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중’ 2곳 설립…사교육 조장 ‘논란’

입력 2008.08.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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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시에도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국제 중학교 2곳이 내년 3월에 개교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사교육과 중학입시 열풍을 부채질 할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건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대원중과 영훈중 2곳이 국제중학교로 지정됩니다.

내년 신입생부터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게 됩니다.

<녹취> 양종만(서울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 : "첫째, 국제화.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연간 수업료는 480만 원 수준, 해마다 160명씩, 필기시험 없이 뽑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등을 토대로 5배수를 뽑고, 2단계 면접에서 3배수로 추린 뒤, 3단계에서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입니다.

영어 면접이 없고, 각종 외국어시험 성적과 사설 경시대회 입상은 반영되지 않으며, 학교장 추천도 인원 제한이 없습니다.

결국 영어가 아니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뽑아서 영어를 잘 가르치겠다는 겁니다.

의무교육단계에서 극소수의 학생을 선별해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절충안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3단계에서 하는 추첨은 사실상 의미가 없고,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는 한 입학 후까지 대비한 영어 사교육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 : "사교육이 이렇게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에서 굳이 그런 형태로 또 특별학교를 만들어서 중학교 단계에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느냐..."

더 나아가 선발 방식은 결국 변질될 것이고, 또 다른 국제중 설립 요구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중학 입시의 부활로 이어질 거라며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 회장) : "애초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명문고나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귀족학교라는 비난을 감안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특별전형을 도입한다고는 하지만 7.5%로 비율이 낮은데다 수업료 면제 외에도 충분한 장학금 지원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그마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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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국제중’ 2곳 설립…사교육 조장 ‘논란’
    • 입력 2008-08-19 21:27:48
    뉴스 9
<앵커 멘트> 서울시에도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국제 중학교 2곳이 내년 3월에 개교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사교육과 중학입시 열풍을 부채질 할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건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대원중과 영훈중 2곳이 국제중학교로 지정됩니다. 내년 신입생부터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게 됩니다. <녹취> 양종만(서울시교육청 교육지원국장) : "첫째, 국제화.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연간 수업료는 480만 원 수준, 해마다 160명씩, 필기시험 없이 뽑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등을 토대로 5배수를 뽑고, 2단계 면접에서 3배수로 추린 뒤, 3단계에서 무작위 추첨하는 방식입니다. 영어 면접이 없고, 각종 외국어시험 성적과 사설 경시대회 입상은 반영되지 않으며, 학교장 추천도 인원 제한이 없습니다. 결국 영어가 아니라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뽑아서 영어를 잘 가르치겠다는 겁니다. 의무교육단계에서 극소수의 학생을 선별해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절충안이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3단계에서 하는 추첨은 사실상 의미가 없고, 영어몰입교육을 실시하는 한 입학 후까지 대비한 영어 사교육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 : "사교육이 이렇게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에서 굳이 그런 형태로 또 특별학교를 만들어서 중학교 단계에서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느냐..." 더 나아가 선발 방식은 결국 변질될 것이고, 또 다른 국제중 설립 요구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중학 입시의 부활로 이어질 거라며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인터뷰> 윤숙자(참교육학부모회 회장) : "애초의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명문고나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 귀족학교라는 비난을 감안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특별전형을 도입한다고는 하지만 7.5%로 비율이 낮은데다 수업료 면제 외에도 충분한 장학금 지원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그마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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