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전거 도로, 안전·법규 허술
입력 2008.06.13 (09:01)
수정 2008.06.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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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름 값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 수차례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관련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이러다보니 현실은 막상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기 민망할 정돕니다.
네, 전용 도로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도 이름 뿐인 곳들이 많아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인데요, 이윤희 기자, 실태가 어떻던가요?
<리포트>
전용도로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인도 안에 있기 때문에 보행자들과 뒤엉켜 정작 자전거들은 제대로 달릴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인데요.
이렇다보니 바쁜 출근길엔 대부분 차량들과 함께 차도 위로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도로위의 애물단지 신세가 된 자전거 출퇴근, 그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근길에 나서는 40대 직장인 박경철씨. 박씨의 출근길은 아슬아슬한 곡예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서울 중화동에서 청량리, 제기동을 거쳐 직장이 있는 종로까지 10km를 차량들 속에 끼어 갓길로 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도는 보행자와 시비가 있을 수 있으니까 차도로 가는데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으니까 불편하고……."
곳곳에 정차돼 있는 택시와 버스를 피해 차도 한가운데로 들어서야 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위험천만한 순간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빨리 안 간다고 경적을 울리면서 겁주는 사람들도 있고 갑자기 차량이 우회전을 해서 제 앞으로 들어오면 놀라죠."
더욱이 자전거 전용도로 대부분이 비좁은 인도 위에 만들어 놔 보행자와 뒤섞이기 일쑵니다.
<인터뷰> 이영희(자전거 이용자) : "(차도보다) 인도가 더 무서워요. 아시다시피 자전거 전용도로에 사람이 더 많이 다니잖아요. 저희가 (안심하고) 다닐 곳이 없어요."
그나마 잘 돼 있다는 강변의 자전거 도로 역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전거가 인라인 스케이트나 조깅하는 시민들 사이로 마치 곡예를 하듯 지납니다.
<인터뷰> 강원구(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라인스케이트 타시는 분과 조깅하시는 분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위험하거든요."
야간에는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매우 위험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용도로들은 오토바이들이 길을 막고 버젓이 세워 놓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오토바이 운전자(음성변조) : "여기서 물건을 받았는데 시동이 안 걸려서……."
도로 앞 백화점에서는 아예 바리게이트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아 놓았습니다.
<인터뷰> 백화점 관계자(음성변조) : "아르바이트생이 모르고 갖다 놓은 것이니까……. 차들이 인도로 들어오니까 그것을 막으려고 해 놓은 것이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으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이렇다보니 자전거는 항상 사고 위험성이 높은데요. 지난 한해에만 모두 1300여 건의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로 6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자전거 도로만 만들었지 정작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은 뒷전이었던 셈입니다.
<인터뷰> 최진석(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 "설치하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아니라 성과를 위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또 현행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를 차로 구분해 자동차와 똑같은 법 적용을 하는 바람에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만 벌점을 받는 등 관련 법규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자전거를 탈 줄만 알았지 어떤 법규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들이 상당숩니다.
<인터뷰> 육종락(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 회장) : "보도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가 없고 차로에서도 자동차 때문에 위험이 있고 어디에서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인도 위에 대충 선만 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차로를 활용한 전용도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환경에 좋고 건강에도 좋은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법규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기름 값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 수차례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관련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이러다보니 현실은 막상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기 민망할 정돕니다.
네, 전용 도로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도 이름 뿐인 곳들이 많아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인데요, 이윤희 기자, 실태가 어떻던가요?
<리포트>
전용도로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인도 안에 있기 때문에 보행자들과 뒤엉켜 정작 자전거들은 제대로 달릴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인데요.
이렇다보니 바쁜 출근길엔 대부분 차량들과 함께 차도 위로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도로위의 애물단지 신세가 된 자전거 출퇴근, 그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근길에 나서는 40대 직장인 박경철씨. 박씨의 출근길은 아슬아슬한 곡예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서울 중화동에서 청량리, 제기동을 거쳐 직장이 있는 종로까지 10km를 차량들 속에 끼어 갓길로 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도는 보행자와 시비가 있을 수 있으니까 차도로 가는데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으니까 불편하고……."
곳곳에 정차돼 있는 택시와 버스를 피해 차도 한가운데로 들어서야 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위험천만한 순간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빨리 안 간다고 경적을 울리면서 겁주는 사람들도 있고 갑자기 차량이 우회전을 해서 제 앞으로 들어오면 놀라죠."
더욱이 자전거 전용도로 대부분이 비좁은 인도 위에 만들어 놔 보행자와 뒤섞이기 일쑵니다.
<인터뷰> 이영희(자전거 이용자) : "(차도보다) 인도가 더 무서워요. 아시다시피 자전거 전용도로에 사람이 더 많이 다니잖아요. 저희가 (안심하고) 다닐 곳이 없어요."
그나마 잘 돼 있다는 강변의 자전거 도로 역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전거가 인라인 스케이트나 조깅하는 시민들 사이로 마치 곡예를 하듯 지납니다.
