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올림픽 카운트다운!

입력 2008.08.31 (08:57) 수정 2008.08.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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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세계의 스포츠팬들은 벌써 4년 뒤,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런던은 이번에 영국이 백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의 올림픽 열기와 준비상황을, 김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런던 올림픽의 카운트다운을 알린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영국 곳곳 광장들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시민들은 지구 반대편 베이징과 호흡을 같이 했습니다.

<인터뷰> 리비(런던시민): "영국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어요"

<인터뷰> 닉(런던 시민): "예상보다 훨씬 잘했어요. 2012년에는 더 잘 할 겁니다."

미국의 수영영웅 펠프스도 함께 한 버킹엄 궁 앞의 축하 콘서트. 하늘에선 축하 비행까지... 영국 전역은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영국 대표팀이 귀국하던 지난 월요일 히드로 공항. 브라운 총리는 관계 장관들을 이끌고 선수들을 영접했습니다. 전례 없는 일입니다. 금메달 19개로 종합 4위. 100년만의 최고 성적에 영국은 환호했습니다.

영국에서 요즘 메달리스트들은 말 그대로 최고의 영웅입니다. 고향마다 카퍼레이드 등 연일 환영행사가 한창입니다. 10월 중순엔 따로 날을 잡아 합동 퍼레이드를 벌이고, 여왕은 만찬을 베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올림픽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막 전 만 해도 사람들은, 베이징이건 런던이건 올림픽이라면 시큰둥해 했습니다.

<인터뷰> "올림픽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문제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영국 대표팀이 무더기로 메달을 따면서부터. 골목 마다 있는 선술집, 펍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가나 올림픽 얘기.

<인터뷰> 돈(런던 시민): "대단했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중계방송 보고, 저녁에 귀가해서 시청하는 게 일과였어요."

"총리와 시장이 베이징 가서 돈 많이 쓴다" "올림픽 예산이 걱정"이라며, 토를 달던 언론들도, 이 무렵 비판론을 슬그머니 접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4년 뒤 잘 치러낼 수 있느냐', 요즘의 영국 분위기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으로 높아진 세계인의 눈높이가 은근히 신경 쓰이는 눈치입니다.

<인터뷰>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 "2012년을 향해 갑시다. 자랑스런 영국, 자신감 있는 경기로 사상 최고의 올림픽을 전 세계에 보여줍시다."

기본 개념은 '친환경 올림픽'입니다. 버려지다시피 했던 런던의 대표적 빈민지역, 동부 스트랫포드에 올림픽 신도시가 건설됩니다. 지난 19일 개장한 사이클 경기장. 올림픽 뒤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 센터로 바뀝니다.

<인터뷰> 리처드 아놀드(올림픽 준비위): "지역사회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로, 사이클 클럽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주민들이 오래 애용하게 되겠죠."

이미 8만 5천 석의 웸블리 구장이 있는 상황, 주경기장도 재활용 대상입니다. 4년 뒤 개폐막식이 열릴 8만석의 이곳 올림픽 주경기장은 세계 최대의 재활용 스타디움이 될 예정입니다.

경기 뒤 해체돼 2만 5천석의 소규모 다용도 경기장으로 재탄생됩니다. 이를 위해 추가 좌석과 지붕은 나중에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올림픽 공원엔 이밖에, 수상스포츠센터와 펜싱, 하키, 농구, 핸드볼 경기장 등이 들어섭니다. 나머진, 윔블던과 얼스 코트 등 기존 경기장들이 대거 활용됩니다.

재개발 건축 쓰레기의 90%가 경기장 건설에 재사용되고, 가로등과 맨홀 뚜껑마저도 조각 작품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고속 열차가 도심과 올림픽 공원을 연결하고, 선수촌은 올림픽 뒤 모두 만 가구의 친환경 마을로 꾸며집니다. 건설에서 사후관리까지, 자연친화, 주민우선의 기조입니다.

<인터뷰> 보리스 존슨(런던 시장): "수 십년 간 방치돼 왔던 런던 동부가 주민 뜻대로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겐 좋은 기회입니다."

현재 책정된 올림픽 예산은 우리 돈 18조원 가량. 42조원대의 베이징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적은 돈을 들여, 깔끔하게 잘 치르고 이참에 새 단장도 하자는, '일석삼조'의 의도입니다.

<인터뷰> 테사 조엘(영국 올림픽 장관): "돈이 없어 올림픽 예산은 더 늘어날 수 없어요. 한 부분의 예산이 초과되면 다른 데서 절약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영국 정부와 런던 시, 조직위는 런던 올림픽을 영국 관광산업의 기폭제로 만들자며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유럽의 대표적 관광 적자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자는 심산입니다.

프로젝트의 중심엔 템즈 강이 있습니다. 성화 봉송과 마라톤, 사이클 종목 등이 템즈강변을 따라 이뤄지고, 불꽃놀이도 강 위를 수놓게 됩니다.

세계 유람선 관광객들이 템즈강을 통해 런던에 도착,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항만 시설을 정비하고, 런던 아이, 빅벤 같은 런던의 명물들과 함께 영국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관광 상품도 개발 중입니다.

<인터뷰> "정말 흥분돼요. 런던에게 매우 좋은 기회로 기대가 돼요. 환영해요."

<인터뷰> "4년 뒤엔 금메달 더 땄으면 좋겠고, 저도 자원봉사로 참여할 겁니다."

