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얼빠진 경찰’ 신고한 집도 못찾아

입력 2008.05.23 (22:03) 수정 2008.05.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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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경찰이 무슨 일로 얼이 빠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괴한이 침입해 신고했는데도 집을 찾지 못해 그냥 돌아간 경우도 있습니다.

경찰의 안일한 근무태도를 박경호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광명의 한 가정집 지난 17일 술에 취한 괴한이 대문을 열고 마당까지 들어왔습니다.

당시 혼자 있던 20대 여성은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잡고 버티다 다급하게 112센터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당시 112 신고내용 : "어떤 아저씨가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저희 개를 때리고 막 그러거든요."

이 괴한은 기물을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며 40여분간 난동을 부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마지막 신고 내용 : "오실 필요도 없어요. 그사람 지금 물려서 병원에 가고 우리는 지금 완전히 지옥 속에 40분 살았어요."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했지만 현장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대신 통화는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불통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당시 출동 경찰 교신 내용 : "지도에 안나와 있고 신고자도 계속 통화중으로 여전히 안되요"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집으로부터 걸어서 불과 일분도 안되는 거리에 치안센터가 있었지만 경찰은 이 주변만 맴돌았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경찰의 대처에 어이없어 합니다.

<인터뷰> 피해자 어머니 : "(괴한은)이걸 열려고 하고 애는 이렇게(못 열게)하려니까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지난달 12일 신혼인 권모씨 부부는 패물을 몽땅 도둑 맞았습니다.

즉시 도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일 지구대에서 한번 나와 피해품 조사를 한 게 고작입니다.

한달여가 넘었지만 형사의 얼굴도 볼 수없었습니다.

<인터뷰> 권○○(절도 사건 피해자) : "패물이 없어졌는데 경찰이 아무런 신경도 안쓰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서운하고 아쉬운 점이 있죠"

현장 부근 폐쇄 회로 화면도 이번달에야 확보했습니다.

담당 형사는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 나름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담당경찰관 : "CCTV, 행적같은 게 나와 있나 보고요. 같은 종일 전과범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범죄 수사 규칙엔 피해자에게 사건의 처리진행 상황을 통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잇단 어이없는 사건 처리로 현장 중심의 치안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경찰의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박경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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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얼빠진 경찰’ 신고한 집도 못찾아
    • 입력 2008-05-23 21:10:38
    • 수정2008-05-23 22: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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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경찰이 무슨 일로 얼이 빠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괴한이 침입해 신고했는데도 집을 찾지 못해 그냥 돌아간 경우도 있습니다. 경찰의 안일한 근무태도를 박경호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광명의 한 가정집 지난 17일 술에 취한 괴한이 대문을 열고 마당까지 들어왔습니다. 당시 혼자 있던 20대 여성은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잡고 버티다 다급하게 112센터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당시 112 신고내용 : "어떤 아저씨가 술에 취해 들어와서는 저희 개를 때리고 막 그러거든요." 이 괴한은 기물을 발로 차고 소리를 지르며 40여분간 난동을 부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녹취> 마지막 신고 내용 : "오실 필요도 없어요. 그사람 지금 물려서 병원에 가고 우리는 지금 완전히 지옥 속에 40분 살았어요."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했지만 현장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대신 통화는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불통됐다고 말합니다. <녹취> 당시 출동 경찰 교신 내용 : "지도에 안나와 있고 신고자도 계속 통화중으로 여전히 안되요"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집으로부터 걸어서 불과 일분도 안되는 거리에 치안센터가 있었지만 경찰은 이 주변만 맴돌았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경찰의 대처에 어이없어 합니다. <인터뷰> 피해자 어머니 : "(괴한은)이걸 열려고 하고 애는 이렇게(못 열게)하려니까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지난달 12일 신혼인 권모씨 부부는 패물을 몽땅 도둑 맞았습니다. 즉시 도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당일 지구대에서 한번 나와 피해품 조사를 한 게 고작입니다. 한달여가 넘었지만 형사의 얼굴도 볼 수없었습니다. <인터뷰> 권○○(절도 사건 피해자) : "패물이 없어졌는데 경찰이 아무런 신경도 안쓰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서운하고 아쉬운 점이 있죠" 현장 부근 폐쇄 회로 화면도 이번달에야 확보했습니다. 담당 형사는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았을 뿐 나름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담당경찰관 : "CCTV, 행적같은 게 나와 있나 보고요. 같은 종일 전과범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범죄 수사 규칙엔 피해자에게 사건의 처리진행 상황을 통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잇단 어이없는 사건 처리로 현장 중심의 치안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경찰의 말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박경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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