정부, 네덜란드식 건강보험 추진 방안 검토
    • 입력 2008-05-12 21:10:44
    뉴스 9
<앵커 멘트> 정부가 건강 보험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네덜란드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공단을 사실상 민영화해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이지만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럽의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 바다보다 낮은 땅을 둑으로 막아 세계 제일의 낙농업을 꽃피운 곳입니다. 풍차의 기적으로 유명한 이 나라가 요즘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2년 전 단행한 건강보험 개혁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건강보험체계는 저소득층 60%는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35%는 건강보험 대신 민간 보험회사의 민간 보험에, 공무원은 공직자 보험에 가입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칸막이를 없애버린게 개혁의 핵심입니다. 결국 국가 보험기관은 사실상 민영화돼 민간보험회사와 무한 경쟁중입니다. 공보험기관을 민영화하고 대신 경쟁과 효율을 불어넣는 개혁입니다. <인터뷰>프레디 슈니츨러(국제 건강보험전문가) : "네덜란드의 건강보험 개혁은 시장에 자율권을 주고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줬고 의료계에 경쟁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 시스템에 주목해 최근 보건복지가족부 공무원들을 현지로 파견해 실태를 파악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을 독점하면서 나오는 재정적자의 위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은 지난해 2400억 적자를 낸 데이어 올해 2500억, 내년에는 무려 1조원 적자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전체의료비의 64%를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의 부담을 줄이고 민간보험을 끌어들여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을 여러개의 지사로 쪼개 내부 경쟁을 하게 하는 방법도 논의중입니다. 민간보험회사와 건강보험공단이 역할을 나누고 서로 경쟁하게 하면 재정적 부담도 줄고 효율성도 높아져 국민에게도 이익이 될 거라는 논립니다. <인터뷰>이규식(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 "건강보험제도를 정부 통제가 아닌 경쟁을 통해서도 관리가 될 수 있다는 선례가 네덜란드에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자칫 보험가입자에게 돈을 적게 주기위한 경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민영보험회사가 건강보험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아픈 사람보다는 건강한 사람, 가난한 사람보다는 돈이 많은 사람을 가입시키려 할 수 있고 보험료는 많이 걷고 혜택은 적게 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진석(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 "과연 민간보험회사가 국민들의 의료보장을 하는 공보험의 역할을 할 것인지 의문이 있습니다." 현재 건강보험료도 못내 기초적인 의료혜택조차 못받는 사람이 2백만 명이 넘습니다. 기초적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과연 민영보험회사에게 건강보험의 역할을 맡기는 게 적절한 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경쟁과 효율성이냐, 사회안전망 구축이 우선이냐, 건강보험을 둘러싼 논란이 멀리 이국땅 네덜란드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올 하반기쯤 건강보험에 대한 개혁방안을 완성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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