베이징과는 차별화된 친환경, 저예산, 그러면서도 고품격 올림픽을 만들어내겠다는 런던의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세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런던에 이제 남은 시간은 4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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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런던 올림픽 카운트다운!
    • 입력 2008-08-31 08:02:51
    • 수정2008-08-31 09:15:0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세계의 스포츠팬들은 벌써 4년 뒤,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릴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런던은 이번에 영국이 백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런던의 올림픽 열기와 준비상황을, 김태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런던 올림픽의 카운트다운을 알린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영국 곳곳 광장들마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시민들은 지구 반대편 베이징과 호흡을 같이 했습니다. <인터뷰> 리비(런던시민): "영국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어요" <인터뷰> 닉(런던 시민): "예상보다 훨씬 잘했어요. 2012년에는 더 잘 할 겁니다." 미국의 수영영웅 펠프스도 함께 한 버킹엄 궁 앞의 축하 콘서트. 하늘에선 축하 비행까지... 영국 전역은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영국 대표팀이 귀국하던 지난 월요일 히드로 공항. 브라운 총리는 관계 장관들을 이끌고 선수들을 영접했습니다. 전례 없는 일입니다. 금메달 19개로 종합 4위. 100년만의 최고 성적에 영국은 환호했습니다. 영국에서 요즘 메달리스트들은 말 그대로 최고의 영웅입니다. 고향마다 카퍼레이드 등 연일 환영행사가 한창입니다. 10월 중순엔 따로 날을 잡아 합동 퍼레이드를 벌이고, 여왕은 만찬을 베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올림픽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막 전 만 해도 사람들은, 베이징이건 런던이건 올림픽이라면 시큰둥해 했습니다. <인터뷰> "올림픽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문제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영국 대표팀이 무더기로 메달을 따면서부터. 골목 마다 있는 선술집, 펍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가나 올림픽 얘기. <인터뷰> 돈(런던 시민): "대단했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중계방송 보고, 저녁에 귀가해서 시청하는 게 일과였어요." "총리와 시장이 베이징 가서 돈 많이 쓴다" "올림픽 예산이 걱정"이라며, 토를 달던 언론들도, 이 무렵 비판론을 슬그머니 접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4년 뒤 잘 치러낼 수 있느냐', 요즘의 영국 분위기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으로 높아진 세계인의 눈높이가 은근히 신경 쓰이는 눈치입니다. <인터뷰>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 "2012년을 향해 갑시다. 자랑스런 영국, 자신감 있는 경기로 사상 최고의 올림픽을 전 세계에 보여줍시다." 기본 개념은 '친환경 올림픽'입니다. 버려지다시피 했던 런던의 대표적 빈민지역, 동부 스트랫포드에 올림픽 신도시가 건설됩니다. 지난 19일 개장한 사이클 경기장. 올림픽 뒤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 센터로 바뀝니다. <인터뷰> 리처드 아놀드(올림픽 준비위): "지역사회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로, 사이클 클럽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주민들이 오래 애용하게 되겠죠." 이미 8만 5천 석의 웸블리 구장이 있는 상황, 주경기장도 재활용 대상입니다. 4년 뒤 개폐막식이 열릴 8만석의 이곳 올림픽 주경기장은 세계 최대의 재활용 스타디움이 될 예정입니다. 경기 뒤 해체돼 2만 5천석의 소규모 다용도 경기장으로 재탄생됩니다. 이를 위해 추가 좌석과 지붕은 나중에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올림픽 공원엔 이밖에, 수상스포츠센터와 펜싱, 하키, 농구, 핸드볼 경기장 등이 들어섭니다. 나머진, 윔블던과 얼스 코트 등 기존 경기장들이 대거 활용됩니다. 재개발 건축 쓰레기의 90%가 경기장 건설에 재사용되고, 가로등과 맨홀 뚜껑마저도 조각 작품으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고속 열차가 도심과 올림픽 공원을 연결하고, 선수촌은 올림픽 뒤 모두 만 가구의 친환경 마을로 꾸며집니다. 건설에서 사후관리까지, 자연친화, 주민우선의 기조입니다. <인터뷰> 보리스 존슨(런던 시장): "수 십년 간 방치돼 왔던 런던 동부가 주민 뜻대로 새롭게 탄생하게 됩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겐 좋은 기회입니다." 현재 책정된 올림픽 예산은 우리 돈 18조원 가량. 42조원대의 베이징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적은 돈을 들여, 깔끔하게 잘 치르고 이참에 새 단장도 하자는, '일석삼조'의 의도입니다. <인터뷰> 테사 조엘(영국 올림픽 장관): "돈이 없어 올림픽 예산은 더 늘어날 수 없어요. 한 부분의 예산이 초과되면 다른 데서 절약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영국 정부와 런던 시, 조직위는 런던 올림픽을 영국 관광산업의 기폭제로 만들자며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유럽의 대표적 관광 적자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자는 심산입니다. 프로젝트의 중심엔 템즈 강이 있습니다. 성화 봉송과 마라톤, 사이클 종목 등이 템즈강변을 따라 이뤄지고, 불꽃놀이도 강 위를 수놓게 됩니다. 세계 유람선 관광객들이 템즈강을 통해 런던에 도착,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항만 시설을 정비하고, 런던 아이, 빅벤 같은 런던의 명물들과 함께 영국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관광 상품도 개발 중입니다. <인터뷰> "정말 흥분돼요. 런던에게 매우 좋은 기회로 기대가 돼요. 환영해요." <인터뷰> "4년 뒤엔 금메달 더 땄으면 좋겠고, 저도 자원봉사로 참여할 겁니다." 베이징과는 차별화된 친환경, 저예산, 그러면서도 고품격 올림픽을 만들어내겠다는 런던의 구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세 번째 올림픽을 개최하는 런던에 이제 남은 시간은 4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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