<인터뷰> 강원구(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라인스케이트 타시는 분과 조깅하시는 분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위험하거든요."
야간에는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매우 위험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용도로들은 오토바이들이 길을 막고 버젓이 세워 놓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오토바이 운전자(음성변조) : "여기서 물건을 받았는데 시동이 안 걸려서……."
도로 앞 백화점에서는 아예 바리게이트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아 놓았습니다.
<인터뷰> 백화점 관계자(음성변조) : "아르바이트생이 모르고 갖다 놓은 것이니까……. 차들이 인도로 들어오니까 그것을 막으려고 해 놓은 것이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으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이렇다보니 자전거는 항상 사고 위험성이 높은데요. 지난 한해에만 모두 1300여 건의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로 6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자전거 도로만 만들었지 정작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은 뒷전이었던 셈입니다.
<인터뷰> 최진석(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 "설치하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아니라 성과를 위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또 현행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를 차로 구분해 자동차와 똑같은 법 적용을 하는 바람에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만 벌점을 받는 등 관련 법규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자전거를 탈 줄만 알았지 어떤 법규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들이 상당숩니다.
<인터뷰> 육종락(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 회장) : "보도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가 없고 차로에서도 자동차 때문에 위험이 있고 어디에서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인도 위에 대충 선만 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차로를 활용한 전용도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환경에 좋고 건강에도 좋은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법규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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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자전거 도로, 안전·법규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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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6-13 08:32:07
- 수정2008-06-13 11:49:07
<앵커 멘트>
기름 값을 아끼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 수차례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관련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이러다보니 현실은 막상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기 민망할 정돕니다.
네, 전용 도로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도 이름 뿐인 곳들이 많아 사고 위험도 높기 때문인데요, 이윤희 기자, 실태가 어떻던가요?
<리포트>
전용도로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인도 안에 있기 때문에 보행자들과 뒤엉켜 정작 자전거들은 제대로 달릴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인데요.
이렇다보니 바쁜 출근길엔 대부분 차량들과 함께 차도 위로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도로위의 애물단지 신세가 된 자전거 출퇴근, 그 어려움을 취재했습니다.
매일 아침 자전거로 출근길에 나서는 40대 직장인 박경철씨. 박씨의 출근길은 아슬아슬한 곡예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서울 중화동에서 청량리, 제기동을 거쳐 직장이 있는 종로까지 10km를 차량들 속에 끼어 갓길로 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도는 보행자와 시비가 있을 수 있으니까 차도로 가는데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으니까 불편하고……."
곳곳에 정차돼 있는 택시와 버스를 피해 차도 한가운데로 들어서야 하고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 위험천만한 순간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 박경철(자전거 출퇴근 시민) : "빨리 안 간다고 경적을 울리면서 겁주는 사람들도 있고 갑자기 차량이 우회전을 해서 제 앞으로 들어오면 놀라죠."
더욱이 자전거 전용도로 대부분이 비좁은 인도 위에 만들어 놔 보행자와 뒤섞이기 일쑵니다.
<인터뷰> 이영희(자전거 이용자) : "(차도보다) 인도가 더 무서워요. 아시다시피 자전거 전용도로에 사람이 더 많이 다니잖아요. 저희가 (안심하고) 다닐 곳이 없어요."
그나마 잘 돼 있다는 강변의 자전거 도로 역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전거가 인라인 스케이트나 조깅하는 시민들 사이로 마치 곡예를 하듯 지납니다.
<인터뷰> 강원구(자전거 출퇴근 시민) : "인라인스케이트 타시는 분과 조깅하시는 분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위험하거든요."
야간에는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매우 위험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용도로들은 오토바이들이 길을 막고 버젓이 세워 놓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오토바이 운전자(음성변조) : "여기서 물건을 받았는데 시동이 안 걸려서……."
도로 앞 백화점에서는 아예 바리게이트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아 놓았습니다.
<인터뷰> 백화점 관계자(음성변조) : "아르바이트생이 모르고 갖다 놓은 것이니까……. 차들이 인도로 들어오니까 그것을 막으려고 해 놓은 것이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막으려고 한 것이 아니에요."
이렇다보니 자전거는 항상 사고 위험성이 높은데요. 지난 한해에만 모두 1300여 건의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로 6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자전거 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자전거 도로만 만들었지 정작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은 뒷전이었던 셈입니다.
<인터뷰> 최진석(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 "설치하는 목적이 불분명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설치했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를 위한 전용도로가 아니라 성과를 위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또 현행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를 차로 구분해 자동차와 똑같은 법 적용을 하는 바람에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만 벌점을 받는 등 관련 법규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자전거를 탈 줄만 알았지 어떤 법규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들이 상당숩니다.
<인터뷰> 육종락(전국천만인자전거타기운동본부 회장) : "보도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가 없고 차로에서도 자동차 때문에 위험이 있고 어디에서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인도 위에 대충 선만 그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라 차로를 활용한 전용도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환경에 좋고 건강에도 좋은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안전.법규 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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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기자 heey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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