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미분양’ 늘어도 ‘분양가’ 치솟아

입력 2008.06.10 (22:21) 수정 2008.06.1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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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각종 규제때문에 아파트가 안팔린다는 건설업계의 건의로, 정부가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지만, 미분양이 쌓여도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오히려 더 올리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그 실태를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시, 올 들어 아파트 값이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분양가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올 초 용인 신봉에서 분양한 이 아파트 161 제곱미터형의 분양가는 7억 6천만 원, 주변 아파트보다 5천만 원 이상 비싸 무더기로 미분양됐습니다.

지난주부터 대규모 분양을 시작한 다른 아파트들도 높은 분양가를 고집하면서 결국 또 미분양이 쌓이고 있습니다.

<녹취> 분양직원 : "자꾸 용인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그런 분위기에서 1500대 이상 올라가면 분양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처럼 미분양이 쌓이는데도 분양가는 계속 올라서 지난 2002년 1 제곱미터당 164만원이였던 용인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는 469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렇게 오르다보니 지금은 서울 변두리 아파트 분양가도 6,7억 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경기도 김포의 이 아파트 142제곱미터 형의 분양가는 5억 6천만 원. 제곱미터당 분양가는 400만 원으로 강남의 타워팰리스 분양가 379만원보다 비쌉니다.

건설사들은 9년 전 분양가일 뿐이라고 일축하지만, 지난해 SH공사는 송파 장지지구는 제곱미터당 33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녹취> SH공사 담당자 : "건축비부분은 장지같은 경우는 건설원가에 5% 수익을 붙였거든요. (그래도 5%는 남은거네요?) 그렇죠."

이렇게 해마다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이제 방 3개짜리 아파트가 평균 7,8억 원을 넘나듭니다.

지난 2000년 1제곱미터당 164만 원 정도였던 서울의 분양가는 지금은 470만 원을 육박하며 300% 넘게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280%, 부산은 380%나 더 비싸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싸진 분양가를 이제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미분양이 각종 규제 때문이라며, 정부에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근(참여연대 변호사) : "대출규제를 완화해달라, 또 전매제한을 풀어달라는 것은 실수요자 말고 투기수효를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이 투기수요로 지금의 거품 분양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죠. 결국 그 피해자는 실수요자가 되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내일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미분양아파트 대책을 발표합니다.

정부의 대책이 비싼 분양가에 면죄부를 주고 투기심리에 불씨만 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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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미분양’ 늘어도 ‘분양가’ 치솟아
    • 입력 2008-06-10 21:22:57
    • 수정2008-06-10 22: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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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각종 규제때문에 아파트가 안팔린다는 건설업계의 건의로, 정부가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지만, 미분양이 쌓여도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오히려 더 올리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그 실태를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용인시, 올 들어 아파트 값이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분양가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올 초 용인 신봉에서 분양한 이 아파트 161 제곱미터형의 분양가는 7억 6천만 원, 주변 아파트보다 5천만 원 이상 비싸 무더기로 미분양됐습니다. 지난주부터 대규모 분양을 시작한 다른 아파트들도 높은 분양가를 고집하면서 결국 또 미분양이 쌓이고 있습니다. <녹취> 분양직원 : "자꾸 용인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그런 분위기에서 1500대 이상 올라가면 분양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이처럼 미분양이 쌓이는데도 분양가는 계속 올라서 지난 2002년 1 제곱미터당 164만원이였던 용인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는 469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렇게 오르다보니 지금은 서울 변두리 아파트 분양가도 6,7억 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경기도 김포의 이 아파트 142제곱미터 형의 분양가는 5억 6천만 원. 제곱미터당 분양가는 400만 원으로 강남의 타워팰리스 분양가 379만원보다 비쌉니다. 건설사들은 9년 전 분양가일 뿐이라고 일축하지만, 지난해 SH공사는 송파 장지지구는 제곱미터당 33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녹취> SH공사 담당자 : "건축비부분은 장지같은 경우는 건설원가에 5% 수익을 붙였거든요. (그래도 5%는 남은거네요?) 그렇죠." 이렇게 해마다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는 이제 방 3개짜리 아파트가 평균 7,8억 원을 넘나듭니다. 지난 2000년 1제곱미터당 164만 원 정도였던 서울의 분양가는 지금은 470만 원을 육박하며 300% 넘게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280%, 부산은 380%나 더 비싸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싸진 분양가를 이제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건설사들은 미분양이 각종 규제 때문이라며, 정부에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남근(참여연대 변호사) : "대출규제를 완화해달라, 또 전매제한을 풀어달라는 것은 실수요자 말고 투기수효를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이 투기수요로 지금의 거품 분양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죠. 결국 그 피해자는 실수요자가 되는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내일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미분양아파트 대책을 발표합니다. 정부의 대책이 비싼 분양가에 면죄부를 주고 투기심리에 불씨만 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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