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골프장 건설 위해 미술관 고의 누락 의혹

입력 2008.09.02 (21:58) 수정 2008.09.0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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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안성의 한 골프장 건설업체가 골프장 인허가 서류에 개인 미술관을 표시하지 않은 채 사업허가를 따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고의적인 누락의혹이 크지만 안성시는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올해 초부터 시작한 27홀짜리 골프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골프장 부지 바로 옆에 5천제곱미터 규모의 개인 미술관이 하나 있습니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는 산은 경사가 워낙 급해 보기에도 아슬아슬합니다.

<인터뷰>이용필(미술관 관계자) : "보시다시피 급경사지역인데 산사태의 위험도 있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불안하고 또 유리로 돼 있고 사면이 다 보이는데."

업체는 이 미술관 바로 뒤에 골프장의 홀과 홀을 잇는 카트 이동로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애초 이 골프장 사업을 허가하면서 마을에서 평균 50미터의 거리를 두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골프장 이동로와 미술관 사이는 불과 20여 미터.

하지만 미술관 바로 옆에서는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업체측이 인.허가 서류에 미술관을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가 미술관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겁니다.

지난 2004년 준공한 미술관입니다. 골프장 부지와 맞붙어 있지만 업체가 제출한 인.허가 서류에 이 미술관은 없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업체측과 안성시는 나중에 환경영향평가때 낸 지도에는 미술관이 들어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본 평가서에 들어갔어요. 본 평가서에서 빠졌으면 문제죠. 심각하게 문젠데..."

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표시한 곳은 미술관이 아닌 다른 독립가옥이었습니다.

<녹취>김세진(한강유역환경청 환경평가과) : "민원이 제기됐을 때 평가서를 찾아봤는데 거기는 누락된 걸로 대행사하고 같이 확인을 했던 지역이에요"

결국 최종 허가가 날 때까지 3년간의 서류 보완기간 동안 모든 서류에서 미술관의 존재는 아예 없었던 겁니다.

처음부터 미술관을 지도에 표시했다면 허가조건을 감안할 때 사업계획이 크게 바뀌었거나 미술관 문제를 해소할 때까지 허가가 상당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업체가 고의적으로 미술관을 누락시키고 안성시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최병길(마을주민) : "안성시 도시과하고 주택과하고 거리가 얼마나 멀어서 자기들이 그걸 못알아 봅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옛날 항공사진을 갖다가 인가를 받은 것은 안성시도 못믿고 다 못믿겠다는 얘기죠"

골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 실시계획인가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내는 등 업체와 안성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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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골프장 건설 위해 미술관 고의 누락 의혹
    • 입력 2008-09-02 21:10:24
    • 수정2008-09-02 2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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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기도 안성의 한 골프장 건설업체가 골프장 인허가 서류에 개인 미술관을 표시하지 않은 채 사업허가를 따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고의적인 누락의혹이 크지만 안성시는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리포트> 올해 초부터 시작한 27홀짜리 골프장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골프장 부지 바로 옆에 5천제곱미터 규모의 개인 미술관이 하나 있습니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는 산은 경사가 워낙 급해 보기에도 아슬아슬합니다. <인터뷰>이용필(미술관 관계자) : "보시다시피 급경사지역인데 산사태의 위험도 있어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불안하고 또 유리로 돼 있고 사면이 다 보이는데." 업체는 이 미술관 바로 뒤에 골프장의 홀과 홀을 잇는 카트 이동로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애초 이 골프장 사업을 허가하면서 마을에서 평균 50미터의 거리를 두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골프장 이동로와 미술관 사이는 불과 20여 미터. 하지만 미술관 바로 옆에서는 공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업체측이 인.허가 서류에 미술관을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가 미술관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겁니다. 지난 2004년 준공한 미술관입니다. 골프장 부지와 맞붙어 있지만 업체가 제출한 인.허가 서류에 이 미술관은 없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업체측과 안성시는 나중에 환경영향평가때 낸 지도에는 미술관이 들어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본 평가서에 들어갔어요. 본 평가서에서 빠졌으면 문제죠. 심각하게 문젠데..." 하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환경영향평가서에 표시한 곳은 미술관이 아닌 다른 독립가옥이었습니다. <녹취>김세진(한강유역환경청 환경평가과) : "민원이 제기됐을 때 평가서를 찾아봤는데 거기는 누락된 걸로 대행사하고 같이 확인을 했던 지역이에요" 결국 최종 허가가 날 때까지 3년간의 서류 보완기간 동안 모든 서류에서 미술관의 존재는 아예 없었던 겁니다. 처음부터 미술관을 지도에 표시했다면 허가조건을 감안할 때 사업계획이 크게 바뀌었거나 미술관 문제를 해소할 때까지 허가가 상당기간 미뤄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업체가 고의적으로 미술관을 누락시키고 안성시가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최병길(마을주민) : "안성시 도시과하고 주택과하고 거리가 얼마나 멀어서 자기들이 그걸 못알아 봅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옛날 항공사진을 갖다가 인가를 받은 것은 안성시도 못믿고 다 못믿겠다는 얘기죠" 골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 실시계획인가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내는 등 업체와 안성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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