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쫓는 연예인 지망 열풍

입력 2001.02.0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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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연예인 지망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없이 이른바 스타의 허상만 좇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청담동의 한 주택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10대 소녀들이 몇 시간째 진을 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인기 가수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서입니다.
⊙기자: 얼마만큼 좋아요?
⊙10대 팬: 길 가다가 ○○○가 차에 치이면 대신 죽을 수 있을 만큼.
⊙기자: 직접 연예인이 되기 위해 뛰어들기도 합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연기학원.
전체 학원생 1500명 가운데 70%가 10대들입니다.
올 들어서도 400여 명이 새로 등록을 했습니다.
모두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입니다.
⊙윤여진(고 3): 스타가 되는 게 흔히 하늘의 별따기인데요.
저는 그런 것 알고, 알고 여기를 왔으니까 그 별을 한번쯤은 꼭 따 보고 싶어요.
⊙기자: 모델이나 가수학원 등 각종 학원과 신인 연예인을 뽑는 오디션에도 10대들이 몰려듭니다. 경쟁률은 보통 500:1, 가히 연예고시라고 불릴만 합니다.
장래 희망직업에서도 연예인은 당당히 3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윤선(중 3):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고, 예뻐 보이고, TV 방송 타고, 딱 5가지...
가문의 영광.
⊙기자: 돈과 명예를 보장하는 직업인데다 최근 들어 누구나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10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풍 뒤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인천에 사는 이 여고생은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한 기획사에 속아 돈만 날렸습니다.
⊙김 모양: 비가 85만원 든다고… 아직 출연하는 것도 없고, 연락도 없고 ….
⊙기자: 대부분의 10대 청소년들이 맹목적인 스타열병에 사로잡혀 연예인을 꿈꾸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재창(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겉으로 나타난 허상만을 가지고서 결정을 하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게다가 연예인이 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 역시 10대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줍니다.
10대 연예인 지망 열풍에 대해 긍정과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KBS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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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상 쫓는 연예인 지망 열풍
    • 입력 2001-02-0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요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연예인 지망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없이 이른바 스타의 허상만 좇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취재에 이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청담동의 한 주택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10대 소녀들이 몇 시간째 진을 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인기 가수의 얼굴을 직접 보기 위해서입니다. ⊙기자: 얼마만큼 좋아요? ⊙10대 팬: 길 가다가 ○○○가 차에 치이면 대신 죽을 수 있을 만큼. ⊙기자: 직접 연예인이 되기 위해 뛰어들기도 합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연기학원. 전체 학원생 1500명 가운데 70%가 10대들입니다. 올 들어서도 400여 명이 새로 등록을 했습니다. 모두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들입니다. ⊙윤여진(고 3): 스타가 되는 게 흔히 하늘의 별따기인데요. 저는 그런 것 알고, 알고 여기를 왔으니까 그 별을 한번쯤은 꼭 따 보고 싶어요. ⊙기자: 모델이나 가수학원 등 각종 학원과 신인 연예인을 뽑는 오디션에도 10대들이 몰려듭니다. 경쟁률은 보통 500:1, 가히 연예고시라고 불릴만 합니다. 장래 희망직업에서도 연예인은 당당히 3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윤선(중 3):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고, 예뻐 보이고, TV 방송 타고, 딱 5가지... 가문의 영광. ⊙기자: 돈과 명예를 보장하는 직업인데다 최근 들어 누구나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10대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열풍 뒤에는 적지 않은 부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인천에 사는 이 여고생은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한 기획사에 속아 돈만 날렸습니다. ⊙김 모양: 비가 85만원 든다고… 아직 출연하는 것도 없고, 연락도 없고 …. ⊙기자: 대부분의 10대 청소년들이 맹목적인 스타열병에 사로잡혀 연예인을 꿈꾸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재창(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겉으로 나타난 허상만을 가지고서 결정을 하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게다가 연예인이 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 역시 10대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충격을 줍니다. 10대 연예인 지망 열풍에 대해 긍정과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KBS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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