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색한 난민 심사

<앵커 멘트>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인데요, 우리나라의 난민 심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까다롭고 인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로 집권 20년째인 미얀마 군부 정권.

저모르원 씨는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지난 97년 입국했습니다.

법무부에 난민 신청을 냈다 거부된 뒤 소송을 진행중인데 다행히 1심과 2심에서 이겼지만 확정 판결 전까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저모르원(미얀마 출신 난민 망명자) : "한국 법원에서는 (난민이라고) 인정했는데도, 정부에서는 거부했어요. 몸도 마음도 지쳤어요."

법무부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 망명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법원뿐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은 천9백여 명. 이 가운데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은 76명에 불과한데, 그나마 재판을 통해 난민이 된 경우는 단 3명이 전부입니다.

국제 난민 협약은 증거가 다소 부족해도 난민의 입장에서 해석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난민 신청자의 승소율은 20%을 약간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러다 보니 난민 수는 미국의 0.03%, 난민후진국이라는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인터뷰> 재니스 린 마샬(유엔난민기구 한국 대표) : "난민 심사에 정부 재정 책임자들이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하고, 난민들을 공정하게 대접하는 일에도 신경 써야 한다."

최소한 합법적 체류만을 보장해주길 원하는 망명자들에겐 정부도, 법원도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